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무대가 끝나도 팬들의 활동은 끝나지 않는다. 공연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 SNS에 좋아하는 장면을 공유하고, 다른 나라의 팬들과 다음 무대를 이야기한다. 때로는 함께 응원 전략을 세우거나 새로운 팬을 모으기 위해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한다.

팬들의 활동이 다양해지고 팬덤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팬덤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J ENM의 글로벌 K팝 콘텐츠 플랫폼 ‘엠넷플러스(Mnet Plus)’는 2025년 10월 누적 회원 4,0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1년 만에 1,000만 명을 추가로 확보하며 2026년 10월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이용자의 약 80%는 해외 팬이며, 신규 가입자의 90%가 10~20대일 만큼 젊은 글로벌 팬덤의 유입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팬덤 플랫폼은 어떤 매력으로 전 세계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을까? CJ뉴스룸 [TREND CODE]에서 <트렌드코리아> 시리즈의 저자 권정윤 박사와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김지원 CJ ENM 엠넷플러스 사업부장과 함께 팬덤 경제의 성장과 팬덤 플랫폼의 진화를 살펴봤다.

팬심이 만드는 경제, 팬들이 시장을 키운다
‘불황 때 고객은 떠나도 팬은 떠나지 않는다.’ 마케팅 전략가이자 <팬덤 경제학>의 저자인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의 말이다. 팬덤(Fandom)과 산업(Industry)을 결합한 ‘팬더스트리(Fandustry)’라는 말이 등장한 것도 팬들의 소비를 기반으로 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팝 팬덤의 영향력은 소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김지원 사업부장은 K팝 팬덤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적극성’을 꼽았다. 팬들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최애’를 성공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직접 홍보에 나선다. 스스로 마케팅 채널이 되어 새로운 팬을 모으고 팬덤의 규모를 키워가는 것이다.
기업들도 이러한 팬덤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식음료, 패션, 뷰티 등 다양한 업계에서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해 한정판 상품을 출시하거나 MD를 제작하는 등 팬덤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친다. 팬들의 열정을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소비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팬들은 가수를 좋아할 때 음반만 사지 않습니다. 가수와 관련된 MD나 응원봉, 의상 등을 사면서 팬덤 소비로 이뤄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팬들의 소비를 놓칠 수 없는 기업들은 팬덤을 하나로 모아놓은 커뮤니티를 플랫폼으로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위버스, 버블, 엠넷플러스 같은 팬덤 플랫폼이 대표적이죠.”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팬들이 모이고 머무는 곳, 팬덤 플랫폼의 매력
팬덤 플랫폼의 가장 큰 매력은 아티스트와 가까워지는 경험이다. 특히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인기다. 버블의 초기 구독자였던 이현지 연구원은 메시징 서비스가 단순해 보여도 팬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버블 운영사인 디어유가 빠르게 흑자로 전환한 것도 팬들의 니즈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다. 엠넷플러스 역시 메시징 서비스 ‘플러스챗’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굿즈도 팬덤 플랫폼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재미다. 엠넷플러스는 Mnet <보이즈 II 플래닛>과 연계해 참가자들의 미공개 컷을 영상과 소리, 손글씨 등과 함께 담은 디지털 카드 ‘플래닛 카드’를 선보였다. 생생한 볼거리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전 세계 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국경을 넘어 누구나 팬덤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엠넷플러스에서도 200여 개국의 팬들이 콘텐츠를 즐기고,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응원 전략을 세운다. 세계 각국 팬들의 대화는 24시간 끊이지 않는다.
소통을 넘어 콘텐츠로, 엠넷플러스의 ‘범K팝 팬덤’ 전략
팬덤 플랫폼은 이제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엠넷플러스는 아티스트의 소속사와 관계없이 K팝 팬 전체가 모이는 ‘범K팝’ 팬덤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콘텐츠’다. <엠카운트다운(M COUNTDOWN)>, , 등 오랜 시간 쌓아 온 음악 IP와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여러 소속사의 아티스트와 함께 콘텐츠를 만든다. 덕분에 서로 다른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들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함께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오리지널 콘텐츠 <숨바꼭질>이다. 다양한 소속사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정체불명의 술래로부터 살아남는 공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엠넷플러스 플랫폼 회원은 80% 이상이 해외 고객이에요. 그래서 글로벌 고객들도 자막과 상관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다가 공포물을 기획하게 됐죠. 아티스트들이 놀라고 겁먹을 때마다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데, 팬들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최애의 모습이라 너무 재밌어서 계속 플랫폼을 찾게 되는 거예요.”
김지원 CJ ENM 엠넷플러스 사업부장

<숨바꼭질>은 공개 초기부터 글로벌 팬들의 호응을 얻으며 시즌2로 이어졌다. 2026년 9월 기준 전 세계 213개 지역에서 시청되고 있으며, 관련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7,500만 회에 육박한다. 콘텐츠의 힘이 곧 플랫폼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엠넷플러스가 ‘라이트 팬’에 주목하는 이유
김지원 사업부장은 엠넷플러스의 다음 성장 동력으로 K팝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팬’을 꼽았다. 게임 산업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이용자층이 두터울 때 IP의 생명력이 길어지는 것처럼, K팝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부터 열성 팬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연히 접한 무대나 예능에 흥미를 느끼고, 다른 콘텐츠를 찾아보면서 점차 팬덤에 깊이 빠져든다. 라이트 팬이 많아져야 결국 코어 팬덤도 확장된다.
라이트 팬을 늘리기 위해 CJ ENM은 엠넷플러스의 오리지널·라이브 콘텐츠를 확대하고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팬들에게는 더욱 풍성한 참여와 소통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팬심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콘텐츠와 플랫폼이 그 시장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무대가 끝난 뒤에도 팬들의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엠넷플러스는 K팝 팬덤의 새로운 무대를 열어가고 있다.
- 관련 기업
- CJ ENM, 엠넷플러스(Mnet Plus), 하이브, 디어유
- 영상 출연자
- 권정윤 박사,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김지원 CJ ENM 엠넷플러스 사업부장
- 주요 플랫폼
- 엠넷플러스, 위버스, 버블, 플러스챗, 플래닛 카드
- 핵심 키워드
- 팬덤 경제, 팬더스트리, K팝 팬덤, 팬덤 플랫폼, 글로벌 팬덤, 팬덤 소비, 디지털 굿즈, 라이트 팬, 콘텐츠 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