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 화려한 전광판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타임스퀘어에서 반가운 로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올리브영입니다.

지난 8월 20일, 미국 대표 뷰티 리테일러 세포라(SEPHORA)의 580여 개 매장에 올리브영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뉴욕 타임스퀘어 매장에는 약 10평 규모의 ‘OLIVE YOUNG K-Beauty Edit’ 전용 매대가 자리 잡았고, 올리브영이 직접 큐레이션한 K뷰티 상품들이 미국 소비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올리브영을 만나게 될 줄 몰랐어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뉴욕을 찾은 사람들이 하나둘 올리브영 앞에 멈춰 섰습니다. 왜 지금 미국에서 올리브영일까요?
미국에서 올리브영을 만나는 두 가지 방법
미국의 뷰티 쇼핑 지형은 꽤 명확합니다. 월마트나 타겟 같은 대형 유통채널을 제외하면 전문 뷰티 시장은 오랫동안 세포라와 울타뷰티가 대표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런 미국 시장에 올해 올리브영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5월, 온라인과 함께 LA 패서디나에 미국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센추리시티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고, 이번에는 세포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곳곳에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넓혔습니다.
두 채널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올리브영 매장은 ‘깊게’, 세포라는 ‘넓게’입니다.
| 올리브영 미국 매장 | 세포라 내 올리브영 | |
| 역할 | K뷰티를 깊고 다양하게 발견하는 공간 ‘K-beauty playgound’ | 검증된 K뷰티를 폭넓게 알리는 접점 |
| 상품 | 500여개 다양한 브랜드와 뷰티, 웰니스 카테고리를 폭넓게 온· 오프라인 구성 | 올리브영이 큐레이션 한 핵심 스킨케어 상품 19개 중심 |
| 경험 | 상품 테스트부터 피부·두피 진단, 상담 등 발견과 체험 | 익숙한 미국 뷰티 채널에서 손쉽게 K뷰티를 발견 |
| 의미 | 올리브영만의 K뷰티, 라이프스타일 쇼핑 경험 구축 | 미국 전역으로 K뷰티의 접점과 인지도 확대 |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다양한 K뷰티 브랜드와 상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하고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세포라는 이미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유통망을 활용해 올리브영이 선별한 K뷰티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소개합니다.
서로 다른 두 방식이지만 향하는 곳은 같습니다. 더 많은 미국 소비자가 좋은 K뷰티를 발견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지금 뭐가 인기예요?”
사실 K뷰티는 미국에서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뉴욕과 LA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시안 뷰티 편집숍은 물론이고 대형 뷰티 매장에서도 한국 브랜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미국에 직접 진출해 매장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K뷰티의 인기가 커진 만큼 새로운 문제도 생겼습니다. 인기 제품을 모방한 가품부터 K뷰티의 패키지와 마케팅 문법만 차용한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수많은 상품 가운데 무엇이 실제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사랑받는 K뷰티인지 판단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흥미로운 변화를 발견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질문이 “K뷰티가 뭐예요?”에서 “한국에서는 지금 뭐가 인기예요?”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여행에서 직접 올리브영을 방문했거나, SNS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쇼핑 모습을 접한 글로벌 K뷰티 팬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Korean Beauty’라고 적힌 제품이 아니라 지금 한국 소비자들이 실제로 사고 쓰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는 무엇인지, 올리브영에서는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루틴으로 사용하는지를 궁금해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올리브영의 역할이 선명해집니다.

27년의 큐레이션을 미국으로
세포라가 수많은 K뷰티 기업 가운데 올리브영과 손을 잡은 이유 역시 ‘큐레이션’에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지난 27년 동안 한국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많은 뷰티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해왔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읽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해 시장에 소개하며, 어떤 제품이 실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지를 지켜봐 왔습니다.
이번 협업에서 올리브영이 미국으로 가져간 것도 단순히 몇 개의 인기 상품이 아닙니다. 한국 시장에서 축적해온 ‘무엇을 고를 것인가’에 대한 경험입니다.
한국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은 브랜드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선별하고, 이를 미국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합니다. 세포라는 광범위한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그 큐레이션을 미국 전역의 소비자에게 전달합니다. 결국 미국으로 향한 것은 K뷰티 제품만이 아니라 K뷰티를 발견하고 선택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이제는 ‘K뷰티라서’가 아니라 ‘좋아서’
타임스퀘어 매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트렌디한 패키지만큼이나 제품의 성분과 효능, 어떤 피부 고민을 위한 제품인지가 적극적으로 드러나 있다는 점입니다.
피부 장벽, 수분, 탄력, 진정처럼 소비자가 자신의 고민에 따라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익숙하지 않은 성분이나 제형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설명합니다. 이는 지금 미국에서 K뷰티가 소비되는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국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좋은 제품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발라봤을 때 좋은지, 내 피부 고민을 해결해주는지, 가격에 비해 충분한 가치를 주는지. K뷰티가 미국에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K뷰티 인기는 오히려 더 흥미롭습니다. ‘한국 제품이니까’ 써보는 단계를 넘어, 제품 자체가 좋아서 다시 찾는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리브영이 타임스퀘어에 오기까지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걸린 로고 하나만 보면 글로벌 진출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선택과 고민이 있습니다. 좋은 K뷰티를 어떻게 세계의 소비자와 연결할 것인가. 지난 27년간 한국에서 쌓아온 경험을 새로운 시장의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제 시작입니다. LA의 올리브영 매장에서 K뷰티를 깊이 경험하고, 미국 곳곳의 세포라에서 올리브영이 고른 상품을 발견하는 풍경이 조금씩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소비자가 ‘K뷰티라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K뷰티가 자연스럽게 글로벌 뷰티의 기준 중 하나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마주한 올리브영 로고는 그 미래를 향한 작은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한국에서 발견한 좋은 것을 세계의 일상으로. 그 다음 장을 이제 올리브영이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