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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 박일규 무섭게 성장하는 조직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한 사람. 어떤 점이 다를까요? 주니어 연차에 메인MD를 맡아 CJ올리브영 ‘클린뷰티’ 캠페인을 이끈 홍예진 전략기획팀장을 만났습니다. 홍예진 님은 “101%를 완성하는 게 저의 철학”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101%의 노력’은 무엇일까요? CJ뉴스룸이 콘텐츠 구독 서비스 폴인과 함께 ‘건강한 과몰입’에 대해 들었습니다. 꼭 잘하지 않아도, 일에서 얻는 인사이트 있다 Q. 일찍 메인MD(스킨케어 부문)를 맡았어요. 몇 년차 때였나요? 당시 6년차였는데요.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이다보니 주니어 레벨이 경험하기 어려운 책임, 권한을 갖게 됐어요.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스킨케어 메인MD를 맡게 됐거든요.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오기로 해냈어요. 제 일이 망가지는 건 볼 수가 없었거든요(웃음).  Q. 왜 일찍 메인MD를 맡았을까요? 회사 성장이 빠르다보니 선배들이 다 다른 조직으로 발령 났어요. 스킨케어 메인MD를 맡기 전에는 선케어 메인MD를 맡았는데요. 그때 ‘닥터지’, ‘셀퓨전씨’ 같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빌딩한 성과에 대한 인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클린뷰티’*라는 대표 캠페인도 기획했잖아요. 어떻게 가능했나요? 사실 트렌드는 자고 일어나면 생기는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잖아요. 제 생각에 올리브영 MD들의 강점이 대중이 트렌드를 받아들이기 적합한 시점을 잘 캐치한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클린뷰티도 마찬가지였어요. 서구권 국가에서는 이미 2010년 초반부터 언급된 트렌드거든요. 저희에게 2년여에 걸쳐 관련 상품 입점 제안도 왔고요.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결정을 보류했어요. 그러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성분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여러 힌트를 통해 이쯤이면 대대적으로 캠페인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 브랜드들을 발굴, 육성한 캠페인. 2020년 6월부터 시작했다. Q. 어떤 힌트를, 어떻게 얻었나요? 적절한 도입 시점을 알아낸 비결이 궁금해요.   과거 데이터와 경험을 분석했어요. 사실 MD마다 트렌드를 감지하는 방법이 달라요. 감이 좋고 유행에 민감해 고객보다 빠르게 변화를 감지하는 분들도 있죠. 그런데 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만약 제가 남들보다 빨리 그 시점을 알았다면 그건 협력사와의 관계 덕분인 것 같아요.  ©폴인, 박일규 Q. 협력사와의 관계요? 네, 협력사 분들이 힌트를 많이 주셨거든요. 저는 MD로 일할 때부터 협력사와 윈-윈한다는 걸 저만의 룰로 지켰어요. 그래서 마치 협력사 직원처럼 일하고 고민하려 노력했고요.  예로 올리브영에 입점한 협력사 제품 매출이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SKU*를 5개에서 3개로 줄이면, 3개로 5개보다 매출이 잘 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제시했어요.  그러다 보니 서서히 신뢰 관계가 쌓였고, 협력사의 성과가 제 일처럼 큰 성취로 다가왔죠. 협력사에서도 조금 더 신뢰 관계가 두터운 저에게 힌트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시지 않았을까요? (웃음)  *  Stock keeping unit, 재고 관리 코드. Q. 왜 ‘윈-윈’을 자기만의 룰로 지켰나요? 저는 남의 인정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에요. 그게 양분이 돼 성취를 낸 것도 맞고요. 사회 초년생 때는 더욱 그랬어요. 당장 나를 평가해주는 주변인, 특히 상사에게 인정받는 게 내가 인정받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연차가 쌓이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 리더도 영원하지 않고 나를 둘러싼 조직의 여러 환경도 영원하지 않구나. 조직에서 인정받는다는 건 단순히 윗사람에게 인정받는 게 아니라는 걸요. 그걸 깨닫고부터는 ‘나는 객관적으로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는가’가 제 마음속의 가장 큰 질문이었어요. ‘아무리 힘들었어도 내가 오늘 일을 통해 배운 게 있다면 됐다’ ‘나는 후배에게 또 같이 일하고 싶은 선배인가?’ 하면서요. Q. 일에서 삶의 인사이트를 얻는 거네요. 맞아요. 일은 인생에서 너무 크잖아요. 그 시간 동안 뭐 하나라도 얻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은 늘 했던 것 같아요. 그게 꼭 성과가 아니더라도 일을 통해 아이를 키우거나 가정을 꾸리는 데 필요한 레슨 런을 얻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게 하나라도 있었다면 ‘오늘도 잘 성장했다’는 성취감으로 받아들였고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이런 피드백을 자주 하는데요. ‘업무적으로 리더에게 무작정 잘 보이려 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를 갉아 먹으면서까지 억지로 참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대신 “오늘 하루 힘든 일이 있었지만 이 일이 네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한번 고민해보자”고 말해주죠. 그런 인사이트가 단 하나라도 있었다면 오늘은 아주 괜찮은 날일 거라고요.   ©폴인, 박일규 “제 기준 1%만 더 했어요”, 101%를 한다는 건 Q.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 몸담고 있어요. 일해보니 어떤가요? 점점 더 집요해지는 것 같아요(웃음). 제가 입사했을 때 대표님이 오랫동안 MD 실무를 하신 분이셨어요. 그러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 더 재미있는 쇼핑이 뭔지 디테일을 엄청 잘 잡아내셨던 것 같아요. ‘우리는 적자가 나더라도 경쟁사보다 무조건 더 즐겁고 고급스러운 쇼핑 환경을 제공해야 해. 서비스 퀄리티를 높여야 해’라는 마인드가 강하셨죠.  대표님이나 리더들의 철학이 고스란히 저에게도 심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분(협력사)들은 힘드실 수도 있어요. 상품을 가져오면 MD들이 “패키지가 좀 더 작았으면 좋겠고요, 컬러는 핑크색으로 바꾸면 좋을 것 같아요” 계속 요구하니까요. 그렇지만 그래야 고객 입장에서 더 눈에 띌 거라는 확신이 있는 거죠.  Q. 예진님에게는 어떤 게 ‘집요함’이었나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하고 철학으로 삼은 게 하나 있어요.  101% 완성하자.  ‘나는 200%까지 할 자신은 없어. 그렇지만 101%까지는 해보자. 내 일에 펑크가 나지 않고 남들보다 조금은 더 열심히 하는 것, 그 ‘열심’이 티나는 수준까지만 해보자’.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일에 더 몰입하게 됐고 성과가 나기 시작했어요.   Q. 101%라는 게 어찌 보면 추상적인 말이잖아요. 1%를 만드는 건 뭔가요? 결국 자기 만족이에요. 예로 저녁 8시쯤 결과물을 완성했는데 도저히 발이 안 떨어져요. 그럴 때 두 가지 선택이 있잖아요. ‘일단 완성했으니까 집에 가자. 너무 피곤하다. 혼나더라도 내일 혼나자’. 두번째는 ‘남아서 조금 더 하더라도 그다음 날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제 일의 결과물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했어요. 일의 결과를 떠나 내 일의 결과물에 자신이 있는 상태, 그게 저에게는 101%인 것 같아요.  ©폴인, 박일규 Q. 그럼 지치지는 않나요? 물론 지치죠. 제가 스킨케어 메인MD를 맡은 지 얼마 안 됐을 때예요. 저와 함께 일하는 AMD가 3명이었는데요.  저를 포함한 구성원 4명이 모두 체력적으로 버거움을 토로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도 일은 해야 하니 너무 미안하고 괴로운 거예요. 내가 내 1%를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이 친구들이 고생하는 건 아닐까? 그냥 여기서 퀄리티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내일 다 같이 혼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후배들도 만만치 않은 ‘하고잡이’ 더라고요. 어떻게든 같이 좋은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음, 그러니까 뭐라고 정리해야 하나. 그냥 힘들었어요(웃음). 그런데 좋았어요. 딱히 잘 이겨냈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렇게 동고동락한 기억이 굉장히 좋게 남아 있거든요. 더 끈끈해지고, 그들도 이제는 후배를 양성하는 리더가 되고…. 그렇게 밀도 있는 성취를 만들어낸 경험이 조직 곳곳에 퍼져 나간 것 같아요. 마치 DNA처럼요.  Q. ‘업무 과몰입러’가 많다는 뜻이죠? 맞아요. 왜 이렇게 유난히 많을까 생각해 보면 여기서 만든 성과가 올리브영을 넘어 K뷰티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데서 오는 성취감 때문인 것 같아요. 열심히 준비한 카테고리 전략으로 올해 우리나라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는 느낌? 그게 성취감, 자신감의 배경이 돼주는 것 같고요.   조직적으로 어린 연차부터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는 것도 큰 몫을 하는 것 같아요. Q. 어떤 기회요? 카테고리 전략을 이끌 기회요. 저희는 매년 MD 워크숍이라는 걸 하는데요. 입사하자마자 바로 경영진 앞에서 성과를 보고하고 앞으로의 1년을 이끌 전략을 발표해요. 굉장히 챌린저블하지만 그 부담만큼 전사적인 서포트를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다들 매우 열정적인데요(웃음). 복장도 화려하고, 각자의 캐릭터가 있어요. “아이메이크업계 징기스칸이 되겠다”는 멘트도 하고요.  ©폴인, 박일규 Q.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클 것 같아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너무 오래 재고 1년에 한 개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일단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는 게 익숙한 조직이라서요. ‘당연히 30% 이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지’라는 라는 분위기랄까요? 그래서 클린뷰티 캠페인을 할 때도 ‘실패할 수 있지, 그럼 이다음 트렌드를 새로 발굴해서 준비하면 되지’ 이런 마음이었어요. 회사도 중간 단계의 실패에 관대한 편이고요. 사실 100%의 상품을 다 성공시킬 수 있는 MD는 없잖아요. 저는 그중 일부를 성공시키되 그 성공의 볼륨을 더 크게 만드는 게 MD의 역할이라 생각했어요.  나는 어디에 떨어져도 살아남는 사람일까? Q. 지난해에는 전략기획으로 직무를 바꿨어요. 왜 옮겼나요? 연차가 쌓이니 이런 고민이 들었어요.나는 어디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인가? 사실 MD조직에서 한 번 큰 성과를 만드니 이다음 해 내는 성과들이 그전보다 어렵지가 않았어요. 비슷한 노하우를 적용하면 되니까요. 처음에는 굉장히 좋았어요(웃음). 일이 손에 익고 나니 이제 좀 능숙해진 것 같고. 그런데 2~3년이 지나니 더 배우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나는 이 환경을 벗어나 어디에 떨어져도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인가?’ 꼭 여기서 임원이 되고 싶다, 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기보다도 나 개인으로 어떤 일을 맡게 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졌는지에 대한 고민이요.  ©폴인, 박일규 Q. 왜 꼭 ‘어디에 떨어져도 살아남아야’ 하나요? 하던 일 더 잘할 수도 있잖아요.  많은 선배의 행보를 보며 느꼈어요. 나도 직급이 오를수록 내가 경험하지 못한 조직의 리더로 발령날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해야만 한다는 걸 직감적으로 안 것 같아요.  ©폴인, 박일규 ... 이어지는 이야기는 폴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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