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K-콘텐츠는 비영어권 콘텐츠의 역사를 새로 썼다.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부터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6관왕까지 빛나는 성취가 이어졌다. 오늘 CJ뉴스룸에선 K-콘텐츠의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2023년 트렌드를 전망해 본다.
글로벌 무대에서 빛나는 K-콘텐츠의 힘
K-콘텐츠는 미디어 업계의 중심이 된 OTT에서 특히 빛난다. <지금 우리 학교는>, <수리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등 콘텐츠들은 공개 직후부터 글로벌 OTT에서 장기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K-콘텐츠를 대표하는 K-POP 역시 북미 시장을 넘어 유럽까지 흥행 추세다. 최근 프랑스 백과사전 ‘Le Petit Larousse 2023’엔 ‘K-POP’이란 단어가 공식 등재됐다. 역대 월드컵 공식 주제가 최초로 BTS 정국의 ‘Dreamers’가 빌보드 디지털 송 세일즈 1위에 올랐고, 아시아 여성그룹 최초로 블랙핑크가 미·영 차트 정상을 동시 석권했다.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망인 OTT에선 다른 무엇보다 콘텐츠 자체의 힘이 중요하다. K-콘텐츠는 전 세계인에게 익숙한 할리우드식 문법에 십수 년간 한국 내수시장에서 치열하게 다져온 내공을 더해 고유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창고에 박아둔 한국어 대본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으로 이어진다.
2023년 K-콘텐츠 시장의 흐름은?
할리우드 콘텐츠가 개인의 이야기나 히어로 스토리를 주로 다룬다면, K-콘텐츠는 일상 이야기나 인간적인 관계 안에서 사회적 담론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이 세계 시장에선 신선한 접근이 되기도 한다.
K-드라마·무비에 대한 투자와 제작은 올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상반기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 수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반면 아시아 지역 가입자 수는 110만 명 늘었다. 미국 콘텐츠 제작비의 10~20% 수준으로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K-인력들의 제작 능력은 치열한 OTT 시장에서 또 다른 경쟁력이다.
① IP의 원천 K-웹툰
넘쳐나는 플랫폼과 콘텐츠의 홍수 속에 대중 인지도를 갖춘 ‘원작 기반 콘텐츠’가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원작 IP(지식 재산권)를 다량 보유한 웹툰·웹소설 스튜디오의 경쟁력은 꾸준히 강화되는 추세다. 일찌감치 트렌드를 파악한 CJ ENM은 <샤크: 더 비기닝>, <아일랜드>, <방과 후 전쟁활동> 등 인기 웹툰 원작 콘텐츠를 제작하며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현재 시점 가장 주목받는 원작 IP는 ‘웹툰’이다. 2014년 네이버웹툰이 북미시장에 진출했을 땐 ‘웹툰’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K-문화가 만들어낸 고유 단어인 셈이다. 2019년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한 네이버웹툰은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웹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미국 10대들이 웹툰 작가를 지망하고 DC코믹스가 먼저 협업을 요청하는 등 세계적으로 K-웹툰의 인기가 뜨겁다.
만화 사업에서 영화 사업으로 확장한 MARVEL, 콘텐츠 회사에서 OTT 업체로 성장한 Disney처럼 ‘웹툰’이라는 강력한 원작 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콘텐츠 업계의 발전 가능성도 상당하다.
특히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D.P.> 등 인기 콘텐츠들이 웹툰 원작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K-웹툰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K-웹툰의 진가를 높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최근엔 ‘드라마 코믹스’도 K-콘텐츠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꼽힌다. 흥행한 드라마를 웹툰으로 재창조하는 역전 현상이다. 최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부터 <굿닥터> 등 과거에 방영된 인기 드라마들까지 줄줄이 웹툰화가 예정돼 있다.
② K-콘텐츠의 새로운 무기 K-예능
예능 콘텐츠는 장르 특성상 해당 국가 특유의 유머 코드와 미묘한 뉘앙스를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가 콘텐츠의 성패를 가른다. 이 때문에 콘텐츠를 직접 수출하기보다는 포맷을 판매해 현지 국가에서 재창조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대표적이다. 2015년 국내 공개 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총 24개국으로 포맷을 수출했다. 이후 미국 FOX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예능으로 선정됐고 영국 가디언지에서 ‘2020년 가장 특이한 예능’으로 꼽히며 신선한 포맷에 대한 호평이 잇따랐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정반대의 성공 사례다. 유튜브 클립이 누적 조회수 4억 뷰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현지화 과정 없이 K-예능 그 자체로도 세계에 어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예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기업이 나아갈 방향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 기업들은 융합(Convergence) 전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콘텐츠 장르나 포맷의 융합, 영상·웹툰·웹소설의 융합 등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콘텐츠 대융합 시대다.
반면 K-POP이나 K-게임 분야에서 융합의 성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영토가 있다는 의미가 아닐지. 완벽한 디지털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로 기획 기간을 단축해 K-콘텐츠의 새로운 경쟁력을 발굴해야 할 때다.
김태훈 이 시대의 문화 트렌드를 분석하고
엔터테인먼트의 시장 변화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해보는 시간!
콘텐츠 썰푸는 미팅!
안녕하세요. 콘썰팅 김태훈 입니다.
-전환 후
김태훈 오늘은 2022년 전세계를 매료시킨
K콘텐츠의 성과를 돌아보고
2023년 콘텐츠 트렌드를 전망해보는 시간가져볼텐데요.
오늘도 함께 이야기 나눌 전문가 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노가영 안녕하세요. 미디어콘텐츠 산업 전문가 노가영입니다.
김태훈 다시 만나뵙게돼서 반갑다.
오늘도 좋은 이야기 나누게 되길 기대.
노가영 네. 오는 길에 봤더니 정확히 6개월만에 콘썰팅에서 불러주셨더라구요. 그 사이 제가 쓴 <콘텐츠가 전부다> 2023년 판이 시장에 나왔네요.
김태훈 2023년 콘텐츠 트렌드를 전망해 보기 전에
Q. 지난 해 K콘텐츠의 활약,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짧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2022년 K콘텐츠의 활약,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노가영 외양으로 보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라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① 산업을 좀 벗어나서 딱 2개만 꼽자면, 말할 것도 없이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과
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을 들 수 있겠죠
칸 영화제 감독상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에 이어 두 번째 감독상이고요. <오징어게임>은 70년이 넘는 에미상 역사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의 수상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얼마전이죠 <헤어질결심>이 골든글러브 수상을 놓친 건 아쉽긴 하지만,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현지 언론들 예측 기사를 감안하면…) 개인적으로 주요 부문 몇 개 정도 한번 기대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모가디슈>, <브로커>, <헌트>, <범죄도시> 등 많은 한국 작품들이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성과를 얻은 한 해 였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② 지금 미디어 판을 쥐락펴락하는 글로벌 OTT와 관련된 성과로는, <지금우리학교는지우학>, <우영우>, <수리남> 등 글로벌 TV쇼 TOP 10 에서 장기간 상위권을 유지하는 성과.
개인적으로는 그간 K드라마의 정체성처럼 오해되었던 좀비, 공포, 액션에서 벗어나 <소년심판>, <우영우>처럼 정통 휴먼드라마로 승부를 봤다는 데 큰 의미를 둠.
ð 이야기 자체의 힘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받은 것.
특히, <우영우>는 역대 K드라마 중, 가장 미미한 반응으로 시작했다가 인기가 수직 상승했고 IP가 넷플릭스가 아닌 한국 스튜디오에 있다는 점도 주목해서 봐야. 미국 언론사에서 우영우 흥행요소를 분석하여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ex. 우영우 인사법 우 to the 영 to the 우! 동 to the 그 to the 라미!)
③ Kpop도 여전.
북미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의 2023년판 Le petit Larousse사전에 K팝이 등재되기도. 사전에 등재되었다는 건 현지 언론과 대중, SNS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을 의미.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공연에서도 BTS 파워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고(정국) 월드컵 공식 사운드트랙으로는 최초로 빌보트 차트 ‘디지털 송 세일즈’와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1위 기록.
블랙핑크는 아시아 여성그룹 최초로 미국과 영국 양대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비욘세가 속해있던 Destiny’s child 이후 21년만의 일이라고.
김태훈 K콘텐츠의 파워를 확인할 수 있었던 2022년 이었는데요.
Q. 글로벌을 무대로 승승장구 하는 K콘텐츠의 힘은
무엇일까요?
노가영 ① 외적 환경으로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합작품인 글로벌 IT유통망에 기대어 있음을 인정해야. 190개국에 동시 유통된다는 것! 잘 생각해보면 아카데미상을 휩쓴 <기생충>마저도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하진 못했다. 왜? 극장이라는 오프라인 유통망은 제한된 스크린 수를 힘의 논리로 배분 받는 시스템. 그러나 OTT라는 IT유통망은 디지털 세상에서 오로지 콘텐츠 자체의 힘만으로 달려간다.
② 내적으로는 과거 아시아 콘텐츠의 중심이었던 일본과 다르게 우리는 헐리우드 콘텐츠 문법을 차용하고 재창조하면서 글로벌 유니버셜 코드를 따르고 있음.
즉, 전 세계 누가 봐도 익숙한 문법이라는 의미.
그런데 그러면서도, K드라마의 내적 혈통인 가족, 이웃과 연결된 세상의 모순, 불공정 등의 사회적 담론을 간지나게 건드림.
③ 마지막은, 결국 콘텐츠는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것.
워낙 한국시장이 사이즈가 작은데 이 좁은 내수시장에서 수익화를 만들어 내려다보니 이를 치열하게 버텨온 제작사들과 K크리에이터들의 피, 땀, 눈물이 K콘텐츠의 저력이 되었다고 생각
김태훈 K콘텐츠의 약진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의 수출규모가 상승하는 것을 물론
국내 콘텐츠 산업 종사자가 증가하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사회 각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2023년에는 어떤 산업의 변화를 불러올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2023 트렌드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2. 2023 K 콘텐츠 트렌드 전망 – 드라마/영화
김태훈 앞서 소개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었던 2022년이었습니다.
Q. 그렇다면 2023년에는 어떤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나요?
노가영 최근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 재밌게 봤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메이킹, 비하인드까지 모조리)
파트2는 3월에 공개되는데 이런 감칠맛나는 공개방식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추측, Clue를 찾아내는 바이럴을 만드는 중.
2023년은 글로벌OTT에서 역대 흥행한 K드라마들의 시즌2가 연이어 공개예정.
<D.P.> 시즌2가 지금 한창 후반작업 중,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의 속편도 공개 예정.
개인적으로는 한국시장이 지나치게 넷플릭스에 편중되어 있어서 디즈니플러스 등 타 OTT의 활약을 기대 중.
(아직까지 중박 이상의 K오리지널이 나오지는 못한 상황)
김태훈 드라마와 영화 콘텐츠가
2022년 K콘텐츠의 인기를 선도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Q.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대하는 글로벌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노가영 이 역시, 산업적으로와 콘텐츠 내면으로 나누어 말해야.
① 먼저 산업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은 OTT가입자 비율이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아서 정복할 가입자가 남아있는 곳. 그렇기에 북미시장의 OTT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시장인데, 심지어 K드라마 수요가 매우 높음. 이번에 <더글로리>도 공개되자마자 전세계 60여개국 이상에서 TOP 10에 올랐지만 아시아8개국에서는 바로 1위. 결국, 북미와 아시아시장 모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K콘텐츠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
② 콘텐츠 내적으로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 <미나리> <파칭코>에 이어, 디즈니 계열 OTT인 훌루가 제작을 발표한 <아메리칸 서울>까지 ‘한국과 한국인’, 한국의 역사라는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헐리우드 관계자들 역시 그간 미국은 한국어로 된 스크립트를 외면했었으나 이제 한국어 비중 60% 이상의 스크립트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
왜일까.
K컬쳐의 글로벌 현상이 수년째 지속된다는 건 지금 그들이 한국의 문화를 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후에 문화의 “주인”이 궁금해졌다는 것.
저런 문화가 나오는 한국은? 한국인은? 한국의 역사는? 저들의 본질은 뭐지? 가 궁금.
(마치, 1970년대 일본의 거장들이 깐느에서 수상하면서 J컬쳐 쇼크가 일어나고, 이후 사무라이, 닌자, 고질라 같은 일본의 문화들이 헐리우드에 건너가 상품이 된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됨)
즉, 이제 글로벌 시장이
한국과 한국인이라는 소재, 그리고 한국의 Something까지 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본질과(호기심)
생산자 군단이 콘텐츠 그 자체가 된 것.
③ 좀 더 나아가자면
K콘텐츠가 K프리미엄 효과를 만드는 중.
한국의 자동차, 한국의 음식, 한국의 패션, 한국의 가전제품들. 물론 삼성과 현대는 글로벌 기업이 된지 한참 전이지만,
과거에는 “와… 잘만든다”였다면 이제는 “역시 한국이군” 이라는 평가.
(특히, 2022년은 기아의 전기차EV6가 북미시장에서 압도적인 승리)
김태훈 (답변 정리 후)
Q. 2023년 드라마, 영화 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전망해본다면?
노가영 ① 한국 특유의 정서를 담은 K드라마, K무비 제작은 더욱 강화될 것. 익히 알려진대로 지난해 상반기 넷플릭스의 어닝쇼크는 11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2022년 1분기 가입자 실적이 직접적인 원인.
그런데, 그 와중에도 아시아 지역의 가입자는 오히려 110만명이 더 늘어남. 결국 글로벌OTT들이 집중해야 할 타깃은 당연히 아시아 시장. 게다가, 전 세계가 비용감축을 떠드는 지금, K콘텐츠가 미국 콘텐츠 제작비 10~20% 수준이라는 것도 유리.
OTT 플레이어들의 K콘텐츠 사랑은 당분간 지속될 것.
② 원작 기반의 콘텐츠가 더 중요해지고 많아질 것.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 디지털플랫폼 과다공급에 콘텐츠는 폭발하다보니 소비자들의 돈과 시간을 뺏는 것이 더 치열해짐. 이러한 시대에는 콘텐츠 스스로 마케팅이 가능한 원작 기반의 콘텐츠가 각광
– 작가와 연출자 수요가 워낙 많다보니 A급 크리에이터는 늘 부족, 불가피하게 원작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시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제작비를 쥐고 있는 공급자 군단에서 원작 기반의 검증된 콘텐츠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뜻.
개인적으로는 산업적으로는 자연스럽게 원작IP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웹툰, 웹소설 스튜디오나 플랫폼들이 우위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 생각.
(예를 들어, <재벌집 막내아들>과 <더글로리>의 차이.
<더글로리>는 김은숙이라는 레전드급의 대형 작가가 붙은 오리지널이고, <재벌집 막내아들>은 성공한 웹소설이 원작)
김태훈 (답변 정리 후)
2023년에도 전 세계의 공감을 얻을
우리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길 기대하겠다.
3. 2023 K 콘텐츠 트렌드 전망 – K 예능
김태훈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OTT플랫폼을 통한 K예능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 상견례’라는 행사를 진행하며
K예능에도 제작 지원할 것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Q. 글로벌 시장에서 ‘K예능’을 제대로 알리게 된
성공 작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노가영 엄밀히, K드라마에 비해 K예능이라는 단어가 아직 어색한 이유는 예능이라는 장르의 특수성 때문임. 스토리가 중심을 끌어가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은 시의성이나 로컬성에 큰 영향을 받는 ‘뉘앙스’가 중요한 콘텐츠.
그렇다보니, 국가별로 상이한 사회/정치/경제/문화적 현상들을 고려해 단순히 ‘포맷’만 수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음. 현지 국가들이 다시 제작한다는 뜻.
포맷 수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이자 K예능의 시조새 격이 바로 MNET의 <너의목소리가보여(너목보)>. 2015년 한국에 첫 공개된 후 미국과 중국, 아시아 국가들, 유럽까지 총 24개국에 판매
특히, 미국 FOX 채널에서 방영된 너목보의 미국 버전은 FOX의 TV예능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며 시즌제로 정착.
영국, 독일에서도 시즌3까지 이어졌는데 영국 가디언지는 ‘2020년 가장 특이하고 재미있는 예능’이라 극찬할 정도. 여전히 글로벌 신드롬 진행 중.
예능산업에서 포맷 수출이라는 것은 OTT와의 거래처럼 큰 액수의 제작비를 한꺼번에 미리 받는 구조는 아니지만, 콘텐츠가 터지면 수십개의 국가들에서 시즌제로 연장되다 보니 개런티가 누적된다는 거죠.
잘 만든 포맷 하나로 완벽한 구독 경제를 설계할 수 있는 건강한 모델.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원천 IP기반의 핵심 사업임이 분명.
김태훈 2021년 하반기 CJ ENM의 <스트릿우먼파이터(스우파)>가
유튜브 누적 조회수 4억뷰 돌파하며 또 한번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현지화 되지 않은 K예능도
글로벌의 반응을 받게 되는 시기인 것 같은데.
Q. 스우파 외에 또 글로벌에서 호응을 얻은 K예능이 있다면?
노가영 스우파처럼 현지화되지 않은 K예능이 글로벌 바이럴을 일으킨 이유는 바로 유튜브 클립, 짤 때문,
결국 또 미국발 IT유통망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
그럼에도 여전히, 예능은 특정 국가에서 그 시기의 사회문화적 담론에 맞게 생산되는 콘텐츠라서 기존의 전통적인 예능 포맷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세계에 통용되는 것은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
이 지점이 바로 그간 글로벌OTT들이 예능보다는 드라마 시리즈에 빅머니 투자를 집중한 이유일 것.
그런데 2022년 이러한 맹점들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공감을 받은 최초의 K예능이 바로 <솔로지옥>
<솔로지옥>은 글로벌 TV쇼 4위까지 올라섬
초반 4주간 6,220만이라는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
김태훈 <솔로지옥>의 흥행 이유는 무엇일까?
Q. 타 예능 콘텐츠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노가영 <솔로지옥>은 그간 한국 예능의 성공 공식을 완전히 뒤집음. (시즌1의 경우, 아시아에서 뿐 아니라. 넷플릭스 전 세계 4위까지 올라섰고, 얼마전 종영한 시즌2는 시즌1만큼의 화제성은 부족했지만 역시 글로벌TV쇼 4위까지 기록)
성공법칙을 4가지로 정리해보자면,
① 첫째 단 한명의 K스타가 없다. 모두 일반인이죠. 한국 예능판을 끌어가는 스타 예능인들도 북미시장에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 K스타 의존도 탈피.
② 둘째, 글로벌 유니버셜 코드에 집중. 동서고금 전 세계가 좋아하는 남녀 짝짓기, 안전한 소재
③ 한국인지 잘 모르겠는 무인도같은 공간(인천 사승봉도)에서 촬영하면서 지역색을 지움.
④ 마지막은? K예능 특유의 자극적인 자막을 없애 자연스러운 더빙이 가능했고 예능에 드라마를 섞은 스토리텔링으로 190개국과 소통
즉, 정리하자면 로컬 예능의 Pain point를 하나씩 쳐내고 글로벌 스탠다드 모델로 세팅
김태훈 포맷의 우수성을 인정 받는 것을 넘어
이제는 현지화를 거치지 않고도
글로벌에 어필하는 K예능을 기대하게 되는 시점입니다.
Q. 그렇다면 2023년의 K예능은 어떤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노가영 전년도부터 글로벌OTT에서 연이어 공개된
<더존 : 버텨야 산다>, <테이크원>, <코리아넘버원> 등 K예능들의 OTT 성적이 드라마만큼 좋진 않았거든요.
그렇다보니, 앞서 말씀드린데로 로컬 예능의 맹점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실패한 포멧에 대한 성찰도 필요해 보입니다.
아예 MNET의 <스우파>처럼 국내 TV방송국과 유튜브간 시너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디지털 예능을 강화하는 등, 구독형 OTT를 벗어나서 K예능을 알리는 전략도 필요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다음주에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피지컬 100>이라는, 제작비가 꽤 든 것으로 알려진 프리미엄 K예능이 나오는데요. <스우파>, <솔로지옥 1~2>에 이어서 K예능의 진가를 다시한번 흔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태훈 (답변 정리 후)
콘텐츠 강국의 저력을
예능 콘텐츠를 통해서도 확인하게 되는 2023년을 기대한다.
4. 2023 K 콘텐츠 트렌드 전망 – 웹툰
김태훈 대한민국이 콘텐츠 강국이 된 데에는
IP의 힘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IP의 원천이 되는 웹툰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Q. 현재 K웹툰의 위상은?
노가영 2019년 이후부터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에 플랫폼과 콘텐츠가 동시에 진입하며 글로벌 1~2등 사업자로 확실한 자리매김.
2013년 일 매출 10만원 시절을 버텨온 카카오페이지(現,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2014년 ‘웹툰’이란 단어도 없던 미국에 진입한 네이버가 십년이 채 되기 전에 이뤄낸 성과.
최근, 미국 네이버 웹툰의 콘텐츠 총괄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미국 만화업계의 양대 산맥인 ‘DC코믹스’가 먼저 협업을 요청했다는 것. 그리고 웹툰 연재가 꿈이라는 미국의 틴에이저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글로벌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
네이버의 경우, 한국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MAU가 거의 9천만명에 육박.
과거 글로벌 만화 시장 톱5에 드는 미국, 일본, 프랑스 (만화 선진국들)의 디지털 만화 시장을 살펴봐도 K-웹툰의 위력이 확실히 드러남.
해당 국가들의 만화 앱 매출 순위에서 10위권 내에 자리한 한국 기업들이 대 여섯 개에 이름. K-웹툰이 글로벌 모바일 만화 시장을 평정했다는 것.
(라인 망가, 라인웹툰, 타파스, 레진코믹스, 코미코 등)
김태훈 많은 웹툰이 드라마로 방영되고
웹툰 원작 콘텐츠는 OTT를 통해 글로벌로 진출하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Q.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K웹툰이 주목받는 이유는?
노가영 ①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D.P.> 가장 최근작인
<유미의 세포들> 까지 모두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작품들. 특히 <유미의 세포들>은 커뮤니티들에서 웹툰 원작인 역대 드라마들 중 최고로 평가되기도. 이렇게 OTT 트래픽이 높아지면서 웹툰 그 자체를 넘어 원작IP로서 K웹툰의 가치에 주목하는 중.
② 스토리적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K콘텐츠 경쟁력과 비슷. 콘텐츠 강국인 미국시장이 주로 집중하는 개인과 히어로의 문제를 벗어나 가족, 이웃간의 유대적 관계에 늘 날카로운 사회적 담론들이 더해지는 것들이 인기 요인.
김태훈 Q. 2023년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은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까?
노가영 ① 네이버와 카카오를 선두로,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또 사업주권을 잃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건강한 생태계로 평가됨. 글로벌과 콘텐츠 확장이라는 키워드로 보면 2023년에도 K웹툰은 더 앞으로 나아갈 것
② 최근 재미있는 흐름은 바로 ‘드라마 코믹스’ ! 드라마코믹스란, 그간 웹툰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원작의 화수분 같은 역할을 해옴
그런데 이제 반대로? 드라마가 흥행하면 다시 웹툰으로 탄생된다는 것.
예를 들어, 2022년 K콘텐츠 〈우영우〉가 넷플에서 확산되자마자, 네이버 웹툰을 통해 <우영우>가 재탄생.
오래된 KBS 드라마죠. TV시청률 20%를 넘긴 〈굿 닥터〉가 2022년에 웹툰으로 출시되고 웹툰 사업자들이 〈옥탑방 왕세자〉, <아내의 유혹> <명랑소녀성공기> 같은 과거의 인기 드라마 판권을 구매하며 ‘드라마코믹스’에 앞장서는 중.
정리하자면, 원작의 바다이자 콘텐츠의 출발지였던 웹툰이 이젠 콘텐츠의 종착지가 되고 있다는 것
왜일까. 결국 지금의 MZ세대에게 하나의 스토리를 가장 편하고 / 빠르게/ 싸게 소비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웹툰이라는 것. 그러다 보니 다른 포멧에서 터지면 사업자들이 다시 웹툰으로 재창조. 이 같은 드라마코믹스 트렌드도 2023년에 더 가속화될 것.
김태훈 원천 IP가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는 시작점이자
동시에 종착점이 되기도 하는 K웹툰,
2023년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되며
K콘텐츠의 다양성을 보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
Q. 2023년, 콘텐츠 시장 변화는
더 빠르고 급격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대에 콘텐츠 기업은 어떤 자세로 변화에 맞서야 할까?
노가영 3년여간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소비가 폭증했고 이에 따라 산업 전방에서 기업들의 컨버전스 전략이 신속하게 움직였음. 콘텐츠 산업도 마찬가지였음.
OTT는 물론이고 이젠 TV 콘텐츠까지도 콘텐츠 포맷이나 장르 간의 컨버전스, 인력들의 컨버전스 등 경계없는 융합이 속도를 내는 중.
좀 더 들어가자면, 영상과 웹툰, 웹소설간의 컨버전스는 일정부분 궤도에 올라갔으나, 아직 K팝, 게임 등은 대중의 시선에서 컨버전스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음.
그런데 또 컨버전스 트렌드가 더딘 영역이 있다는 건 오히려 제 2, 제3의 K콘텐츠 르네상스가 남아있다고 해석할 수 있음.
한국시장의 최대 장점이 무엇일까.
물리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은 좁은데, 온라인 인프라는 글로벌 1등. 시대적 트렌드와 변덕스러운 소비자 행태에 맞춰 컨버전스하기 탁월한 환경.
지금까지도 잘해왔지만, 시대적 전환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컨버전스의 흐름을 잘 읽고,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이 답이지 않을까. (과거의 성공모델에 집착하거나, 우리에게 익숙한 전형적인 콘텐츠 포멧이나 거대한 인력군단이 오랜 시간 콘텐츠 기획개발에 집중하는 방식 등은 지금과 맞지 않을수도)
4. <클로징>
김태훈 오늘은 2023년 콘텐츠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해봤다.
2023년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이 결합되며
더 큰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전망.
독보적인 콘텐츠 IP 역량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K콘텐츠를 만나게 되길 기대.
콘썰팅,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끝)
2023년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이 결합해 더 큰 변화와 성장이 기대되는 해다. 독자적인 IP 역량으로 글로벌에서 활약할 K-콘텐츠와 글로벌IP 파워하우스로 도약할 CJ ENM에 세계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