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비비고 제품을 통해서 ‘제대로 만들어 맛있는 한식’으로서 집밥을 대처하며 대한민국의 가정간편식(이하 ‘HMR’) 시장의 트렌드를 새롭게 정의했다. ‘더비비고’는 기존 비비고의 맛에 건강과 영양을 더한 차세대 HMR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국내외 HMR 트렌드를 반영해 새롭게 정의한 HMR이다. 여기에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타공 노치 기술이 더해지면서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소비자를 위한 세심한 노력이 돋보이는 타공 노치 기술은 과연 무엇일까?
전병현 |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
패키징의 변화로 소비자의 안전과 편의를 책임진다
차세대 HMR 더비비고의 포장의 차별화 고민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제품으로 식자재에 차별화를 준 ‘더비비고’의 신제품은 국물요리, 소스류, 죽으로 액상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존 비비고 생산라인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포장재 선정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제한적인 조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제품 포장은 생산성과 진열성이 우수한 스탠딩파우치였지만, 기존 비비고 제품은 물론 경쟁사 제품들도 대부분이 동일한 포장형태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포장의 차별화를 구현하기에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동일한 포장 형태에서 차별화는 물론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장점을 없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하였고 그 때 파우치의 노치(Notch, ノッチ)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기존 파우치 노치의 고질적 문제점에서 출발!
노치는 파우치 씰링부에 홈이나 절단 선을 넣어 제품의 개봉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당시 이런 노치 구조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었다. 절단된 노치 구조는 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워 소비자 손베임 클레임이 빈번이 발생되고 있었고, 제품과 제품 사이에서 간섭 작용으로 유통 간에 파손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순간 ‘노치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비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노치를 개발한다면 더비비고 제품에 차별화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노치 구조에 대해서 계속해서 알아보았다.
노치의 위험 요소는 제거, 기능은 그대로
먼저 손 베임 현상의 근원인 노치 구조를 제거해야 했다. 문제는 파우치 경계면에서 노치를 제거하면서 파우치를 개봉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노치는 탄성학적으로 편평하게 가공한 재료에 부분적으로 오목하게 팬 곳을 의미한다. 이 부분에 힘이 주어질 경우, 다른 부분보다 훨씬 더 큰 응력의 집중이 발생해 피로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파우치의 노치 역시 이런 원리로 개봉편의성을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베임 현상을 개선하고자 노치 구조를 파우치 경계면에서 제거해야 했기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였다.
새로운 대안은 씰링면에 타공을 넣어서 모서리 노출을 막아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노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었다. 타공 형상은 기하학적 측면에서 마름모를 선택하였다. 마름모는 네 변의 길이가 같고 대각선의 길이가 다른 사각형으로 노치와 같이 외부 압력이 가해졌을 때 힘을 집중시킬 수 있는 개시점을 양방향으로 보유하고 있기에 노치를 대처하기에 최적의 구조라 판단했다.
하지만, 종래의 노치와 비교하면 할수록 개봉성 측면에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꼈다. 그리고 그 갈증은 필름의 표면가공 기술 중 하나인 엠보가공을 통해서 개봉성을 보완하였다. 엠보가공은 펀칭금형의 압력과 간격을 조정하여 필름표면에 미세한 선과 점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타공노치 개봉시에 힘을 모을 수 있는 방향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특히, 마름모 구조의 개시점에 힘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형 엠보가공을 넣어서 기존 노치구조와 동등 아니 그 이하 수준의 힘으로도 파우치를 개봉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그뿐 아니라 파우치 경계면과 타공 노치 사이에 좁은 공간에 엠보가공이 균일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펀칭금형의 규격 설계 및 설비라인까지 공정 편차 등을 정밀하게 분석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타공노치의 품질 기준을 수립하였다.
이 후에도 제품 출시 전까지 많은 샘플 제작과 공정 검토를 통해서 규격 기준을 세분화하는 과정을 진행하였으며, 현재도 타공 노치의 지속적인 개선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 특히, 마름모 구조와 ‘-‘형 엠보가공의 조합이 힘을 한 방향으로 모와 개시하는 최적화 구조라면 다양한 개시점에도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힘을 집중시키며 유통안전성도 보다 보완한 하트형 구조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새로운 타공 노치 구조를 고안하여 지속적으로 제품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파우치 내에서 노치 구조는 소비자가 인지할 수 없을 만큼 미세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무리 하찮은 부분이라도 놓치지 않고 신경 써서 고민한다면 상기와 같이 안전성 확보하고, 소비자들에게 기존 제품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개봉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포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검토하는 포장의 노력만큼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더비비고 제품의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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