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혼자 보단 둘! 부부택배가 좋은 이유는? CJ대한통운 김성주, 나성미 님

혼자 보단 둘이 낫다! 지난 5월 기준 CJ대한통운 부부택배기사는 1,346쌍으로, 2018년 대비 50%, 2019년 대비 9.9%가 증가했다.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부부택배 기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만난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김성주 대리점장1), 나성미 택배기사는 택배가 맺어준 인연이라 소개하며, 부부택배가 가진 장점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그들만의 비결을 소개했다.  

1) 대리점장은 보통 택배기사 출신으로, 대리점 특성에 따라 집화, 배송 업무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택배가 맺어준 인연!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김성주 대리점장은 터미널 안에 정차된 택배 차량 운전석에 앉아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고, 나성미 택배기사는 차량을 배경으로 두손을 모은채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부택배를 통해 업무 시너지를 내고 있는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김성주 대리점장, 나성미 택배기사

Q. 언제부터 택배 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김성주(이하 ‘김’): 2005년에 부산에 살고 있던 친구가 연락이 왔다. 자기가 택배를 하고 있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몇 달만 도와달라고 하더라. 당시 회사를 다니다 잠시 쉬고 있던 상황이라 바로 내려가서 택배를 했는데,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았다.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008년에 CJ대한통운으로 옮겨 쭉 일하고 있다. 이후 대리점장이 되어 집화, 배송 업무 등 택배업을 계속하고 있다.

나성미(이하 ‘나’): 2006년도에 실내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가 친 오빠의 부탁으로 택배 대리점에서 사무 업무를 하게 되었다. 전화도 받고, 수기 정산도 하는 등 기존 해왔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어서 처음에는 힘이 들었지만, 그 덕분에 우리 신랑을 만났다.  

Q. 그럼 같은 대리점에서 처음 만난 건가?

나: 그렇다. 택배가 맺어준 인연인 셈이지. (웃음) 업무시간이 끝난 뒤 사무실에 혼자 남아 엑셀 등을 공부했는데, 매번 우리 신랑이 집화가 많아 대리점에 가장 늦게 들어왔다. 당시 일터가 워낙 외각에 있어 버스정류장까지 한 참을 걸어야 나오는 곳이었다. 이상하게 그날은 길이 더 어두워 보였고, 무섭기도 해서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달라고 남편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그게 시작이었다.

김: 저녁에 퇴근하면 집까지 자주 태워다 줬다. 저녁을 함께 하기도 하고, 휴일에 같이 영화도 보는 등 더 많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만난 지 1년 후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이 택배업무를 열심히 일하다 얻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Q. 서로 어떤 매력에 빠져서 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나: 처음엔 관심 반, 호기심 반이었다. 차 안도 너무 깔끔하고. 다른 택배기사님들하고 참 달랐다. 그리고 노래도 잘했다. 특히 SG워너비 노래를. (웃음)

김: 아내가 6살 연상이다. 당시 부산에 지인도 많이 없고, 의지할 곳도 없었는데, 아내가 그런 빈 자리를 잘 메워줬다. 나만의 안식처 같은 느낌이랄까. 당시 20대라서 철없는 투정도 많이 부렸는데, 그런걸 잘 받아주고 보듬어주니 내 여자 싶었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한거지.

밖에서는 동료애, 집에서는 부부애!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김성주 대리점장과 나성미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전달할 택배 물건을 함께 옮기는 모습으로, 둘 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마스크를 쓴채 일에 매진하고 있다. 트럭 안에는 다양한 택배 물건이 쌓여 있다.
터미널에서 택배 배송을 위해 짐을 함께 나누고 있는 김성주 대리점장, 나성미 택배기사

Q. 언제부터 부부택배 기사로 함께 일하게 되었나?

김: 택배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부산 중구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2015년도에 물량 증가와 수익 증대를 위해 외부인을 쓰기 보단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운동한다 생각하면서 하루에 2시간만 같이 일해보자고 이야기를 건넸다.  

나: 담당 지역 대비 배송량이 많았던 터라 나에게 부탁하더라. 하루 2시간이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처음에는 오후에만 나오라고 해서 복지가 좋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가 좋았지. (웃음)

Q. 담당하는 지역의 특성과 주요 택배 종류, 하루 일과와 택배량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김: 남포동 등을 포함함 중구 지역으로, 아파트, 빌라 주거 지역,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원룸촌, 그리고 깡통, 국제시장 등 상업 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 주거지역이라서 생필품이 가장 많고, 대학생들도 많아서 의류도 제법 있는 편이다.

나: 하루 배송량은 평균 200~250건 정도 되고, 요일로는 화, 수요일이 가장 많다. 기본 배송 이외에도 CJ대한통운 유튜브채널 ‘택배와따 : 택슐랭가이드’에 소개된 것처럼 깡통골목할매유부전골 식당 등 정기 발송 물량에 대한 집화2) 업무도 있다.

2) 집화: 화물 혹은 상품이 한곳에 모여들거나 모이게 함. 고객사 물량을 택배기사가 픽업하는 과정을 이름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왼쪽부터) 김성주 대리점장과 나성미 택배기사가 나란히 앉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Q. 초반 택배를 함께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나: 일단 몸이 힘들었다. 나이도 있고, 요령도 없고 근력이 약해서 무거운 짐을 들기는 쉽지 않았다. 근데 초반에 남편이 3층 이상 택배 업무를 줬다. 택배기사를 하다 대리점장을 하게 된 남편이기 때문에 그만큼 현장 노하우가 많다고 생각해 묵묵히 일을 하다가 어느 날은 ‘왜 나한테만 3층 이상 물량을 주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걸 해줘야 자기가 1, 2층 배송을 빨리 할 수 있다고 하더라. 어쩌겠나. 대리점장님 말을 들어야지. (웃음) 그 덕분에 예전보다 근력이 좋아졌다. 지금은 엘리베이터 없는 곳은 남편이 직접 갔다 온다.

김: 군말 없이 아내가 내 업무 방식에 잘 따라와줘서 고마움이 크다. 일터와 반대로 집에서는 아내가 하라고 하는 건 무조건 한다. 설거지나 청소는 무조건 내 몫이다. (웃음)

Q. 아내를 향한 배려 아닌 배려가 느껴지는데. (웃음) 부부택배를 하면서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김: 아무래도 일을 수월하게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합을 맞춘 지 7년 가까이 되는데, 이젠 말을 하지 않아도 각자 알아서 신속하게 배송을 한다. 집에서는 사랑스러운 아내지만, 밖에서는 꼭 필요한 동료다. 배송만 아니라 영업을 통한 집화를 늘려야 더 큰 수익을 얻는데, 아내의 도움으로 영업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집화도 점점 많아졌다. 그로 인해 아내의 도움을 받기 전 보다 훨씬 많은 수익이 나오고 있다.

나: 수익적인 면보다 더 좋은 건 많은 대화와 두터워진 동료애였다. 첫 아이를 낳고 2년 동안 자연스럽게 경력이 단절되었다. 육아를 전담하니 몸이 힘들 수밖에 없었고, 밖에서 힘들게 일한 남편과도 할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공통 관심사가 다르니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은 거지. 근데 택배를 함께 하면서 달라진 건 대화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같은 일을 하니까 공통 관심사가 생겼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게 된다. 이제는 업무에 관련해서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니까 동료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 말이다.

고수익의 밑바탕은 바로 부부택배!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김성주 대리점장이 택배 차량 안에서 택배 물건에 바코드를 찍고 있는 모습이다.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나성미 택배기사가 택배 차량 보조석에 앉아 왼손에는 관련 서류, 오른손에는 볼펜을 들고 서류 업무를 보고 있다.
각자 맡은 바 일에 매진하며 부부택배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고 있다.

Q. 민감한 부분일 수 있지만 부부택배 이전과 이후의 수익 차이는 어느 정도 되나?

김: 부부택배 이전에는 혼자 월 4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냈었다. 아내와 함께 택배업무를 하면서는 대리점 운영 안정화 및 영업 업무에 쏟을 시간이 많아졌고 집화할 거래처들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꽤 괜찮은 수입3)을 올리고 있다. 직접 액수를 말하긴 쑥스럽다. (웃음)

나: 남편을 도와 택배 업무를 하니 보다 빠른 시간 안에 배송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인건비 절약에도 큰 도움을 준다. 여기에 같은 터미널에 있는 작은 대리점 세 곳의 전산 업무를 하고 있기도 하다.

3) CJ대한통운 부부택배기사의 연 평균 수입은 1억 2천여만원으로 조사됐다 (2021년 2~4월 평균치)

Q. 택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 일단 아내와 함께 하면서 혼자 할 때보다 배송 시간을 단축했다. 이미 자동분류기 휠소터(Wheel Sorter) 등 첨단 시설이 현장에 설치돼 있어 작업 시간과 강도도 현저히 줄었다. 그리고 택배기사 앱을 통해 업무가 간소화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19가 터진 후에 물량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휠소터나 앱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아 큰 어려움 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

나: 고객과의 클레임을 줄이는 게 곧 시간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객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송하면서 고객과 마찰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부부는 주요 배송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고객의 이웃이 되어 살갑게 대하고 인사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았다. 이젠 각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어떤 물품을 많이 구매하는지 다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이 축적되다 보니 더 잘 배송해주려고 하고, 간혹 배송이 늦거나 오배송이 되었을 때도 고객들이 이해해주고 기다려준다.

CJ대한통운 부산중구부평대리점 김성주 대리점장(우), 나성미 택배기사(좌)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CJ대한통운 부산지사 건물을 배경으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부부택배 선배로서 앞으로 부부택배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 만약 가능하다면 우리처럼 주요 배송지역으로 이사를 오면 좋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고객과의 신뢰도 쌓을 수 있고, 편한 이웃 관계로 지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더불어 워킹맘으로서 아이들이 항상 걱정인데, 배송할 때 오며 가며 아이들을 챙길 수 있고, 이웃들이 잘 챙겨주는 이점도 있다.

김: 부부가 함께 일을 하면서 업무 스타일에 따라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그때마다 이해와 배려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부부관계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났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주고, 배려해주는 부분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일이 힘들더라도 집안일을 꼭 해야 한다. 나 또한 요즘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웃음)

Q. 그 실천이 어쩌면 앞으로의 계획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김: 항상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아이들 키우는 것도 힘든데, 일도 함께 병행하니까 말이다. 그 마음을 항상 기억하면서 집안일도 도와주는 멋진 남편으로 아내와 함께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

나: 내가 참 잘 키웠네. (웃음) 나 또한 평생 직장이라고 생각 남편과 함께 오랫동안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우리 고객들에게도 잘 하고 싶다.

인터뷰 내내 부부 출연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이들의 유쾌한 대화는 그만큼 달랐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하나의 목표에 정진하는 부부로서, 동료로서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인생의 반려자로 먼 길을 함께 가겠다는 그 약속은 이제 택배를 전달받는 고객과의 약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김성주, 나성미 부부. 오늘도 행복 배송을 위해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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