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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99즈! 지난 9월 16일 ‘슬기로운 의사생활2’(이하 ‘슬의생2’)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직도 목요일 아니, 슬요일만 되면 99즈를 비롯한 율제병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게 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이 드라마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이들이 많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의 신원호 PD 또한 조금씩 작품과 이별 하고 있는 상황. 그가 완벽한 헤어짐을 고하기 전 그동안 궁금했던 드라마 비하인드, 그리고 주 1회 제작,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 그리고 선한 영향력까지 작품이 가진 힘에 대해 물어봤다. 그리고 그만의 슬기로운 감독생활 노하우도~ 두 시즌의 연이은 성공의 밑바탕은? 2년간 두 시즌을 맡아 성공적 결과물을 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신원호 PD Q. ‘슬의생2’ 종영한 지 약 한 달이 되어 간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는데, 두 시즌 모두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생각해봤을 때 다섯 동기들의 케미, 또 누군가는 음악 혹은 밴드, 누군가는 환자, 보호자들의 따뜻한 이야기, 누군가는 러브라인, 누군가는 많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에 호감을 갖고 들어왔다가 또 다른 포인트들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을 준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그중 하나를 굳이 꼽으라면 99즈 멤버들이 만들어낸 캐릭터와 케미스트리, 그들이 그려내는 율제병원 안의 소소한 사람 이야기에 점수를 많이 주신 것 아닐까 싶다. Q.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각기 다른 다섯 멤버들의 매력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관계, 이를 통해 빚어지는 이야기가 큰 흡입력을 전했다고 본다.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이 다섯 배우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시즌2 첫 촬영날부터 시즌1 이후 10개월 가까운 공백이 있었음에도 거짓말같이 어제 찍다가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미 시즌1을 함께 했어도 새로운 시즌 첫 촬영이라고 하면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물 흐르듯이 원활하게 진행되었으니까.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내적 친밀감’이 두텁게 쌓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탭 또한 2년여 시간 동안 내적 친밀감이 쌓이다보니 ‘슬의생2’는 훨씬 더 촘촘한 케미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시청자들에게도 익히 아는 캐릭터, 익히 아는 관계, 익히 아는 이야기들 이라는 생각에 작품의 거리감이 많이 좁혀졌던 게 많은 사랑을 받은 또 하나의 동력이지 않을까 본다. Q. 드라마 자체가 율제병원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99즈 외 신현빈, 정문성, 곽선영, 김해숙, 김갑수, 최영준, 하선빈, 문태유 등 수많은 배우의 활약도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이들과도 신기한 경험을 만끽했나? 물론이다. (웃음) 거짓말같이 어제 만나고 또 만나는 것 같았다. 사실 촬영 횟수로 보면 99즈에 비해 적은데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연기에 나를 포함한 모든 스탭들이 신기해했다. 좋았던 건 다들 한층 더 매력있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의 보낸 사랑과 기대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새삼 느꼈다. 여기에 이규형, 나영석 PD, 현정화 감독님 등 특별 출연을 한 이들의 활약도 극의 감초역할을 도맡아 하며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본다. 특히 현정화 감독님 경우 너무 감사하다. 탁구 대회 에피소드는 마지막에 무조건 고수가 나와야 해서 연락을 했는데, 흔쾌히 참여해주셨다. 당시 올림픽이 코앞이라 섭외가 쉽지 않았는데, 주세혁 선수까지 함께 동반 출연해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99즈 로맨스 결말과 리얼리티 구현을 위한 노력 두 시즌 내내 주요 러브라인을 구축하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전했던 네 커플 Q. ‘응답하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또한 주요 커플들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주요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드라마 특성 상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 아니다 보니 러브라인의 흐름이 빠르거나 밀도가 촘촘할 수가 없었다. 연출자 입장에서 다른 장면들에 비해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차근히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느릿한 호흡을 더 가져가려고 했던 정도였다. 실제 그 호흡, 분위기, 공간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Q. 말한대로 익송(익준 & 송화), 겨울정원(정원 & 겨울), 준순(준완 & 익순), 곰곰(석형 & 민하) 커플 모두 느릿한 호흡 안에서 이들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걸 촘촘하게 그린 것 같다. 각 커플마다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익준이랑 송화는 ‘응답하라’ 시리즈 때부터 많이 보여줬던 색깔이다. 두 시즌 모두 극 전체의 축이 되는 러브라인이라서 좀 더 연하고, 적당한 밀도를 지키려고 했다. 그래서 과하거나 눈빛이 진하거나 하면 더 걸러내고 천천히 진행하려고 했다. 11화 마지막씬을 2분에 가까운 롱테이크로 간 것도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그 순간을 충분히 납득시키기 위해서다. 느릿했던 그 씬이 어떻게 보면 익준 송화 커플의 가장 큰 특징을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씬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시즌1의 겨울정원 커플만큼 이번 시즌에서 중요했던 커플은 석형과 민하였다. 이혼, 가정사 등 개인적 고민을 극복한 석형이 한 없이 자신만 바라보는 민하와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그리려고 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데 둘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요즘 멜로’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사실 두 배우 모두 멜로는 처음이라 고민이 좀 있었지만,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고 신기했다. 시즌1의 중요의 커플이었던 정원과 겨울은 연인이 된 이후 그 커플이 얼마나 단단해져 가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서로에게 기댈 때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12화에서 겨울이가 고민하는 정원이의 등을 토닥이는 장면이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준완이와 익순이는 정통 멜로의 색깔로 갔다. 장거리 연애에서의 고민들, 서로 다른 직업상의 오해와 엇갈림, 이별 등 실제 그럴 법한 연인들의 모습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고맙게 씬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배우가 너무 연기를 잘해줬다. Q. 로맨스와 더불어 의사라는 직업과 삶에 대한 리얼리티 구현이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마지막 편 생과 사의 기로에 서 있는 의사들의 고뇌를 각자 어려운 수술 장면으로 잘 보여줬는데, 보는 내내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사실 의학 드라마가 어려운 게 누구나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나 다 알 것 같지만 또 아무도 알지 못하는 영역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다. 여기에 이전 방영했던 메디컬 드라마와 차별화 포인트도 가져가야 했기에 어려움은 더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우정 작가와 함께 내세웠던 것이 사람냄새 나는 소소함과 따스함, 그리고 철저하고도 디테일한 리얼리티였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구현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해보자는 게 이우정 작가와 했던 생각이다. 대본단계부터 자문을 주시는 선생님, 현장 자문 선생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우리 연출팀도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럼에도 수술씬 촬영에 들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장면 촬영하면 현장 자문 선생님의 피드백을 꼭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테이크 가고 나서 현장 자문 선생님이 스크럽 간호사가 칼을 넘겨주는 손 자세가 틀렸다고 하면 다른 모든 부분들이 좋았어도 처음부터 다시 가야했기 때문이다. 현직에 있는 의료인들로부터 정말 리얼하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구현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리얼리티 구현을 위해 노력한 수술 장면 Q. 주 1회 방영이지만 드라마 제작 자체가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연출자로서 고민이 많았겠다. 정말 어떨 땐 다 무시하고 그냥 갈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몇 번 있었는데 최초에 생각했던 그 원칙을 지키고 싶은 생각이 커서 정말 힘들게 한 씬 한 씬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우리가 공 들여서 만든 것들을 풀어서 리뷰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게 또 너무 감사하더라. 우리끼리만 공 들여 봤자 시청자분들은 모르고 지나가실 수 있는데, 그걸 의사 분들이 직접 짚어 주시는 리뷰 영상도 너무 많았고, 리얼하다는 반응들이 너무 감사했다. 정말 애써서 만들었던 씬들이라 특히 더 감사했다. 자문 선생님들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스태프들의 고생이 정말 많았다. 스탭들이 특히나 고마웠던 작품이었다. 주 1회 시청 정착, 시즌제 드라마를 통한 값진 경험 매회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스탭, 배우들과 노력한 신원호 PD Q.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가 거둔 성과를 살펴보면 크게 주 1회 드라마 제작과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펼쳤다는 점이다. 주 1회 제작, 시즌제 드라마 연출을 하면서 느낀 강점은 무엇인가? 일단 현장의 피로함이 줄어들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그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현장의 효율로 돌아온다. 한 예로 매회 배우들이 그 어려운 밴드곡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들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주 1회 드라마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과거 주 2회 드라마를 어떻게 했었는지 이제 상상도 안 간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스탭과 배우들이 모두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시즌제의 장점은 앞서 소개했듯이 내적 친밀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드라마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숙제는 드라마의 방향성과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소개해야하는 1회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시즌제에서는 시즌1을 제외하고 그 고민을 생략할 수 있다. 기획할 때 예상했었던 부분이었지만 실제 해보니 이 정도로 큰 강점일 줄 몰랐다. 캐스팅, 로케이션, 세트, 소품 등 이미 세팅된 게 많다보니 준비기간도 단축된다. 그래서 중간에 ‘슬기로운 하드털이’도 할 수 있었던 거다. Q. 시즌 사이의 공백을 채운 ‘슬기로운 하드털이’와 ‘슬기로운 캠핑생활’이 탄생한 것도 이런 제작 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장점 덕분인 것 같다. 제작 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보상을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슬기로운 하드털이’였다.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직접 해봤는데, 하면 할수록 분량이 늘어나고 꼼꼼하게 체크하다보니 예능 할 때만큼이나 힘들었다. 시즌2 준비와 함께 매주 하나씩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재미있었다. 십년 만에 예능을 하는 셈이라서. (웃음) 죽어있던 그 세포들이 다시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드라마 할 때보다 더 즐기면서 한 것 같다. ‘슬기로운 캠핑생활’은 순순하게 배우들로부터 시작한 콘텐츠였다. 시즌2 준비과정과 겹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렇게 단순하고도 순수하게 콘텐츠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 그렇게 순수한 진심으로 만들면 큰 기술 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연한 콘텐츠 하나가 ‘출장 십오야’와 같은 다른 줄기로도 충분히 확장되어 갈 수 있다는 점들을 목격했다. 이를 통해 수년간 쌓아왔던 많은 편견들을 스스로 깨트릴 수 있었던 놀라운 경험이었다. 마지막 촬영 후 99즈와 기념사진! Q. 시즌 2의 또 다른 성과는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장기기증(3, 5화), 사회초년생(6화) 등 드라마를 통해 그 의미를 재고하고 긍정적 실천까지 이끌어냈는데, 연출자로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드라마를 만들면서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목적보단 그저 보여드릴 뿐이고, 이를 받아들이고 느끼는 건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이번처럼 어떤 실천적 행동으로 옮겨졌다는 반응을 들을 때면 감사하고 기적 같다는 생각을 한다. 시즌 2 방송이 되던 중에 장기 기증 희망자가 많아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장기 기증이 어떤 식으로든 강요되어선 안 될 어려운 결정이지만 어쨌든 그 어려운 일에 좋은 마음들이 많이 모이게 된 것에 힘이 되었다는 게 놀라웠다. 콘텐츠가 이렇게 힘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순간이었고 그래서 더 부담을 가져야겠다는 생각 역시 들었던 순간이었다. Q.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처럼 2년 동안 잡고 있었던 이 작품과 이별 중일 것 같다. 이별이 있으면 다시 만남이 있는 듯, 벌써부터 차기작이 궁금하다. 늘 생각이 많다. 매체, 플랫폼에 장르를 특정 짓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이전 작품보다 더 다크하거나 잔혹한 장르물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열심히 달렸으니 이제 휴식을 해야지. (웃음) 99즈와 율제병원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보고 들을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어디선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소소한 일상을 채울 것만 같다. 신원호 PD 또한 마치 우리 일상이 오늘 지나면 또 내일의 이야기가 있듯, 이들의 일상도 무궁무진할 것이라 말한다. 이제 그들을 놓아줄 때! 하지만 슬퍼하긴 이르다. 이 작품을 통해 슬기로운 감독생활을 이어나간 신원호 PD가 있기 때문이다. 휴식 후 그가 내놓을 작품을 기다리며 오늘도 우리만의 슬기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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