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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이 응원을 펼치는 모습. KBO는 이날 입장권 2만3550석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2024년 한국프로야구는 출범 43년 만에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관중 1,000만 명은 사실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수치이다. 수용 규모를 생각할 때 모든 구장의 모든 경기 좌석점유율이 75%를 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2024년 시즌을 앞두고 KBO는 고심에 빠졌다. 프로야구 콘텐츠 고급화와 구단 수익 확보를 위해 국내 OTT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과 중계권 사업을 우선 협상할 것인가? 기존대로 네이버 컨소시엄과 할 것인가? 프로야구 중계 유료화에 대한 야구팬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스포츠콘텐츠의 유료화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근거를 내세워 티빙의 뉴미디어 독점중계에 찬성했다. 결과적으로 보다 높은 중계권료(3년, 1,350억 원)를 제시한 티빙과의 계약은 서로에게 WIN-WIN을 안겨주었다. KBO는 과거보다 높은 수익을 구단에게 안겨주었고, 티빙은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올해 티빙이 숏폼 콘텐츠 제작·배포를 허용한 이후 소셜미디어에 야구 관련 콘텐츠들이 급증하면서 프로야구 인기를 끌어올렸다. KIA 치어리더 응원 춤인 ‘삐끼삐끼 춤’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이주은 치어리더 인스타그램 티빙은 상업적 목적만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40초 이하의 ‘숏폼’ 제작 및 배포를 허용했다. ‘숏폼’의 허용은 밈(meme)을 쫓는 MZ의 기호와 맞아떨어지면서, 한국프로야구 구장에 거대한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냈다. 온라인에서 ‘야구로 노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1,000만 관중 돌파는 한마디로 MZ세대가 준 ‘선물’이다. 올해 6월 기준 프로야구 입장권 구매자 중 20대 비율은 2019년 21.8%에서 42.1%까지 급등*했다. 그중 20대 여성은 24.9%, 30대 여성은 14.3%로 MZ세대 여성이 전체 프로야구 관객의 39.2%로 다른 세대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야구는 ‘중장년층’이 사랑하는 스포츠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어떻게 MZ세대, 특히 젊은 여성이 야구장을 뒤덮게 되었나? *출처 : 인터파크 예매 데이터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는 모습. 첫째는 MZ세대의 경험 중심 소비성향이다. MZ 세대는 전통적인 물질적 소비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여행, 문화, 공연 등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만족감을 얻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야구장은 경기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응원, 현장 이벤트, 먹거리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결합한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MZ 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나 팀과의 감정적 연결을 통해 더 큰 만족을 느끼고자 한다. 둘째는 SNS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과 팬덤 형성이다. MZ 세대는 SNS를 활용해 자신들의 관심사를 표현하고 공유하는 데 능숙하고 익숙하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플랫폼에서 프로야구 관련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소비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팬덤 문화를 형성한다. 지난해까지는 MZ세대들이 경기 하이라이트를 공유하고 싶어도 야구 경기 관련 동영상을 포털이나 SNS 등에 올릴 수 없었다. 티빙이 경기 관련 숏폼 영상 등 2차 저작물을 전면 허용하고 40초 미만의 숏폼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서 프로야구 저변이 젊은 세대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접 촬영한 경기 사진이나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다른 팬들과 소통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MZ 세대 여성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에 대한 팬 활동을 전개하고, 팬아트, 굿즈 제작, 응원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직접 생산한다. 이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프로야구 문화를 직접 만들어 나가는 주체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주체적 활동이 올 시즌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 냈다. KBO, ‘티빙 스포츠’ 및 10개 구단의 유튜브 구독자 수 총합은 3월 23일 개막 당시 173만 명에서 10월 15일 259만 5천 명으로 50% 증가했다. 셋째는 연예인화된 선수들과의 교감이다. MZ 세대는 연예인 문화에 익숙하며, 스포츠 선수들도 연예인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프로야구 선수들은 SNS를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경기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 출연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의 인간적인 매력과 이미지가 MZ 세대 여성들에게 큰 매력을 주며, 이들은 단순한 경기 관람자가 아니라 선수와의 심리적 교감을 중요시하게 여긴다.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생활, 성격, 인간적인 면모 등이 팬들에게 어필되면서, 선수 개개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야구대표자 : 덕후들의 리그>, JTBC <최강야구>와 같은 예능프로그램도 MZ세대의 야구장 출입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넷째는 미디어의 발전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야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된 점도 MZ 세대 여성 팬층의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K리그처럼 다양한 중계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점도 젊은 세대에게 큰 매력 포인트다. 엄파이어캠, 4D캠 등 특수 카메라를 도입하는 동시에 투구 궤적 트래킹 그래픽 같은 고도화된 중계 자료 화면을 제공해 중계 퀄리티를 높여 젊은 팬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 외에도 티빙은 캐스터와 이용자가 ‘티빙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등 MZ 관객들에게 퀄리티 높은 시청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2024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2012년 시즌과 유사한 경향이 있다. 2012년에도 빠르게 관중몰이를 하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달성했지만 그 흐름이 지속되지는 못했다. MZ세대는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른 영역으로 관심이 이동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보여주는 관심 못지않게 온라인 채널에서의 트래픽 확보도 중요하다. 올 시즌과 같은 열화와 같은 성원에도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는 프로야구 산업은 트래픽 확장을 통해 어떻게든 Next Step으로 나아가야 한다. OTT 중계가 불붙인 MZ세대의 야구 열풍을 발판 삼아 한국 프로야구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K-Sports의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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