최근 F&B 브랜드 경쟁력은 더 이상 음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객은 공간을 경험하고, 그 공간에서 느낀 분위기와 기억까지 함께 소비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구나 인테리어 같은 물리적 요소를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정서를 담아내는 콘텐츠’가 공간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CJ푸드빌의 이탈리안 비스트로 올리페페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브랜드 경험을 공간으로 확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브랜드의 시작부터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브랜드 디자이너가 매장의 벽화와 회화 작업까지 직접 도맡아,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와 감성을 공간 전체에 온전히 녹여냈다.
CJ뉴스룸이 브랜드 디자인의 영역을 넘어 공간 영역까지 활동을 넓힌 CJ푸드빌 브랜드디자인팀 박정환 님을 만나, 디자인 만으로도 환대의 느낌을 주는 브랜딩 이야기를 들어봤다.

직무의 경계를 넘어 공간 영역으로 확장하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디자이너의 업무라고 하면 BI나 패키지 디자인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올리페페에서는 조금 다른 작업이 진행됐다. 올리페페의 브랜드 기획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브랜드 디자이너 박정환 님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딩 가이드라인 정립부터 컬러 선정, 벽화 및 회화 작업까지 직접 주도했다.

공간 디자인팀이 레이아웃과 동선, 마감재 등 인테리어의 기반을 설계했다면, 박정환 님은 그 위에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과 이야기를 채워 넣었다.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디자이너가 공간에 필요한 브랜드 에셋 작업에 함께 참여하면서, 올리페페 매장은 하나의 일관된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최근 브랜딩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남길 것인가’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올리페페 역시 공간을 하나의 유기적인 콘텐츠로 바라본 셈이다.
벽화로 구현된 이탈리아식 환대
올리페페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이탈리아식 환대’다. 정통 레스토랑의 격식보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즐기는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올리페페의 공간에서 느끼게 하는 것이 박정환 님의 목표였다. 올리페페의 상징이 된 벽화 역시 이러한 의도를 담아낸 결과물이다.

스케치 단계부터 ‘편안함’, ‘환대’, ‘활기찬 대화’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즉흥적으로 그린 듯한 러프한 핸드드로잉 기법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장식적인 표현은 덜어내고,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일상과 따뜻한 에너지가 공간을 채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특정 인물이 주인공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누구나 그림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인물들의 표정과 인상에 많은 신경을 썼죠.”

실제로 완성된 벽화에는 식전주를 즐기고, 피자와 파스타를 나누며, 디저트를 먹고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평범한 순간들이다. 덕분에 고객은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그 공간의 분위기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브랜드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고객 경험

올리페페는 광화문, 여의도, 판교까지 매장마다 서로 다른 벽화를 적용하고 있다. 매장마다 공간 규모와 상권의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광화문점은 이탈리아 광장의 여유로운 풍경을 담았고, 여의도점은 모임과 다이닝 수요가 활발한 오피스 상권 특성을 반영해 인물 수와 구성을 달리했다. 판교점 역시 상권 특성에 맞춰 보다 가볍고 산뜻한 브런치 분위기를 연출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매장 곳곳에는 위트 있는 이스터에그도 숨겨져 있다. 예를 들어 광화문점 화장실 문 앞에 그려진 남녀 얼굴은 함께 일하고 있는 디자인팀 동료의 얼굴 특징을 비밀스럽게 그려 넣은 것이다. 박정환 님은 “브랜드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고객 경험’”이라고 말한다.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치열하게 고민해 온 디자이너의 생각과 감정은 결과물에 자연스럽게 담깁니다.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해야 그림 속 사람들도 따뜻하고 행복하게 표현되죠.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와 진정성이 고객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고 믿습니다.”

박정환님의 섬세한 터치는 올리페페가 전하고자 하는 ‘이탈리아 미식 여정’이라는 브랜드 경험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공간 곳곳에 담긴 브랜드의 철학과 디테일은 고객이 올리페페만의 분위기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고, 이는 실제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화문점과 여의도점은 오픈 이후 꾸준한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문을 연 판교점 역시 오픈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데 이어 초기부터 높은 방문 수요를 기록하며 브랜드 확장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오는 16일에는 강남점이 새롭게 오픈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예정이다.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브랜드디자이너가 브랜드 철학을 공간으로 연결했을 때, 매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경험이 된다.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하나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 그 경험이 쌓일수록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 속에 더 오래, 더 선명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