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 경기를 앞두고 국내외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선수가 있다. TEAM CJ 최가온(18)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밀라노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소개하며 최가온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세계랭킹 1위, 2025-2026 월드컵 3연승 달성, 그리고 여자 선수로는 극히 드문 5m 이상의 폭발적인 점프력. 최가온이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올림픽 스노보드 최연소 금메달 기록도 경신하게 된다.
이번 무대는 최가온 선수의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기도 하다. CJ뉴스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가온은 “꿈의 무대에 처음 서게 되어 설렌다. 이 자리까지 오는데 CJ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올림픽 모의고사’ 월드컵 3연승 우승… 세계 랭킹 1위로 우뚝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U자 모양의 반 원통형 슬로프를 가로지르며 공중회전과 점프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심판들은 점프 높이, 기술 난이도 등을 종합해 점수를 매긴다.
최가온은 지난 1월 18일(한국 시각)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2025-2026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2.50점을 받아 시즌 3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장자커우, 미국 코퍼마운틴에 이어 참가한 월드컵 3개 대회를 모두 제패한 것이다.
특히 락스 대회에서는 ‘프런트사이드 텐(1080도 공중 3회전)’, ‘스위치 백 세븐(720도 공중 2회전)’, ‘백사이드 나인(900도 공중 2.5회전)’ 등 고난도 기술을 완벽하게 연결했다. 2위와 무려 10점 가까이 차이 나는 점수로 여유롭게 우승을 따내며 여자 하프파이프 월드컵 랭킹 1위(300점)로 올라섰다.
‘설상의 김연아’ 꿈꾸던 7세, 한국 여자 스노보드 첫 금메달 눈앞에
최가온이 스노보드를 시작한 건 7살 때였다. 언니·오빠를 따라간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배우겠다고 울면서 고집을 피웠다. 한 달 만에 하프파이프 원데이 클리닉에 참가해 전윤걸 청소년대표 코치를 만났다. 전 코치가 부모님께 “설상의 김연아가 될 수 있다”고 권유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최가온은 2022년 13세의 나이로 미국 주니어 북미 대회 5연승을 달성했고, FIS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듬해인 2023년엔 14세의 나이로 X게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역사상 최연소 챔피언이 됐다. 클로이김이 2015년 세웠던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189일 앞당기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련도 있었다. 2024년 스위스 락스에서 훈련 중 허리 골절 부상을 당했고, 수술을 받으며 급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가온은 “파이프를 타면서 기술이 잘될 때는 ‘내 길이구나’ 생각하다가도, 부상을 당하면 ‘이 길로 꼭 가야 하나’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25년 1월, 최가온은 같은 장소에서 동메달을 받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점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최가온의 가장 큰 장점은 보통 여자 선수들의 두 배에 달하는 ‘최대 5m’의 폭발적인 점프력. 현재 세계에서 이 높이로 날아오르는 선수는 최가온과 클로이 김, 딱 두 명뿐이다.

“1년 내내 파이프 원정 훈련… CJ 후원 덕분입니다”
최가온의 활약 뒤엔 2023년부터 시작된 CJ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CJ그룹은 “기업이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꿈지기 철학’에 따라 유망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에 집중 투자해왔다.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 TEAM CJ로 참가하는 김민선과 최가온은 동계 종목의 대표 수혜자다.
최가온은 “한국에서 훈련하다 해외에서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볼 때면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자극을 받는다”면서도 “원정을 한번 나갈 때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희 종목은 1년 내내 원정을 다니기 때문에 지원이 없다면 꼭 가야 할 곳을 추려서 가야 하는데요. CJ그룹의 지원 덕분에 1년 내내 파이프를 여는 곳은 거의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외국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할 수 있어서 좋아요.”
잦은 해외 훈련 가운데 ‘집밥’을 책임지는 것도 CJ다. 최 선수는 “예전에는 부모님이 해주시는 집밥 위주로 먹었는데, CJ그룹에서 비비고 음식을 많이 챙겨주셔서 이제는 외국에서 국밥, 한국 치킨 등 다양한 메뉴의 한식을 먹고 있다. 그래서 컨디션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날 아침엔 비비고 갈비탕 같은 든든한 음식을 먹는다.
“특히 하프파이프 훈련지 근처에선 한식을 구하기 쉽지 않거든요. 보내주신 음식들을 보면 외국에 있지만 한국 집에 있는 듯한 기분이라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요. 비비고 육개장, 갈비탕, 치킨, 떡볶이, 김말이를 전부 다 좋아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보여드리고 싶어요”
첫 올림픽을 앞둔 최가온은 “첫 번째 올림픽이라 설레기도 하고 생각보다 관심이 많아서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그래도 가장 꿈꾸던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예선 첫 경기는 11일 열린다. 최가온은 “예선 경기가 가장 긴장된다”며 “기술은 하나하나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고, 잘 연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가 남기고 싶은 가치는 단 하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최가온은 “가장 꿈꾸던 무대인 만큼 잘하면 좋지만, 못하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고 더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록보다 중요한 건 완벽한 퍼포먼스다. “퍼포먼스를 다 하지 못하고 넘어질 때면 ‘이게 내 실력이 아니잖아. 다시 기술에 집중하자’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18세의 어린 나이지만 같은 길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을 볼 때면 부상 걱정에 안쓰럽기도 하다. 최가온은 “남들보다 조금 천천히 가도 늦지 않으니 자기 루틴을 만들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꼭 안전하게 보드를 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가온의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11일 오후 6시 30분에 볼 수 있다. 메달을 결정짓는 결승은 13일 오전 3시 30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