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열린 CJ나눔재단 20주년 기념행사에 반가운 얼굴이 함께했다. 2008년부터 CJ나눔재단과 깊은 인연을 이어온 배우 김나운 씨다. 김 씨는 2008년부터 햇수로 18년간 CJ나눔재단 활동에 동참하며 누적 기부금액 2.5억 원을 넘긴 최장기·최고액 기부자다. 아이들을 위한 활동이라면 늘 주저 없이 나서는 덕에 CJ나눔재단에선 ‘왕이모’라 불린다.

김 씨는 1987년 데뷔 이후 <청춘의 덫>, <가을동화>, <미스터 선샤인> 등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한 국민 배우다. 18년 전 CJ나눔재단의 나눔 플랫폼 CJ도너스캠프와 CJ홈쇼핑이 공동 기획한 소외아동 돕기 모금 방송 <사랑을 주문하세요>에 패널로 출연하며 처음 연을 맺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마음이 아파 감당하기 힘들까봐 출연을 망설였다. “김나운이라는 사람을 보고 단 한 사람이라도 기부에 동참하면, 그게 당신의 역할이 아니겠느냐”는 남편의 말에 용기를 냈고,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김 씨는 처음 모금 방송에 출연했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방송에서 만난 어린 아이가 “밥 먹을 때마다 다음날 동생 먹일 반찬을 걱정하며 김치에 남은 배춧잎을 센다”고 말했다. 자매가 살던 집의 텅 빈 냉장고가 자꾸 눈에 밟혔다.
김 씨는 곧바로 아이들이 먹을 반찬을 직접 만들어 자매의 집을 찾았다. 그날 “내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주는 마음으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결심이 섰다.
이후 오랜 기간 방송 패널과 CJ도너스캠프의 홍보대사로 재단과 함께해왔다. 김 씨는 “가끔 아이들이 ‘이모, 방송 보니 목이 잠기신 것 같은데, 감기 걸리지 않게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따뜻한 안부를 전해올 때, 초등학생으로 만났던 아이가 어느새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볼 때 뿌듯한 마음과 함께 감동이 밀려온다”며 “나눔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먹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식품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한 나눔이 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이라며, “제가 나눈 것보다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얻은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어린 아이들을 향한 김 씨의 진심은 그가 지나온 어린 시절과 맞닿아 있다. 그는 15세에 데뷔해 소녀 가장으로 세 동생을 돌보며 순탄치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 제게 식권 한 장을 쥐어 주시며 ‘힘내라’고 말씀해 주신 어른들의 따뜻한 손길을 잊을 수 없어요. 그 덕분에 제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려워도 항상 베풀고 살라’던 아버지 말씀도 김씨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다. 김 씨는 “욕심내지 말고 주변과 나누면서 살아가라는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 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나눔 DNA’라고 믿는다”며 “아무리 바빠도 CJ도너스캠프의 요청엔 언제든 ‘OK’ 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했다.

수 년 전부터 김 씨는 CJ도너스캠프 아카데미*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카데미 요리 특강 강사로 참여해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인생 멘토로서 직접 고민을 들어주기도 한다. 강의 외에도 청년들의 일자리 연계와 주거비, 의료비, 생활비, 교육비 등 생활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김 씨와 인연을 맺고 도움받은 아이들만 6000명이 넘는다.
*CJ도너스캠프 아카데미 : CJ나눔재단이 취업취약계층 청년들이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직업 교육과 CJ그룹 계열사 취업 연계를 지원해 실질적인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
“2021년 참여했던 특강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저만의 레시피와 요리 꿀팁을 전달하고 얼마 안 되지만 장학금도 지원했는데요. 당시 참여했던 교육생들이 저에게 꽃을 한 송이씩 전해주는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줘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요.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김 씨는 이런 행보를 인정받아 지난 2022년 ‘제2회 대한민국 착한 기부자상’ 최고상인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씨는 “상은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라고 말하며 “나눔은 행복한 중독이다. 앞으로도 CJ나눔재단과 함께 더 많은 아이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제게 몇 명의 아이를 후원하냐고 물으면 ‘꽃들이 만발했는데 그 송이를 세고 있을 틈이 어딨냐’고 답해요.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꽃밭 한 가운데 있는 것처럼 행복하죠. 꽃에 흠뻑 물을 주다 보면 어느새 기특한 열매를 맺잖아요. 그것처럼 아이들이 잘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게 제 낙이에요. CJ나눔재단 덕분에 아이들을 만나 제 인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60~70대가 되어 ‘왕할머니’로 불릴 때까지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