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는 어떻게 ‘산업’이 됐나 – 30년의 설계자를 돌아보다

지난 9일 공개된 CNN 오리지널 시리즈 <K-Everything>은 K컬처의 세계적 확산을 추적하는 4부작 다큐멘터리입니다. 배우 대니얼 대 킴(Daniel Dae Kim)이 진행을 맡아 K팝, K필름, K뷰티, K푸드를 차례로 조망합니다. <KCON>, <MAMA AWARDS>, <도깨비>, <기생충> 등 콘텐츠를 비롯해 CGV 4DX 상영관, CJ올리브영 등이 등장하는 4편을 모두 보고 나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CJ그룹입니다.
CNN이 오랜 기간에 걸쳐 제작한 <K-Everything>은 K컬처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문화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중심에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들과 함께, 그 창작이 가능하도록 산업적 토대를 쌓아온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K팝부터 K뷰티까지, 서로 다른 산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같은 그룹의 이름을 반복해서 호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CJ그룹은 지난 30년간 K컬처가 ‘현상’이 아닌 ‘산업’이 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해온 플레이어이기 때문입니다.
■ K필름,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만들다
<K-Everything> K필름편의 시작은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입니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하던 순간을 다루며 진행을 맡은 대니얼 대 킴은 이미경 부회장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CJ그룹 부회장으로서 한국 문화를 세계로 수출하는 산업 자체를 사실상 만들어낸 사람”
이번 다큐에서는 이미경 부회장이 직접 육성으로 그 여정을 털어놓습니다.

출발점은 1995년 드림웍스 투자 당시입니다. 영상에서 이 부회장은 1995년 드림웍스 투자 당시를 회고하며 어릴 적 할아버지(이병철 선대회장)께서는 늘 ‘문화의 힘이 산업 및 경제력과 결합될 때 비로소 국가가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드림웍스 투자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무형의 자산을 지속가능한 산업과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일로 창작자와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이야기와 창작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인프라와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그 원칙은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CJ CGV로 이어졌습니다. 창작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고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구조. 대니얼 대 킴은 이를 두고 “만들면, 사람들이 오게 된다(If you build it, they will come)”고 표현했습니다.
대니얼 대 킴은 “(이미경 부회장은) 언젠가 한국 문화가 세계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 중 한 분”이라며 “가능성 있는 창작자들의 작품이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꾸준히 무대를 제공해왔고, 꿈을 키우던 영화감독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봉준호 감독도 그중 한 명”이라고 말해 K컬처 전반에 걸친 CJ의 뚝심 있는 투자를 재상기했습니다.
다큐는 콘텐츠 제작의 영역도 함께 조명합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다 이루어질지니> 등의 드라마를 통해 한국만의 서사가 어떻게 깊이와 밀도를 갖춰왔는지를 탐구했습니다. 또한 CGV 4DX 상영관을 직접 체험하며, 코로나19 팬데믹과 스트리밍의 급성장 속에서 하이테크 기술을 도입해 영화 관람 경험 자체를 새롭게 설계한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순간, 이미경 부회장은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와, 이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구나. 우리의 스토리텔링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구나’ 하고요.” 1995년의 질문에 대한 답이 30년 만에 도착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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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다
스크린을 넘어 일상으로 확장된 K뷰티편에서는 지난 25년 새 3배 이상 성장한 K뷰티 시장, 그 배경에 K팝과 K드라마의 전 세계적 확산이 있다는 분석과 함께 CJ올리브영을 화장품,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는 대표 플랫폼으로 소개합니다.
이 연결고리는 우연이 아닙니다. 전 세계 팬들이 K드라마를 보며 배우의 피부에 관심을 갖고, K팝 아티스트의 스타일을 따라 하며 한국 뷰티 제품을 찾는 흐름. 콘텐츠가 소비 행동을 바꾸고,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견인하는 선순환입니다. 다큐가 K뷰티를 독립된 현상이 아닌 K컬처 생태계의 연장으로 읽는 이유입니다.
지난 4월 방영된 tvN 다큐멘터리 <나는 K입니다>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우 아덴 조는 “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가고 싶어, 한국어 배우고 싶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신나는 경험”이라고 전했으며, 배우 임시완은 “K콘텐츠를 통해 K뷰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역시 “문화로 유입돼 관광으로 체화되고, 상품 구매로 연결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졌다”고 해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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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이 만든 생태계, 그리고 다음 질문
대니얼 대 킴은 이미경 부회장에게 “앞으로 40년 동안 한국 콘텐츠뿐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시나요?”라는 질문도 이어갔습니다.
이 부회장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지금까지 제가 믿음을 갖고 걸어온 길이며, 우리의 경험과 여정이 다른 이들에게도 하나의 가능성과 영감이 되길 바란다.”며 K컬처와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궁극적인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비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실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계 최초로 아카데미(AMPAS) 회장을 역임한 자넷 양 등과 함께 글로벌 레이블 ‘퍼스트 라이트 스토리하우스(First Light StoryHouse)’를 출범했습니다. 역량 있는 아시아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할리우드 주류 생태계로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입니다.
또한 CJ는 2006년 설립된 ‘CJ문화재단’을 통해 신인 창작자들의 등용문을 넓혀왔으며, 2017년 출범한 신인 창작자 지원 사업 ‘오펜(O’PEN)’은 올해로 10년째 K스토리텔러를 체계적으로 발굴 및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무대에 새로운 K스토리가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CJ가 앞장서 구축한 또 하나의 플랫폼은 K팝 페스티벌 ‘KCON(케이콘)’입니다. KCON은 단순한 K팝 공연을 넘어 세계인들이 한국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체험하는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그 파급력을 인정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의회는 2025년 8월 1일을 ‘KCON의 날’로 제정했으며,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에서 개최된 <KCON JAPAN 2026>에는 12만 명이 방문해 그 위상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CJ 4DPLEX는 혁신적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선정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라이브 이벤트 부문에 두 차례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프라로서의 가치를 굳건히 했습니다.
1995년 이재현 회장이 제시한 “전 세계인이 매년 한국 영화를 보고, 매월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매일 한국 음악을 들으며 일상 속에서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라는 비전은 이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K-Everything>이라는 제목이 가리키는 것이 바로 그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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