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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이 많이 검색해 본 요리 레시피는 어떤 걸까. 파스타, 피자, 샌드위치 등이 떠오른다. 그런데 구글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3 트렌드 검색어 순위’ 레시피 부문 1위엔 쉽게 예상하기 힘든 메뉴가 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비빔밥(bibimbap)’이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빔밥이 세계 수많은 음식 가운데서도 2023년 기준 가장 높은 검색 증가율을 보인 요리로 꼽힌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영국 잡지 ‘타임아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급량을 기준으로, 한식이 이탈리아 음식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 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도 한식 이름이 잇달아 등장했다. NYT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요리 23선’엔 미국 한 한식당의 한국식 물회에 면을 추가한 ‘물회면’이, ‘뉴욕 최고의 요리 8선’엔 돼지 곰탕이 올랐다. K푸드 열풍이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종류도 한두 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비빔밥은 물론 김밥, 만두, 김, 라면 등을 비롯해 한국의 다양한 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원래 다른 나라의 음식 대부분은 해당 국가에 여행을 갔을 때 먹는 정도에 그친다. 그런데 한식은 이 한계에서 벗어나, 세계인들의 일상에 자리하게 됐다. 한식은 대체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됐을까. 김희경|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영화평론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이자 영화평론가, 한국영화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중문화 산업 관련 칼럼을 연재 중이다. K콘텐츠 보고, K푸드 먹고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가 등장하는 장면 K푸드 열풍의 일등 공신은 단연 K콘텐츠이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의 영광을 차지하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이 분 것이 대표적이다. 예능 <서진이네>에 나온 ‘불짜장 라면(짜짜로니+불닭볶음면)’ 레시피 역시 큰 화제가 됐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라면 수출액은 지난 11월 기준 1조 원을 넘어섰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 인기에 힘입어 김밥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3월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비비고 냉동 김밥 3종(햄야채‧불고기‧김치치즈)은 일본 대형마트 1위 업체 이온(AEON) 등 현지 주요 유통채널의 2000여 개 점포에 입점했다. 이온에서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7월 기준 60만 개를 돌파했다. 김밥 열풍과 더불어 조미김 등도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김 수출액은 1조 원을 돌파했다. 수산식품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핫도그, 만두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핫도그의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2.7% 증가한 1270만8000달러(약 164억7973억원)를 기록했다. 핫도그는 미국, 유럽 등에선 ‘코리안 콘도그(한국식 핫도그)’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만두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 3분기 북미 지역에서 점유율 50%를 돌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나도 주인공처럼… 닮고 싶은 만큼 먹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경양식당 장면 특정 국가의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대한 호감과 관심 자체를 보여준다. 과거 한국에 ‘경양식(輕洋食)’ 요리가 유행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된다. 경양식은 ‘간단한 서양식 요리’를 뜻하며, 경양식 식당에선 수프,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오므라이스 등을 주로 팔았다.  경양식의 인기엔 서양 문화에 대한 일종의 ‘선망’ 또는 ‘동경’ 심리가 작용했다. 미국과 유럽의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많이 먹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싶고,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 등을 나이프로 썰면서 느끼는 분위기와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던 것이다. K콘텐츠를 보고 한국의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에도 비슷한 심리가 작용한다. K콘텐츠 속 주인공이 자주 먹는 음식을 보면서 그 맛이 궁금해지고, 그 음식을 먹을 때의 느낌을 체험해 보고 싶게 된 것이다. 더불어 한국 문화와 일상 자체를 직접 향유하는 주체가 되고 싶은 심리가 작동하면서, K콘텐츠 열풍은 자연스럽게 K푸드 열풍으로 이어졌다. 음식과 콘텐츠엔 공통점도 있다. 음식과 콘텐츠는 모두 본능에 기초하며, 이를 충족시켜 줄 때 비로소 확산된다는 점이다. 음식은 생존과 식욕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위해 존재한다. 나아가 맛으로 미각을 충족시켜, 일상에 큰 행복감과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해낼 때 비로소 그 음식은 많은 사랑을 받고 확산된다.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의 기쁨, 슬픔 등 본능적인 감정을 자극하고, 이를 충족시키면 하나의 취향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고 집단적으로 그 취향이 형성되면, 곧 문화 자체가 전파되었다고 할 수 있다. K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K컬처가 확산된 과정을 떠올려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한국 음식과 콘텐츠는 사람들의 본능을 두루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며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K-스트리트 푸드’와 현지화 전략으로 효과 ↑ K콘텐츠 열풍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다양한 기획과 전략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떡볶이와 핫도그, 김밥, 김말이, 붕어빵, 호떡 등 6대 제품을 ‘K-스트리트 푸드’로 전략 품목으로 지정했다. 그중 첫 주자로 나온 CJ제일제당 떡볶이는 현재 미국, 호주, 베트남, 싱가포르 등 2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세분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과 베트남에선 옥수수 만두를, 미국에선 치킨고수 만두를 출시했다. 채식을 하는 글로벌 ‘비건’ 족을 잡기 위한 식물성 만두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미식가로 유명한 브리어 사라뱅은 이런 말을 했다.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도 인류의 행복에 한층 더 공헌한다.” 별은 아름답지만 멀리 있다. 하지만 요리는 늘 우리의 곁에 가까이 존재하며 기쁨을 준다. 나아가 안락한 일상에서 새로운 미지의 세계까지 즐길 수 있다면, 더욱 큰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 아닐까. K푸드는 앞으로도 전 세계인들의 식탁에서 크나큰 발견의 기쁨과 맛있는 행복을 선사할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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