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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명필름 대표, 문소리 배우, 윤가은 감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조합만으로도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흔치 않은 일이다. 영화제에서나 볼 수 있는 이들의 만남이 이뤄지게 된 건 (사)여성영화인모임 20주년 기념 책 ‘영화하는 여자들’ 출간 기념 북토크 때문. 1990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30년을 관통하는 세 여성 영화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이야기는 180분이 짧게 느낄 정도로 재미와 감동이 담겨있었다. 영화관에서 맛보는 북토크의 묘미 지난 13일 CGV용산아이파크몰 4관에서 북토크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 행사 포스터 13일의 금요일 밤.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이 날에 CGV용산아이파크몰 4관에서 북토크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 행사가 열렸다. 근데 서점이 아닌 극장에서 북토크가 열린다고? 맞다.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론칭한 CJ CGV의 예술ㆍ문화 콘텐츠 브랜드 ICECON 라이브러리(LIBRARY) 섹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것. 라이브러리 색션은 각종 강연, 북토크 등 지식 콘텐츠를 극장에서 소개하는 섹션으로, 지난 7월 한국과 프랑스 이원생중계로 진행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학살롱’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번 행사는 CJ CGV와 (주)사계절출판사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최근 화두인 ‘여성 영화인’이라는 주제에 맞춰 각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 영화인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했다고. 초반에는 소규모 강연으로 준비되었다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참여 기회를 늘렸고,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북토크 시작을 앞두고 긴 줄을 선 관객의 모습 북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CGV용산아이파크몰 4관을 찾았는데, 시작 시간에 앞서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다. 이미 상영관 입구에는 행사 안내 배너와 책, 그리고 북토크 출연진에게 Q&A 시간에 하고 싶은 질문을 미리 작성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었다. 상영관에 들어서자 이날 참석자들의 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관객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는 등 행사 참여의 순간을 기쁨을 남겼다. 이윽고 북토크 행사가 시작을 알렸다. 이날 진행을 맡은 손희정 영화평론가를 비롯해 심재명 명필름 대표, 문소리 배우, 윤가은 감독이 참석했고, 모두들 귀한 시간 내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심재명, 문소리, 윤가은이 말하는 여성 영화인들의 빛나는 순간! 북토크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 행사 모습. 금요일 저녁임에도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메웠다. 북토크의 시작을 알린 질문은 ‘영화하는 여자들’을 만든 계기였다. 이번 책 출간을 위해 기획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인터뷰이로도 등장한 심재명 대표는 2001년 영화 홍보 마케팅 회사 ‘올댓시네마’ 채윤희 대표와 150여명의 여성 영화인이 함께 만든 ‘여성영화인모임’의 첫 시작을 소개했다. 당시 모임을 만들 때 주변 영화인들은 이름 자체가 지나치게 겸손하다고 말하며, 응원하고 지지해줬다고 당시의 기억을 소환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의 산 증인인 심재명 명필름 대표 그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여성영화인모임’은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1990년부터 현재까지 30년 동안 여성 영화인들의 활동과 성취를 기록하기로 했다며, 여성 영화인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자는 취지 아래, 배우, 감독 외 다수의 영화 영역에서 활동하는 장인을 ‘인터뷰’ 형식으로 역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0, 2000, 2010년대로 시간 배열이 나뉘어져 있다. 손희정 영화평론가는 각 연대별 대표자로 심재명 대표(1990년대), 문소리 배우(2000년대), 윤가은 감독(2010년대)이 이 자리에 참석한 거라 소개했다. 세 명 모두 이번 인터뷰의 느낌과 소감을 어땠을까? 영화 ‘박하사탕’으로 2000년에 데뷔한 문소리는 그동안 해왔던 많은 인터뷰 중에 가장 심도 있는 인터뷰였고, 예상대로 출간한 책을 보니 깊이는 물론, 인터뷰이들의 육성을 듣는 듯한 느낌이 확 와 닿았다고 말했다. 윤가은 감독은 인터뷰 당시나 지금이나 왜 내가 인터뷰이가 되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며, 아직 많이 부족한데, 여성영화인의 역사에 들어가도 되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었다고 답했다. 심재명 대표는 이 책을 함께 만들면서 여성 영화인들의 든든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201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영화인으로 자리에 참석한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 세 명의 공통점은 여성 영화인, 책 ‘영화하는 여자들’ 참여뿐만 아니라 저마다 임순례 감독과의 연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책에서도 인터뷰이로서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줬던 임순례 감독은 현존 한국영화의 대모. 심재명 대표는 제작자로서, 문소리는 배우로서, 윤가은 감독은 팬이자 연출 후배로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윤가은 감독은 임순례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연출의 꿈을 키웠다며, 한 달 동안 프랑스 여행을 갔을 때, 감독님이 유학 시절 공부했던 대학교도 직접 갈 정도였다고. 심재명 대표는 이처럼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며, 여기 세명 모두 오는 12월 임순례 환갑 추진 위원회 멤버들이기도 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만큼 여성 영화인들에게 중요한 인물. 이날 참석자들은 박수로 임순례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영화라는 꿈을 위해 정진한 이들의 힘은 무엇? 여성 영화인으로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려고 노력했던 심재명 대표, 문소리 배우, 윤가은 감독 이번 행사는 우리가 몰랐던 영화인, 영화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 영화인을 꿈꾸는 여성 관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8할이 넘는 여성 관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세 영화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특히 각자 영화라는 꿈을 꾸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를 소개하는 시간에는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세 명 모두 각자가 생각하는 ‘영화’에 대해 심재명 대표는 ‘짝사랑의 대상’, 문소리는 ‘공부의 영역’, 윤가은 감독은 ‘덕후의 세계’라고 정의를 내렸다. 영화를 판타지나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공부’라 말했던 문소리 두 참석자와 다른 정의를 내린 문소리의 경우, ‘박하사탕’ 이후 영화에 대해 공부한 케이스. 졸업작품 단편 영화에 출연하도 하고 뒤늦게 영화를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꼭 봐야 하는 ‘전함 포템킨’ ‘400번의 구타’ 등도 챙겨보는 등 그동안 잘 몰랐던 ‘영화’를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이런 노력은 대학원 시절에도 이어졌고, 이후 ‘여배우는 오늘도’로 첫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개봉을 앞둔 ‘세 자매’를 통해 제작자로서의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어 각자 영화인으로서 빛나는 순간은 언제냐는 질문에 세 명 모두 ‘관객’을 언급했는데, 심재명 대표는 많은 고민과 고생을 통해 세상에 나온 영화가 관객들을 만나고, 그 관객들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알아차리고 공감해줄 때라고 말했으며, 문소리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개봉 당시 상영관을 꽉 채운 관객들의 모습을 보고 감독님과 운 기억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명필름에서 제작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카트'(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인으로서 관객의 소중함을 알 듯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질문에 세 명 모두 진심을 다해 답변을 했다. 이날 미래의 여성 영화인을 꿈꾸는 이들의 질문이 많았는데, 현실과 꿈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경제적인 것을 외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영화 일을 해보고 싶어 그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심재명 대표는 영화 현장이나 영화제 일 등 지금은 다양한 길이 있다며 질문과 고민 보다는 시작하는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꾸준히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어온 심재명 대표는 여성 영화로 여성의 이야기를 해왔고, 이를 통해 ‘바람난 가족’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카트’ 등이 제작되었다며, 여성의 연대와 관계의 연속이 여성 영화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밝은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북토크의 마지막을 장식한 사인회 심재명 대표의 이 말은 이어진 사인회 행사에서 느낄 수 있었다. 관객들은 책을 꺼내 긴 줄을 서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고, 그 기다림에 답하듯 세 명 모두 사인을 하며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던 약 180분 동안 참석자와 관객 모두 하나가 된 듯한 동지애가 느껴진 순간이었다. 이번 북토크를 통해 한국 영화의 빛나는 순간엔 언제나 여성 영화인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이 커질 거라는 것, 그리고 관객들 또한 이 긍정적 영향력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게 예상됐다. 이 예상이 맞는지는 30주년 행사에서 꼭 확인하길 바란다. 이처럼 CJ CGV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중이다. 북토크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의 바통을 이어 받을 프로그램은 오는 27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예정된 ‘시집이(CGV) 오다!’ 시 낭독회. 김승일, 주영헌 시인, 박주원 기타리스트 등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는 또 어떤 색다른 감동을 전할지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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