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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전역에서 한국 김밥이 품귀현상을 빚었다. 한국에서 직수입한 냉동 김밥이 미국 식품점 체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 입점됐고, 한국계 틱톡커 사라 안(Sarah Ahn)이 냉동 김밥을 데워 시식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김밥 수백만 줄 분량의 250t 규모 초도 물량이 완판됐고, 틱톡·인스타그램엔 냉동 김밥을 전자렌지에 2분간 데워 먹고 찬사를 쏟아내는 영상이 수만 건 올라왔다. 김밥 열풍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김밥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CJ제일제당이 지난 3월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비비고 냉동 김밥’은 일본 대형마트 1위 업체 ‘이온(AEON)’ 등 약 2000개 점포에 입점되며 인지도를 올렸다. 출시 후 한 달간 20만 개 이상 판매됐고, 7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약 60만 개에 달한다. 지난 9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코스트코에서 진행한 소비자 프로모션은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구권에 김밥을 설명할 때 일본 스시를 예로 들어 ‘코리안 스시’ 또는 ‘캘리포니아 롤’이라 했다. 이제 제 이름을 찾은 한국 김밥은 세계에서 ‘KIMBAP’ ‘긴파(キムパプ)’ 등으로 불린다. CJ뉴스룸이 일본의 김밥 열풍을 들여다봤다. ‘노리마키’ 아니고 ‘긴파(キムパプ)’입니다 2019년, 일본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M사에서 냉동 김밥을 처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본의 한 정보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전국 품절 사태를 빚었고 ‘2019년 유행할 상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일본에서 한국식 김밥을 찾는 소비자가 점점 늘었다. 제조업체에선 일본식 김초밥 ‘노리마키’와 구별되는 ‘한국식 김밥’임을 나타내기 위해 제품 패키지에 ‘긴파(キムパプ)’라고 적었다. ‘김밥’이라는 한글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김밥맛 후리가케’가 출시되는 등 한국식 김밥이 일본 사람들의 일상에 완전히 스며들었다. 일본 현지의 김밥 열풍을 감지한 CJ제일제당 일본 법인은 지난 3월 비비고(bibigo) 브랜드로 세 가지 맛의 냉동 김밥 제품을 출시했다. 일본 현지 공장에서 야채, 불고기, 김치치즈 3종을 생산해 500~550엔의 가격을 책정했는데,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엔 일본의 니혼TV 프로그램 ‘ZIP’에서 K-Street Food를 집중 조명하며 CJ제일제당 비비고 냉동 김밥의 장점과 급속 냉동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소한 냉동 김밥이 해외 시장에서 먼저 활성화되어 현지인들을 매료시킨 것이다. 일본은 한국처럼 김을 일상으로 먹는 나라다. 김밥과 유사한 형태의 김초밥이 있어 현지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음식도 아니다. 그런데 한국의 김밥이 일본에서 왜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일본 비비고 담당자 니시모토 아야메 님과 연구원 이와이 유키 님에게 들어보았다. 일본 비비고 연구원 이와이 유키(왼쪽)와 일본 비비고 담당자 니시모토 아야메(오른쪽) Q. 일본에서 냉동 김밥을 출시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니시모토 아야메: K-Street Food의 가장 큰 장점이 간편하고 맛과 영양 면에서 만족스럽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어느 가정에나 전자레인지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식품 수요가 높아 냉동 김밥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Q. 한국 김밥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요. 니시모토 아야메: 일본의 김초밥은 식초밥을 사용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는 음식입니다. 그에 비해 김밥은 누구나 먹기 좋은 맛이고 야채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가 많이 들어있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이와이 유키: 한국식 김밥은 야채를 싫어하는 어린아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김밥이 세계인의 소울푸드가 되기까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김밥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소풍날 아침 야채 볶는 소리와 고소한 참기름 향에 눈이 번쩍 뜨이던 기억, 집집마다 특색 강한 김밥을 친구들과 하나둘씩 나눠 먹던 기억. 90년대까지 김밥은 소풍이나 야외 나들이 등 특별한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90년대 말부터는 골목마다 김밥 전문점이 생겨났다. 2000년대 들어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 사이 ‘1000원 김밥’이 큰 인기를 끌었다. 김밥의 이미지도 ‘특별한 날 먹는 음식’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저렴한 음식’으로 변화했다.  최근엔 김밥에도 고급화, 다양화 바람이 불면서 ‘키토김밥’ ‘샐러드김밥’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됐다. 저렴하고 간단한 음식이란 인식을 넘어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미국 등 해외에서 건강식·채식(Vegan) 바람을 타고 김밥이 유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김밥의 역사 김밥은 재료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한국의 식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단일 메뉴만으로도 훌륭한 식사가 되고, 떡볶이나 라면 등에 곁들이면 푸짐한 분식 한상이 완성된다. 현대인들의 알찬 식사를 책임지는 김밥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 고유의 ‘복쌈문화’에서 발전한 음식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19세기 중반 조선 후기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중 ‘상원(上元)’에 따르면 우리 민족에겐 정월 대보름날 ‘복쌈(福裹)’이라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복을 싸서 먹는다’는 뜻으로 밥을 배춧잎이나 김에 싸 먹으며 풍년과 복을 기원했다. 1900년대 중반 보도된 신문 기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1935년 동아일보엔 ‘문어 점복에 김밥을 싸 먹는다’는 표현이 나왔고, 1939년 조선일보는 “벤또(도시락)를 만들려면 맛으로나 모양이나 간편한 것으로는 김밥이 제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요리법을 설명했다. 지금 우리가 아는 김밥의 형태와 똑같진 않지만, 김에 밥이나 각종 음식을 싸 먹는 것은 오래전부터 한국인에게 흔한 문화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일본과 미국에서 단무지, 햄이 들어왔고 이 음식들을 김에 함께 싸 먹으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김밥이 정착됐다. 한국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 ‘김밥’. 누군가 김밥 레시피를 묻는다면 ‘김과 밥,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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