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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 이종필, ‘세계의 주인’ 윤가은, ‘한국이 싫어서’ 장건재 감독이 참여해 영화와 극장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배우 김대명, 원슈타인, 이수경, 홍사빈, 고아성, 양말복, 장혜진, 권해효, 문상훈 등이 함께해 깊은 여운을 전한다. 3월 18일 개봉해 CGV 아트하우스를 포함한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 리뷰 영화 <극장의 시간들> 메인 포스터. <극장의 시간들>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영화다. 옴니버스가 세계관을 공유하며 느슨하게 연결된 에피소드들의 모음이라면, 엔솔로지는 공통의 소재나 장르로 묶일 수 있는 독립된 에피소드들의 나열을 말한다. 그래서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각자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극장에 대한 이야기는 엔솔로지로 분류해야 옳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중심이 되어 도리어 영화를 기획하고, 젊은 감독들이 각자 극장에 대한 단편을 완성하여 마침내 다시 극장에서 상영을 한다는 것. 비가 대지를 적시고 냇물을 거쳐 바다가 되었다가, 다시 수증기를 거쳐 비로 내린다는 아름다운 순환 과정을 듣는 기분이다. 사실 영화는 늘 그랬다. 우린 모두 처음에는 관객이었으니까. 영화 <극장의 시간들> 스틸컷.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극장 산업의 위기’는 이제 뉴스에서 들먹이기 진부해진 서사다. 팬데믹의 도래, OTT시장의 확대, 관람료 인상. 제때 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이 쌓이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고, 신규 제작 편수가 줄어들어 결국 한국영화산업 자체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는 일타강사식 요약 정리는 잠깐 차치하자. 천만영화의 등장 여부로 한국영화산업의 건강함과 건재함을 진단하러 나섰던 심각한 이들도 <왕과 사는 남자>덕분에 당분간 근심을 덜 수 있을 터다. <극장의 시간들>은 셈법을 따지는 산업 구조 대신, 우리가 가장 처음 영화를 보고, 영화에 매혹되었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은 가장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그때 곁에 누가 있었는지 기억나는가? 영화 <극장의 시간들> 스틸컷.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에는 감독의 자전적인 회고담과 현재가 나란히 놓여있다. 씨네필이라는 공통점으로 함께 어울리던 그 시절의 친구들이 있고, 그때는 나만 아는 진실이었으나 이제는 그 출처조차 확인할 수 없는 침팬지의 웅크려 앉은 뒷모습이 있다. 노력과 진심으로는 설득할 수 없는 엄격한 관객들이 있으며, 흥행 성적과 댓글을 통해 실패와 비난을 직접 체험하는 직업인 감독도 객석에 있다. 그러나 어쨌든 애틋한 과거의 순간을 현재형으로 다시 빛나게 만드는 것은 오직 스크린 위에서 가능한 마법이고, 그 시절 어리숙한 청춘과 치기에 공감하는 다정한 사람들도 다 극장에 있다. 과거와 기억, 감정과 공감, 위로와 구원이 모두 극장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 시절 우리가 마음을 쏟고 진심으로 믿었던 것 혹은 침팬지에게도 객석의 평화와 위로는 유효할 것 같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 스틸컷. 반면 아이들의 반짝이는 순간을 세상에서 가장 잘 포착하는 윤가은 감독은 극장을 영사와 관람이라는 원래의 용도 너머 ‘촬영 공간’으로 확장한다. 숲과 골목에서 소녀들이 화창하게 웃고 떠들고, 감독(고아성)이 함께 어울려 뛰어노는 장면에 이르면 ‘윤가은 감독의 아역 배우 연출의 비밀’을 공개하는 메이킹 필름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어른 연출자로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달래거나 거래하거나 협박하는 대신 각각 동등한 인격체로 마주보고 아이들의 말을 귀 기울이며, 행동을 관찰하고, 영화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감정을 다독인다. 그래서 맑은 소녀들의 왁자지껄한 화면에는 연기도 없고 가짜도 없다. 모두 같이 어울려서 무엇인가를 함께 만들고 있다는 즐거운 설렘. 클로즈업의 반복을 통해 객석으로 공간이 전환되면, 윤가은 감독이 프레임 내부에 직접 등장한다. 이제 영화의 시점은 극장에서 촬영하고 있는 감독으로 달라지지만 공간 내부의 따뜻하고 다정한 공기는 그대로다. 그것이 영화의 것인지, 극장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 스틸컷. 개봉에 맞춰 추가된 장건재 감독의 <영화의 시간>은 극장의 일상적인 구성원들을 하나씩 헤아린다. 영사 기사, 매표소 직원, 청소 노동자, 관객. ‘우연’과 우연히 마주친 ‘영화’가 영화를 보다 잠들고 극장의 꿈을 꾸는 에피소드에는 상영 전후로 나눠지는 극장의 시간도 함께 담겨있다. <침팬지>가 노스텔지어 담긴 시선으로 ‘공동의 기억’인 극장을 바라보는 동안 <자연스럽게>가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상냥한 제작 순간을 반추했다면 <영화의 시간>은 영화와 극장이 일상으로 연결되는 시간을 포착한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 스틸컷. <극장의 시간들>은 다큐멘터리와 픽션, 스크린과 카메라의 경계를 오가는 메타적 시도를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은 씨네큐브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홍성희 영사 기사의 얼굴이다. DCP 상영이 일반화되면서 작업 과정은 단촐해졌지만 상영 내내 영사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의 무게는 변한 적이 없다. 이제 ‘극장의 시간들’은 다음 세대로 흐르고 있다. 이제 각자 품고 있는 ‘극장의 시간들’을 이야기할 차례다. 극장에서 가장 처음 본 영화는 007 시리즈였고 (로저 무어였는지 피어스 브로스넌이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 가족 나들이였다. 아이를 데리고 왜 하필 그 영화를 골랐을까? 그 시절의 마음을 상상한다. 극장의 시간들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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