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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십 명의 국내 취재진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취재 동선이 조금 특별했습니다. LA에 도착한 이들이 처음 향한 곳은 콘서트장도, 컨벤션센터도 아니었거든요. 교외 쇼핑센터의 동네 빵집, 패서디나 상권의 뷰티 매장, 그리고 도심 동쪽의 만두 공장이었습니다. 세 현장이 보여준 것은 하나였습니다. K푸드, K베이커리, K뷰티가 미국인의 ‘매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K웨이브가 ‘특별한 경험’에서 ‘당연한 선택’으로, 미국 소비의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CJ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서 있다는 것입니다. CJ가 지난 15일(현지시간) LA 힐튼 글렌데일에서 열린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비전’ 발표회에서 지난해 8조원을 넘어선 북미 매출을 2028년 12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 자신감도, 바로 일상의 현장들에서 나온 것입니다. 식품과 콘텐츠, 뷰티를 하나로 연결해 미국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겠다는 ‘북미 성장 전략’의 단서를, 지금 확인해 보시죠. ① 뚜레쥬르 라하브라점 — 트레이 들고 빵 고르는 미국 손님들, “케이크는 뚜레쥬르” 취재진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오렌지카운티 라하브라시였습니다. 라틴계 주민이 60%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미국 교외 동네인데요. 로스·하비 로비·펫코 같은 대형 상점과 칙필에이가 입점한 쇼핑센터 ‘라하브라 마켓플레이스’에 뚜레쥬르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인근에는 월마트와 트레이더조 같은 대형 그로서리도 밀집해 있어요. K베이커리가 ‘이색 명소’가 아니라 미국인의 생활 동선 안에 들어가 있다는 뜻이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잠시 미국이라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김치고로케와 꽈배기, 소금빵, 진한우유크림빵 등이 빼곡히 진열돼 있고, 현지 손님들이 트레이와 집게를 들고 매장을 돌며 직접 빵을 골라 담는 모습이 국내 여느 뚜레쥬르 매장과 판박이였습니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손님 대부분이 비(非)한국계라는 사실인데, 매장 이용객 구성이 라틴계 60%, 백인 25~30%라는 동네 주민 구성과 거의 같다고 합니다. 특정 커뮤니티의 향수를 파는 가게가 아니라, 동네 전체의 빵집이 됐다는 이야기죠. 지난해 7월 문을 연 라하브라점(약 97평, 좌석 80석)은 한국 압구정점·강남점에 적용된 최신 매장 디자인 ‘SI 4.0’을 북미에서 처음 도입한 곳입니다. 직영점으로서 미국 가맹점주들이 매장 운영과 진열, 응대 방식을 직접 보고 배우는 ‘표준 매장’이자, 신제품을 먼저 선보여 반응을 살피는 테스팅 베드 역할도 맡고 있어요. “미국 빵은 묵직한데, 뚜레쥬르 빵은 가벼워요” 현장에서 만난 손님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한 교민은 “아이 친구 엄마가 준 빵을 맛있게 먹고 보니 뚜레쥬르 제품이었다”며 “다른 빵집보다 종류가 많아 자주 찾는다”고 했고요. 또 다른 미국인 고객은 “미국 빵은 묵직한 맛인데 뚜레쥬르 빵은 좀 더 가벼운 맛이라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 ‘가벼움’의 상징이 바로 클라우드 케이크(생크림 케이크)입니다. 현지에서 흔한 묵직하고 단 버터 케이크와 달리,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고 신선한 생크림을 올리는 방식을 고수하는데요. 현지 소비자들이 이 식감을 두고 ‘클라우디(Cloudy)하다’고 표현하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한 판에 44달러, 우리 돈 6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케이크는 뚜레쥬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어요. 마침 기자단 방문 당일부터 국내에서 오픈런을 일으킨 과일 모양의 ‘아그작 케이크’ 3종이 ‘I’m Not Peach. Cake.’ 같은 재치 있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이고 있었는데, 지나던 손님들의 발길이 진열대 앞에서 한 번씩 멈췄습니다. 미국인 입맛에 맞춰 제품을 크게 바꾸기보다 한국의 맛과 형태를 최대한 그대로 구현하는 전략이 오히려 차별화 무기가 된 셈입니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방문객의 약 72%는 뚜레쥬르를 한국 브랜드로 알고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직원이 제품을 꺼내주는 미국 베이커리와 달리 손님이 쇼핑하듯 직접 골라 담는 방식 자체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답니다. 8년 연속 흑자, 예비 가맹점주만 200명 2004년 국내 베이커리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올해 6월 기준 북미 205개 점포를 운영 중이고, 미국 법인은 2018년부터 8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어요.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지난해 1946억원으로 4년 만에 약 4배가 됐고요. 지난해 말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연간 1억 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약 9만㎡ 규모의 자동화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는데, 이 역시 국내 베이커리 업계가 미국에 생산 공장을 지은 첫 사례입니다. 가맹점이 전체 매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다점포 점주가 절반을 넘을 만큼 만족도가 높고, 지금 이 순간에도 200명 이상의 예비 가맹점주가 출점 대기 중이라고 해요. 현지인들이 자기 돈을 들여 K베이커리 창업 줄을 서고 있다는 것만큼 확실한 메인스트림의 증거가 있을까요. 동부·중부·서부를 넘어 하와이까지, 2030년 1000호점이라는 목표가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② 올리브영 패서디나점 — 발라보고, 붙여보고, 진단받는 ‘체험형 매장’ 다음 행선지는 LA 동북부의 부유한 라이프스타일 상권, ‘올드 패서디나’였습니다. 5월 29일 문을 연 올리브영의 첫 번째 미국 매장(약 243평)인데요. 오전 10시 개장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이미 문 앞에 손님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벌써 세 번째 방문이라는 아디냐(19)는 한국 브랜드인 줄도 모르고 왔다가 단골이 됐고, 미셸 씨(21)는 K팝을 좋아하다 K뷰티에 입문한 케이스였어요. 시카고에서 온 대학생 브룩과 줄리아는 2년 전 한국 여행에서 올리브영을 처음 접한 후 LA에 매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개장 시간에 맞춰 왔습니다. 두 사람은 “세포라는 색조 위주인데 올리브영은 기초 스킨케어가 다양해서 좋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매장 구성부터 달랐습니다. 색조 화장품 비중이 높은 미국 뷰티 시장과 달리, 매장에 들어서면 아누아·라운드랩·리쥬란 같은 스킨케어 제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매장의 약 4분의 1이 스킨케어 매대일 정도로 기초를 전면에 내세운 건데요. 400개 이상 브랜드, 5000개 이상 상품(K브랜드 80% 이상)을 8대 카테고리로 나누고, 브랜드별 진열을 넘어 성분·피부 고민·기능·사용 루틴에 따라 큐레이션했습니다. 쌀과 콩 같은 원료의 특징과 효능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세워둔 매대도 있었고, 현지 소비자에게 아직 생소한 토너패드와 뷰티 디바이스는 별도 체험 공간을 마련했는데요. 세안 공간까지 갖춘 자연스러운 매장 환경 덕분에, 토너패드를 얼굴에 붙여 보며 제품을 테스트하는 손님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스킨 스캔 앞의 줄, 그리고 ‘더 뷰티 랩’ 매장 한가운데 자리한 AI 피부 진단 서비스 ‘스킨 스캔’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얼굴 사진 6장을 촬영해 모공의 크기와 깊이, 주름, 열감, 트러블까지 분석하고 결과를 휴대전화로 보내주는데요. 바로 뒤편 ‘더 뷰티 랩’에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중세안, 세럼·크림 레이어링, 피부 고민별 패드 선택법 같은 15분짜리 무료 일대일 스킨케어 레슨까지 이어집니다. 하루 평균 150명 정도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여행 중 매장을 찾았다는 레티시아 씨(27)는 스킨 스캔을 받아보고는 “건조함과 붉은기, 피부 온도까지, 피부의 모든 것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며 “피부 분석 기술이 정말 뛰어나고 제품 고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미국 매장이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진짜 K뷰티를 발견하는 공간이라면, 현지 직원들은 단순 판매를 넘어 성분과 효능, 올바른 스킨케어 루틴을 알려주는 ‘K뷰티 앰배서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년 상반기 매장 5곳으로 확대…온오프라인 접점 늘려 미국향 K뷰티 수출액은 2025년 기준 22억 달러로, 한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화장품 수입국 1위에 올랐어요. 니치 카테고리가 아니라 수입 화장품 시장의 주류가 됐다는 뜻입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월 미국 법인 설립, 올해 3월 블루밍턴 서부물류센터(약 2000평) 구축, 5월 패서디나점·미국 전용 온라인몰 오픈, 6월 센추리시티점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고, 2027년 상반기까지 캘리포니아 중심으로 5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달부터는 미국 최대 뷰티 유통망인 세포라 매장과 온라인몰에 19개 K뷰티 브랜드 150여 종을 큐레이션한 ‘올리브영 K뷰티에딧’도 선보였는데요. 단독으로는 메이저 채널 입점이 어려운 중소 K뷰티 브랜드들에게 올리브영이 글로벌 관문이 되어주는 구조입니다. ③ 보몬트 공장 — 자동화율 70%에 달하는 ‘K만두의 심장’ 마지막 방문지인 CJ제일제당 보몬트 공장은 LA 도심에서 동쪽으로 차로 1시간 넘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1만2500평(축구장 약 6개) 규모로 CJ제일제당의 북미 공장 20곳 가운데 가장 큰 아시안푸드 생산시설인데요. 만두, 볶음밥, 소스, 누들, 김스낵 등이 자동화된 컨베이어벨트를 돌며 쉴 새 없이 제조·포장되고 있었습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절차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안전모와 보안경, 머리를 덮는 위생커버와 신발커버를 착용하고 반지와 시계 같은 장신구는 모두 빼야 했고요. 손 소독과 에어샤워, 신발 바닥 소독까지 거친 뒤에야 비로소 생산시설에 발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 기준에 맞춘 엄격한 위생관리를 체감할 수 있었어요. 생산동에 들어서자 구수하고 진한 만두소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습니다. 거대한 통에 담긴 만두소가 기계에 투입되고, 성형을 마친 만두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라인을 따라 줄지어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요. 원재료가 투입된 뒤 포장된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60분. 만두 공정의 자동화율은 70%에 달해서, 증숙과 냉각 공정에는 아예 작업자가 투입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포장 공정에서는 협동로봇이 박스를 들어 올려 팔레트 위에 차곡차곡 쌓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만두가 하루 160톤 이상. 이 가운데 비비고 만두가 약 113톤인데, 비비고 찐만두(187g)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86만 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여기에 면 제품도 하루 약 23톤씩 생산되고요. 보몬트 공장은 슈완스 전체 만두 생산량의 약 58%, 비비고 만두로는 약 60%를 책임지는, 말 그대로 ‘K만두의 심장’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멜리사 톰슨-트루프 CJ슈완스 아시안식품 제조담당 부사장은 “미국 어디에서든 CJ 푸드를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제품 개발에서는 현지 소비자의 의견을 듣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패키징의 편의성까지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해요. 현지화의 대표 사례가 바로 ‘치킨&실란트로(고수) 만두’입니다. 한국에서 익숙한 돼지고기 대신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닭고기와 고수로 속을 채웠는데, 지금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두가 됐습니다. 이색 식품 코너가 아니라, 메인 냉동고 한복판으로 2019년 슈완스 인수로 확보한 전국 물류망 덕분에 비비고는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를 포함한 약 8만 개 유통매장에서 판매되고 있고, 2024년 미국 B2C 만두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빵보다 건강한 탄수화물’로 각광받는 햇반 백미, 튜브형 고추장 핫소스, 코스트코에서 팔리는 소바바치킨 소이허니까지 라인업도 계속 넓어지고 있고요. 슈완스의 레드바론 피자는 네슬레 디조르노를 제치고 미국 냉동피자 1위(점유율 20.8%)에 올라 있습니다. CJ제일제당 미국 식품사업 매출은 2020년 3조3286억원에서 지난해 4조9136억원으로 5년 새 48% 성장했고, 올해 1분기에만 1조2902억원을 기록했어요. 커지는 수요에 대응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사우스다코타주에는 아시안푸드 신공장도 짓고 있습니다. 포장 라인에서 상자에 담기는 만두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가운데 어떤 만두는 내일이면 미국 어느 가정의 저녁 식탁에 오르겠구나, CJ가 꿈꾸는 ‘K라이프스타일의 일상화’도 그리 멀지 않았구나 하고요. 마치며 — 일상은 매일 반복됩니다… 그것이 진짜 ‘K라이프스타일’ 세 현장에서 인상 깊었던 것도 거창한 숫자가 아니라 이 같은 장면들이었습니다. 보몬트 공장 포장 라인에서 쉼 없이 옮겨지는 엄청난 양의 제품들, 라하브라 매장에서 한국 인기 제품들이 트레이에 담기는 모습,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는 고객들. CJ가 30년 넘게 공들인 K컬처가 미국인의 부엌과 식탁, 화장대라는 일상의 영토로 스며드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지난 12월 CJ가 미국 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0%가 K푸드·K뷰티·K팝·K콘텐츠를 모두 경험했고, 2개 이상 경험한 비율은 75%에 달했습니다. K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화장품을 사는 일이 이미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취재진이 확인하고 돌아간 것도 결국 이것이었습니다. K웨이브가 더 이상 신기한 구경거리나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미국인의 저녁 식탁과 주말 빵집 나들이, 아침 스킨케어 루틴이 됐다는 것. 그리고 그 일상의 최전선을 지키는 사람들이 보몬트의 생산 라인에, 라하브라의 오븐 앞에, 패서디나의 매대에 서 있는 우리 CJ 구성원들이라는 것. 30년 전 ‘문화가 미래(산업)’라는 CJ인들의 믿음이 미국인의 ‘매일’ 속에서 결실을 맺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보몬트 공장은 만두를 빚고, 뚜레쥬르는 아침 일찍 오븐을 켜고, 올리브영은 오전 10시에 문을 엽니다. 이 조용한 반복이야말로 ‘일상화된 K’이고, 진짜 K라이프스타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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