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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면 자신만의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감내해야 한다. 선택 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염려하고, 선택 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책임지고 때로는 사과하며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인생에서는 이런 훌륭한 어른만 존재하지 않는다. 악당들이 너무도 많다. 만일 내 선택과 의지와는 무관하게 악의를 가진 누군가의 고의적 선택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빠뜨린다면? tvN 토일 드라마 <나인룸> (연출 지영수, 극본 정성희)은 갑작스럽게 인생이 바뀐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어른이 가져야 할 책임과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한 작품이다. ‘사람은 스스로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명제를 따르는 것처럼, 복수를 소재로 하지만, 결국 사람다움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드라마는 작년 가을 주말 밤을 책임졌다.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드라마에는 명곡들이 따르는 법. 작품의 순간을 빛나게 했던 <나인룸> OST를 소개한다. <나인룸>은 인생리셋 복수극? ‘사형수와 변호사의 운명이 뒤바뀐다!’라는 콘셉트의 드라마 <나인룸> (사진 출처: CJ ENM) <나인룸>은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와 운명이 바뀐 안하무인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 그리고 운명의 열쇠를 쥔 남자 ‘기유진’(김영광)이 펼치는 인생리셋 복수극의 이야기다.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 을지해이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억울한 누명으로 수감된 채 복수와 증오만이 가득한 늙은 사형수 장화사의 출소를 가로막는다. 그러던 중, 우연한 사건으로 서로의 몸속으로 운명이 뒤바뀌는 사건을 겪으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드라마가 복수극에만 초점이 맞춰진 건 아니다. 진정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잊고 사는 ‘어른다움’이다. 그릇 된 욕망이 불러온 선택을 좇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루려는 추영배(이경영)와 그를 중심으로 한 SHC 그룹 세력. 이들로 인해 인생의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안고 복수를 꿈꾸는 장화사. 이 모두를 이용하여 자신의 안위를 추구하며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던 정의감 제로, 승률 100%의 변호사 을지해이. 이토록 불안하고 잘못된 선택을 되돌리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장화사와 을지해이의 주변 인물들. 이들 모두 한 사건으로 연결되며, 따듯한 손길과 도움을 통해 결국 훌륭한 어른의 도리를 이야기한다. 삶에 진실로 묻는다면, 임정희 – ‘삶이 대답한다’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하는 OST, ‘삶이 대답한다’ <나인룸>의 첫 번째 OST ‘삶이 대답한다’는 서로 몸이 바뀐 장화사와 을지해이가 겪게 될 갈등과 복잡한 사건, 그 일로 인해 알게 된 서로의 비밀, 그리고 잃어버린 삶의 회복과 함께 진정한 용서와 치유의 과정이 펼쳐지게 될 드라마의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하며 기획하였다. ‘삶이 대답한다’는 tvN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디어 마이 프렌즈> <또 오해영> 등의 OST에 참여했던 이상훈이 작곡과 편곡, 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그와 함께 여러 작품에서 인상적인 노랫말로 호흡을 맞춰 온 작사가 하멜리가 손을 잡고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가사에서는 코러스 부분마저 앞의 그것을 반복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로 진행해 나간다. 특히, “사라질까”, “농담일까”, “아는걸까” 등 담담하게 물음을 던지며 끝맺음을 반복해 어미를 이어나가다가 노래 마지막 종지부에 그 물음의 답을 가볍게 툭 내려놓는 가사는 멜로디와 함께 살아 움직이며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다. 음악적으로 현악 4중주와 묵직한 피아노 선율에 브러시 드럼의 어쿠스틱하고 포근한 사운드가 귓가를 만져주고 있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화려한 장식과 미사여구를 최소화하는 가벼운(?) 구성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음악적 여운과 잔잔한 울림을 표현, 그리고 작품 속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 장화사를 그리워하는 을지해이의 모습과 너무 잘 어울리는 임정희의 ‘삶이 대답한다’ (01:09 시작) 곡에 대한 기획과 더불어 가창자 선정 과정에서는 곡의 담담하고 대범한 제목에 어울릴 수 있도록 관록과 경험이 풍부한 이를 염두 했다. 곡 자체가 여백이 많고 고음부의 어려운 기교가 잘 드러나지만, 존재감만으로 이 단점을 장점화할 수 있을 정도의 가창력을 뒷받침하는 아티스트가 필요했다. 이를 바탕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모니터하며 회의를 진행했고, 가창력에 있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아티스트 임정희로 의견이 모였다. 힘이 넘치는 보컬이 트레이드 마크인 임정희는 곡이 지닌 감성과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과감히 던지고 반대로 절제된 보컬로,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을 완벽히 표현했다. 노래 ‘Music is my life’를 통해 본인의 삶에 답한 임정희의 <나인룸> 첫 번째 OST ‘삶이 대답한다’는 이렇듯 따듯하고 잔잔한 울림을 선사하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주는 한편, 임정희의 또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OST다. 모든 걸 돌릴 수 있다면! 나비 – ‘Rewind’ ‘삶이 대답한다’와 극과 극의 느낌을 전하는 ‘Rewind’ 임정희의 ‘삶이 대답한다’가 삶의 의미를 묻고 답을 구하며 스스로 자신의 치유와 회복을 표현하는 곡이었다면, 나비의 ‘Rewind’는 이와 반대로 후회와 복수를 품고 모든 걸 되돌리고 싶은 절망적인 상황을 표현한 곡이다. 물론 화해와 용서가 어른이 지녀야 할 숭고한 덕목임은 틀림없지만, 우리는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장화사와 같은 상황에 놓이면 증오와 복수의 씨앗을 키우게 된다는 것도 안다. 이러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올바름과 정의의 가치에 혼란을 느끼고 제정신이 아닌 듯,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삶의 존재 이유란 오로지 복수와 빼앗긴 과거를 되돌리는 것뿐인 장화사에 초점을 맞추어 음악을 기획했다. 복수를 통해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 하는 장화사(김해숙) 이 곡을 위해 섭외한 아티스트 ‘나비’ 역시 가창력은 물론, 뮤지컬과 다양한 OST 경험을 포함한 여러 음악적 활동으로 ‘Rewind’를 표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이 곡은 강한 비트 위로 떨어지는 묵직한 베이스,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곡으로, 이러한 장치는 장화사의 분노와 절망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그녀가 복수와 올바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한 조각 고뇌를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나비의 파워풀 하면서도 절제된 음색이 중요한 포인트였고 “너의 목소리가 날 어딘가로 달려가게 해”, “또 늪에 빠져버린 내겐 고통의 소리만 남겨져”, “속삭였던 조각 속에 남아있는 흔적들로” 등 강렬한 가사로 회차를 거듭될수록 흥미진진해지는 두 여자 주인공의 숨 막히는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 32트랙의 스코어 음악이 수록 된 <나인룸> OST ▶ 정세린이 작곡한 드라마 주요 테마곡 ‘나인룸’. 두 주인공의 운명이 뒤바뀌는 장면에서 흘러 나온다. 임정희의 ‘삶이 대답한다’와 나비의 ‘Rewind’ 함께 <나인룸>의 감정을 든든히 받쳐준 스코어 음악에는 영화 <스윙키즈> <석조저택 살인사건> <써니>와 드라마 <미생> <시그널> 등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감독 김준석, 정세린 (무비클로저)이 음악을 맡아 극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했다. <나인룸>의 스코어는 총 32트랙의 음원으로 선보이며 영화 못지않은 규모와 몰입감을 선사해 드라마 <나인룸> 을 음악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이 다녀간 자리에는 저 마다 한 송이 꽃이 핀다누군가의 기억에 누군가의 가슴에그렇게 한 송이 꽃을 피우고 떠난다.…중략…사람은 스스로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하여 언젠가 나 역시 누군가의 가슴에 한 송이 꽃이 되어야 한다.-나인룸 최종화- 끝으로 진정한 어른, 또는 조금이라도 고결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덕목을 일깨워주는 <나인룸>의 대사를 소개하며 글을 맺고자 하며 드라마 <나인룸>과 OST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들과 OST에 참여해주신 아티스트 분들, 스탭분들께 고마움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Bon Marley | CJ ENM 뮤직크리에이티브스튜디오If music be the food of love, play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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