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만큼 큰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세대가 바로 ‘신중년’이다. 자기 자신을 가꾸고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젊게 생활하는 중년을 말하는데, 이들에게 1순위 미디어 플랫폼은 TV다. MZ 세대보다 신중년인 5~60대 세대의 시청 시간이 높을 정도로 신중년을 사로잡을 콘텐츠, 그리고 이를 지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은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5월 1일 tvN STORY가 새롭게 선보였다. ‘나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라는 슬로건으로 신중년을 타깃으로 한 채널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신중년’ 타깃을 잡기까지
Q. 지난 1일 tvN STORY가 시청자들을 만났다. 반응이 궁금하다.
시작한 지 1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새롭다는 반응이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보지 못한 신중년 타깃 채널이라는 점 때문인 것 같다.
Q. 동감이다. 신중년 타깃 채널이란 새로운 등장은 최근 TV 시청 연령대의 변화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는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 변화’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20대는 2시간이었던 것에 비해 50대는 3시간 32분, 60대는 4시간 9분으로 약 2시간 정도 차이가 나더라.
tvN STORY의 탄생도 TV 시청 연령층의 변화에 기인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과 유튜브, OTT 등을 통해 미디어를 소비하는 MZ 세대보다 대다수의 5~60대는 TV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본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위한 채널을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작년 5월부터 시니어 TF팀이 만들어졌다.
Q. TF팀 시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타깃이다. 시니어를 위한 채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요 타깃인 시니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였다. 이를 통해 채널의 정체성이 정해지고,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의 성격도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
근데 시니어는 너무 포괄적이었다. 좀 더 명확한 타깃 군을 좁힐 필요가 있었는데, 최근 5060의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신중년’에 집중했다. 신중년 세대는 시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가족이 아닌 ‘나’를 중시하는 가치 소비에 관심이 많고, TV뿐만 아니라 유튜브, SNS 등 미디어 친화적이라는 점, 그리고 젊은 시절부터 문화적 소양이 크다는 점 등 코어 타깃으로 잡기에 딱 맞았다. 이후 2049세대를 잡은 tvN처럼 4564세대를 잡고 신중년들은 누구이고, 개별 인터뷰와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관심사를 알아봤고, 이를 기반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는 콘텐츠 전략에 들어갔다.
tvN STORY를 이루는 주요한 동력은?
Q. 조사 결과 신중년 세대들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건강’은 왠지 있을 것 같다.
건강이 1순위였다. 그리고 경제, 여가, 외모, 인문학 등이 있었다. 경제는 자산을 불리거나 지키는 것 모두 관심이 있었고, 인문학 또한 다양한 지식을 알고 싶어하는 니즈를 보였다. 여가 경우엔 가족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바이크,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 등 자신을 위한 즐거움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외모 또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성 식품, 화장품, 패션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Q. 이런 관심사들이 모여 만들어진 tvN STORY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tvN STORY 오리지널 프로그램 시작을 알린 ‘불꽃미남’은 차인표, 손지창, 신성우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 명의 스타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예능을 통해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건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한 신중년들에게 ‘이제 인생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특히 세 출연자가 프로그램 내에서 실행하는 ‘불꽃 챌린지’를 통해 메시지를 부각하고 싶었고, 여가, 여행 등 이들의 다양한 도전을 통해 시청자의 공감을 많이 형성하려고 하고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는 제목에서 느끼는 것처럼 신중년들의 주요 관심사인 인문학에 초점을 맞춰 만들었다. 사피엔스 스튜디오 제작진의 프리미엄 북 강독쇼인 이 프로그램에서는 김경일 교수, 김대식 교수, 송길영 박사 등이 출연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인문학의 장벽을 허물고 재미를 느끼며 배움의 가치를 실현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경제와 건강 키워드를 담은 ‘프리한 닥터’와 tvN STORY 브랜드 캠페인으로서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신중년들 이야기를 담을 ‘피플 & 스토리’도 준비되어 있다.
Q. 신중년 타깃이라고 하지만 채널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타 연령층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어떤 게 준비되어 있나?
오는 26일 첫 방송 예정인 ‘돈 터치 미’가 있다. 송은이, 장영란, 오윤아 세 MC가 다양한 사연을 읽고 공감하고 대신 화내주는 등 공감과 소통을 통한 예능적 재미가 큰 프로그램이다. 타 세대들도 충분히 공감하면서 재미를 느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소개한 ‘피플 & 스토리’도 충분히 타 세대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요소가 많다. 특히 인터뷰이로 출연 예정인 크리에이터 ‘펄이지앵’ 경우, 60대임에도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발하게 활동하고, MZ 세대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등 대표적인 신중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인생에 대한 조언과 스토리를 통한 배울점 등 젊은 세대들에게는 ‘저렇게 늙고 싶다’는 동경의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세대를 넘어 타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밖에도 ‘영웅본색’, ‘사랑과 영혼’ 등 과거 영화나 드라마, 채널 성격에 맞는 유튜브 콘텐츠 등 수급 콘텐츠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Q. 타깃 채널이다 보니 주요 시청 시간도 중요할 것 같다.
오리지널 프로그램은 화, 수, 목 오후 7시에 방영할 예정이다. 우리 타깃의 하루 생활패턴이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난다. 저녁도 일찍 먹기에 그에 맞춰 오후 7시로 편성을 했다. 혹시 못 보는 분들을 위해 바로 재방 할 예정이다. 어쩌면 시청 시간 자체가 타 채널과의 차별화 포인트로서도 볼 수 있다.
신중년들에게 핫 한 채널이 되기 위한 노력!
Q. 채널을 새롭게 선보이는 건 처음 해본 일이라 알고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무엇인가?
아무래도 약 10년 동안 미디어 사업을 하면서 얻은 경험이 많은 도움을 줬다. CJ ENM 입사 후, 당시 주부 타깃 채널이었던 ‘스토리온’ 콘텐츠 마케터로 일했다. 당시 3040 주부 타깃으로 그들의 관심사와 소구 포인트를 파악하고 이를 적용하면서 타깃 채널의 맛을 봤었다. 이후 tvN에서는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었는데, 1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주 시청자들과 어떻게 해야 소통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치를 쌓았다. 아마도 이런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어서 tvN STORY 채널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나를 포함한 팀원들의 부모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실무자들이 신중년들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들에게 신중년 세대들의 취향, 성향, 트렌드 등을 물어보는 등 새로운 채널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했다. 이번 기회에 팀원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Q. 장르 채널보다는 타깃 채널이 더 힘든 것 같다. 그럼에도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자동차, 음식 등 장르 채널은 하나의 관심사만 파면되는데, 타깃은 사람을 연구해야 한다. 특정 세대의 개인 취향 교집합을 찾아서 주요 관심사를 뽑고, 그걸 콘텐츠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어렵고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이번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신났었다. 신중년은 라이징 타깃 아닌가! 새로운 채널을 개척한다는 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현재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CJ ENM 전체 채널 세대 확장 면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이런 비전을 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초반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 (웃음)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새로운 걸 도전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솔직히 새로운 일을 맡아서 하는 걸 좋아한다. 힘은 들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으니까. 새로운 도전을 통한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도 기분 좋다. 그 반응을 보고 발전할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Q. 그럼 이번엔 어떤 피드백을 받을 것 같다.
물론 긍정적 피드백이 아닐까! 잘 돼야 한다. (웃음) 이제 시작이니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데 노력할 예정이고, 코어 타깃이 좋아하고 공감하며,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연말에는 신중년들에게 우리 채널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회자가 되었으면 하는 게 올해 목표다. 꼭 이뤄지길 바란다.
사회의 센터가 된 신중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문화를 향유하며,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었다는 걸 강지훈 팀장도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함께 tvN STORY를 만들어가는 제작진 모두 마찬가지였다고. 어쩌면 tvN STORY는 신중년을 위한 채널인 동시에 이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연결 통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지훈 팀장이 바라는 목표가 이뤄지기를 희망하며, tvN STORY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대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모습이 보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