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은 암울하다. 외출하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꽃놀이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케이크 등 달콤한 디저트 위에 ‘시들지 않는 꽃’을 피워 집 안에서도 화사함을 선사한 고마운 이가 있다. 바로 ‘나난’ 작가다. 뚜레쥬르와의 협업으로 아름다운 디저트를 완성한 그는 어떤 마음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걸까!
국내 1호 윈도 페인터 ‘나난’의 특별한 캔버스
나난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종이, 창문 등 캔버스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는 그는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광고창작과를 전공한 그의 첫 커리어는 잡지의 객원 기자였다. 글을 쓰는 것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터라 기사에 맞는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했다.
종이를 캔버스로 삼았던 그가 국내 1호 윈도 페인터로 알려진 것은 2004년 무렵. 유리에 그림을 그린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됐다. 친구 집에서 흰색 마커를 이용해 유리창에 그림을 그렸는데, 햇살이 만들어 낸 그림자 무늬가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다고. 이를 본 카피라이터 친구가 ‘윈도 페인팅’이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나난 작가는 이때부터 국내 첫 윈도 페인팅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유리창에 그림을 그렸고, 1년 뒤에는 뉴욕, 런던, 홍콩에서 윈도 페인팅 전시회를 열면서 윈도 페인터로서 활동을 이어나갔다.
윈도 페인터로서 홍콩, 프랑스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난 작가. 그의 캔버스는 종이와 창문에 국한되지 않고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신발, 접시, 화장품 등을 캔버스로 삼아 그의 그림을 선보이고 있는 것. 이를 통해 대중들이 전시회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나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감사의 마음을 오래도록, ‘시들지 않는 꽃다발’
나난 작가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처럼 요즘은 예술과 상품의 영역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제약회사, 식·음료, 패션, 뷰티 등의 브랜드와 예술가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나난 작가는 이러한 협업이 대중과 작가, 기업 모두 ‘윈윈(Win-win)’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대중은 꼭 전시회에 가지 않아도 작품을 접할 수 있고, 작가 또한 협업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으며, 기업은 이를 통해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신발, 접시 등을 거쳐 나난 작가가 새롭게 협업한 브랜드는 바로 뚜레쥬르다. 뚜레쥬르에서는 가정의 달이면 늘 감사를 전하는 매개체로 쓰이는 꽃을 영원히 변치 않고 간직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를 담아 특별한 협업을 진행했다. 바로 ‘롱롱 타임 플라워(Long long time flower)’라는 플라워 아트로 유명한 나난 작가와 손잡고 영원한 감사의 마음을 꽃 작품으로 재탄생 시킨 것. 나난 작가의 롱롱 타임 플라워는 꽃다발과 함께 전하는 감사, 축하, 위로 등의 마음과 의미를 오래도록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했는데, 실제로 졸업식, 결혼식 때 꽃다발 대신 선물하는 데에도 활용되는 작품이다.
이번에 뚜레쥬르 스페셜 에디션으로 선보인 꽃다발은 감사를 전하는 가정의 달인 만큼 다양한 꽃의 꽃말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존경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카네이션과 부와 풍요를 상징하는 금잔화, 용기와 우애를 의미하는 바우히니아, 인생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나비와 뚜레쥬르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케이크, 밀대 등을 가미해 뚜레쥬르만을 위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완성한 꽃다발 아트웍은 뚜레쥬르의 케이크, 만주, 웨이퍼 샌드와 만났다. 각 디저트마다 디자인이 적용된 방식에 차이를 뒀는데, 케이크에는 장식물 형태로 꽂아서 꽃밭을 표현했고, 만주와 웨이퍼 샌드는 상자를 열면 팝업 카드 형태로 만들었다. 또한 디저트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데 쓸 수 있도록 ‘기프트 봉투’, ‘시들지 않는 꽃다발’등의 MD상품도 판촉물로 함께 선보였다.
대중의 손에서 더욱 깊어지는 작품의 의미
평소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나난 작가는 친환경 요소를 중요시 해 이번 협업 제품인 다과 케이스도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제작했고, ‘시들지 않는 꽃다발’과 케이크 장식물 등을 모두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이번 작업이 발표되면서 현 상황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힐링이 되기를 소망했다며, 특히 본인의 작품을 많은 분들이 전국의 뚜레쥬르 매장이라는 가까운 곳에서 즐겁게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됐다고 전했다. 이렇게 탄생한 뚜레쥬르 협업 제품은 4월 30일부터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대중과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디자인 자체가 눈길을 사로잡아야 할 터. 하지만 나난 작가는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작업에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브랜드의 정체성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고, 친환경 요소와 같이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녹여내 작품을 완성한다. 또, 디자인이 끝난 이후, 자신의 작품이 대중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핀다. 이러한 소통과 상호작용이 작가로서 더욱 성숙한 디자인을 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임을 알기 때문이다.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나난 작가.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쁨과 소통의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계속해서 작업활동을 즐기고 삶과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그를 끊임없이 이끄는 힘인 것. 그는 이러한 원동력으로 올 상반기 뚜레쥬르를 시작으로 신발, 식기 브랜드와 협업하고 가을에는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작업이 끝나면 손을 놓는 게 아니라,
대중들은 이 작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작가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그래요.
자신의 작품이 대중에게 어떠한 울림을 주는지를 중요시 여기는 나난 작가. 이 때문에 그는 윈도 페인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예술가 등 다양한 경로로 대중들에게 다가간다.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번 뚜레쥬르 협업 제품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며 에너지와 위로, 평안함을 얻을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