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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쉬게 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매일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편안한 ‘쉼’을 얻는다. 하지만 집이 오롯이 휴식만 취하는 공간일까? tvN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3>(이하 <알쓸신잡 3>) 해운대 편에서 집과 도시의 이야기를 맛깔 나게 해줬던 김영하 작가는 ‘상상력의 동굴’이라는 표현을 더한다. 집에서 우리는 어느 것에게도 침범 당하지 않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것. 2018년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전국 방방곡곡의 집 안방까지 문화를 전파한 ‘문화가 있는 날’의 대표 캠페인 집콘. 지난 12월엔 김영하 작가와 함께 집의 의미를 돌아보는 렉처(강연) 콘서트로 펼쳐졌다. 그에게 집이란 어떤 곳일지 사뭇 궁금해졌다. 12월 문화가 있는 날, 집콘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퀴즈쇼! 올해 집콘과 함께한 사람은 몇 명?! 지난 12월 26일 저녁,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사랑 받고 있는 북카페 ‘카페꼼마’에서 2018년 집콘의 대미를 장식하는 렉처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칼바람 뚫고 찾아온 관객들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막 지났지만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들뜬 모습이랄까. 이번 집콘 현장에는 온라인 사전 응모에서 당첨된 100여 명의 관객들이 찾아왔다. 2018년 한 해 동안 집콘과 함께한 관객 수 만해도 10만 명을 훌쩍 넘는다. 3월부터 12월까지 집콘 현장에 직접 찾아온 관객은 1,200여 명, 네이버TV 생중계로 시청한 관객은 10만 7,000명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집이나 일상 공간에서 집콘으로 문화생활을 누린 것이다. 이들을 위해 가수부터 과학자, 크리에이터, 모델, 작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집콘 무대에 올랐다. 12월 집콘의 주인공, 김영하 작가. 12월 집콘은 2018년의 집콘을 마무리하며 집에 대한 개념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초대된 문화예술인은 바로 김영하 작가. 그는 장편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퀴즈쇼> <오빠가 돌아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랄랄라 하우스> <살인자의 기억법> <오직 두 사람> 등 많은 작품을 탄생시키며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알쓸신잡 1, 3>에서 박학다식한 면모를 뽐내 독자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영하의 상상법, 그에게 집이란? 관객들의 함성과 함께 김영하 작가가 무대에 올랐다. 그의 강연 주제는 ‘도시가 집이다’. ‘도시에 집이 있다’가 아니라 도시 그 자체가 집이라고? 그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궁금증이 증폭됐다. 저는 집에서 함부로 앉아 있지 않아요. 주로 편안히 누워 있죠.(하하) 이번 강연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집은 내게 어떤 존재인지, 그것에 대한 감정을 떠올려 봤습니다. 특유의 깔끔한 문체와 표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영하 작가, 말솜씨도 훌륭해요~! 집의 개념이 변해가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집의 기능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변화해 왔다. 예전엔 사람들이 밥을 지어 먹고,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떠는 등 많은 활동을 집에서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집의 다양한 기능들이 식당, 도서관, 카페로 하나 둘 아웃소싱되고 있다. 관객들은 강연을 들으면서 자신들이 살아온 집들을 떠올려 보곤 했다. ‘맞아, 그땐 그랬지.’ 저녁은 웬만하면 집에서 가족과 둘러앉아 먹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친구 집으로 찾아가는 일도 비교적 쉽게 했더랬다. 지금은 많은 것들을 밖에서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한 관객이 김영하 작가의 책을 책받침 삼아 그의 말을 메모하고 있다. 집의 여러 기능이 바깥으로 나가고 나면, 과연 거기엔 무엇이 남을까? 김영하 작가는 ‘집은 휴식과 충전, 상상력의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집은 어떠한 침입이나 방해를 받지 않는, 온전히 나만의 공간으로 역할을 하니까 말이다. 이런 곳은 곧 상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김영하 작가에게 집이란 상상력으로 충만하고 아늑한 작은 동굴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그가 펴낸 소설 대부분은 그 동굴 속에서 누워 있을 때 아이디어를 얻어 쓴 것이라고. 우리가 휴식한다고 해도, 실은 하루 종일 인터넷이나 뉴스 등에 노출돼 있죠.그런 것과도 관계를 끊고 가만히 누워서 생각하고 상상하고 창조력을 발휘하는,집이란 제게 그런 공간입니다. 랄랄라 하우스, 도시가 집이다! 집콘이 열린 북카페도 예전 집의 서재, 툇마루 같은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 곳이란다. 집이 휴식 공간, 상상력의 원천으로 제대로 기능하려면 집밖의 기능들이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 김영하 작가는 공원을 예로 들었다. 예전 집의 마당(정원)은 공원으로 옮겨 갔다. 사람들은 공원을 마당 대신 공유한다. 마당을 공공에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공원이 제 기능을 하면 집에 마당의 기능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집밖, 즉 도시가 집의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김영하 작가는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도시는 곧 집”이라고. 집이 휴식처로, 상상력의 원천으로 남기 위해선 도시가 도시로서의 기능을 해야 합니다.그런데 도시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아요. 관심이 필요하죠. 그는 도시에 좋은 공간이 생기면 이용해 줘야 한다고 했다. 또,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의견을 내서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 김영하 작가가 팬들에게 사인해주며 짧은 인사를 나눴다. ‘집을 살 때 집을 사지 말고 동네를 사라’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비교적 적은 돈과 노력으로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 도시로 몰려든다. 세금, 밥값, 티켓 값 등을 지불하고 도시의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동굴(집)에서 휴식할 권리가 있고, 더 나은 도시를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도시가 우리의 집이니까요! 김영하 작가의 이 말을 끝으로 강연이 마무리됐다. 현장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개인의 공간인 각자의 집만큼이나 공공의 공간인 도시도 잘 가꿔 나가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에 관객들은 깊은 공감을 표했다. ▶ [12월 집콘 다시보기] 김영하 작가, ‘도시가 집이다’ 영상 이번 행사를 끝으로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 온 2018년 집콘이 마감됐다. 집콘이 집 안방까지 잘 네트워킹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는 김영하 작가가 생각하는 미래의 집의 모습과 비슷하다. “제가 생각하는 미래의 집은 (네트워크가) 잘 연결된, 작지만 안전하고 안락한 동굴입니다.” 세상과 언제든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집에서 최고의 휴식을 가질 수 있다는 말. 올해에도 집콘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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