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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작품 세계를 실현할 때 창작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최상의 소재를 고른다. CJ제일제당 퀴진케이(Cuisine. K) 프로젝트 일곱 번째 팝업 레스토랑 ‘SOJAE’의 두 셰프는 전라도 식재료를 선택했다. 광주와 군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경험을 살려 전라도 음식을 새롭게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도 국시, 담양식 떡갈비, 고창 수박과 고흥 유자… 전라도의 대표 음식과 식재료는 두 셰프의 손을 거쳐 7가지 코스 메뉴로 재탄생했다. 푸짐하고 정이 넘치는 전라도 감성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재해석했다는 ‘SOJAE’의 영셰프 2인. 지난 2일 CJ뉴스룸이 김민석, 성진호 셰프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퀴진케이 레스토랑 ‘SOJAE’의 (왼쪽)성진호 셰프와 (오른쪽)김민석 셰프. 이번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김민석 셰프(이하 김민석) : 저희 레스토랑 ‘SOJAE’는 전라도 음식을 재해석해 새로운 한식 코스 메뉴를 선보이는 캐주얼 한식 다이닝입니다. 저희 둘 다 고향이 전라도인데요. 그곳에서 나고 자란 기억과 상경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요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성진호 셰프(이하 성진호) : 전라도 음식은 푸짐하고 정이 많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 ‘친근하고 편안한 한식’이기 때문에 요리 소재로 전라도 음식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레스토랑을 찾아 주시는 모든 분들이 정감 있고 편안한 식사를 즐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라도에서의 어떤 경험이 SOJAE 메뉴에 반영됐는지 궁금합니다. 성진호 : 군산에서 직접 텃밭을 가꾸고 있는데요.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다 보니 봄이 되면 텃밭이 알록달록하게 물들어요. 그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데, 그 느낌을 고객분들과 나누고 싶어 ‘봄을 담은 허브’라는 전채 요리를 구상했습니다. 바삭한 크래커 위에 달콤하게 졸여낸 사과와 향긋한 허브를 함께 올린 요리예요. 음식을 드실 때 봄 내음 가득한 텃밭이 느껴지면 좋겠어요. 김민석 : 저는 어린 시절 밭에서 일하다가 새참을 먹은 추억이 있는데, 그때 먹었던 화채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이번 팝업에서는 그때의 화채를 저희 방식으로 재해석해 달콤한 디저트로 선보였습니다. 전라도 특산품인 고흥 유자와 고창 수박으로 슈를 만들어 채우고, 요거트 무스와 복숭아로 만든 콤포트를 곁들여 상큼한 맛을 더했죠. 익숙한 화채의 색다른 맛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퀴진케이 레스토랑 ‘SOJAE’의 두 셰프가 재해석한 디저트 ‘수박화채’ 팝업 레스토랑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전라도 음식의 특징이 있을까요? 김민석 : 코스 요리라고 하면 종종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전라도의 상차림 문화는 인심이 넉넉하고 푸짐하다는 것이 큰 특징이잖아요. 저는 그런 전라도의 정과 풍성함을 저희 코스 요리에도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중간 코스로 ‘떡갈비 반상’을 구성했어요. 밥과 국, 밑반찬에 메인 디쉬인 떡갈비까지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한 상 가득 푸짐하게 드실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단순히 코스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하는 분들이 진짜 전라도 상차림을 경험하고 ‘정이 느껴진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요. 이번 코스 중 가장 자신 있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김민석 : 코스 중간에 히든 메뉴로 내어드리는 문어찜이 저희 비장의 무기입니다. 문어를 부드럽게 쪄내어 감자 퓌레와 곁들여 먹는 요리죠. 감자 퓌레는 진한 바지락 국물로 졸여 깊은 맛을 더하고, 세발나물 무침과 대파 튀김으로 식감 밸런스를 맞췄어요. 대파 오일로 향긋함도 더했죠. 드셔 보시면 왜 비장의 무기인지 알게 되실 거예요. 성진호 : 저는 떡갈비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전라도에서 소고기만을 이용해 만든 떡갈비를 ‘담양식 떡갈비’라고 하는데요. 이 음식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봤습니다. 다짐육을 쓰지 않고 소갈빗살을 직접 칼로 다져, 스테이크처럼 미디움으로 익혀드리고 있어요. 저희 떡갈비의 킥은 한우 두태를 푹 고아 만든 소스인데요. 이 소스가 소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살려줘요. 메뉴테스트 당시에도 칭찬받았던 소스라 자신 있게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퀴진케이 레스토랑 ‘SOJAE’의 코스 요리. 전라도 음식을 재해석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성진호 : 간을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전라도 음식에 사용하는 젓갈은 재료 본연의 향과 짠맛이 강한 편인데요. 이게 처음 드시는 분들에겐 ‘간이 세다’고 느껴질 수 있더라고요. 저희는 익숙해서 알맞다고 생각한 간도, 다른 분들은 짜게 느끼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어려움을 느끼는 와중에, 저희 팀 이전에 팝업을 운영하신 팀 퀴진케이 홍콩 팝업 셰프님들께서 여러 번 테이스팅을 도와주시고, 메뉴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해주셨습니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됐어요. 김민석 : 지역에 따라 음식 맛이 다르다 보니 전라도만의 특징을 살리면서 고객분들의 취향을 놓치지 않는 것도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저희는 낯설다고 느끼는 맛을 서울분들은 익숙하게 느끼시기도 하고, 반대로 저희가 흔하다고 생각했던 맛을 신선하게 느끼시기도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앞서 말씀드린 떡갈비 소스 재료 ‘한우 두태’는 전라도에서 흔하게 쓰이는 재료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많은 시행착오와 테이스팅을 거치면서 중간 지점을 찾았던 것 같아요. 메뉴 개발 과정에서 멘토 이경원 셰프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김민석 : 첫 테이스팅에서 이경원 셰프님께 “맛은 있지만 단조롭다”라는 평가를 들었어요. 다이닝 요리로는 알맞지 않다는 의미였죠. 이경원 셰프님께서 가장 강조하셨던 부분은 ‘맛의 밸런스와 레이어’였는데요.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부터, 맛을 느끼는 과정과 그 이후의 여운까지 모두 설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밸런스를 잡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코스 중 ‘남도 국시’는  어린 시절 젓갈에 소면을 비벼 먹던 추억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했는데요.  그 기억을 살려 젓갈과 소면을 그대로 사용해 보았더니,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더라고요. 소면은 원통형이라 젓갈 소스가 면에 고르게 묻지 않았고, 소스를 많이 머금게 되어 맛이 지나치게 짜게 느껴졌습니다. 면이 금방 불어 식감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죠. 그래서 한국의 소면이나 중면처럼 익숙한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소스 흡수력과 쫄깃한 식감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면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안으로 납작한 사각 형태의 이나니와 우동면을 선택했고요. 이 면은 소스가 고루 묻으면서도, 면발이 쉽게 퍼지지 않아 젓갈의 맛과 식감을 균형 있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메뉴 하나하나 맛의 밸런스와 레이어를 고민하다 보니 메뉴를 구상하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평소 이런 방향으로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터라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좋은 훈련이 된 것 같습니다. 성진호 : 처음 메뉴를 개발할 때 전반적으로 산미가 빠져 있어서 이경원 셰프님이 “에피타이저에 산미가 없으면 고객분들이 끝까지 드시기 힘들다”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흐름이 긴 코스 요리 특성상 산미가 없으면 고객분들이 지칠 수 있다는 걸 몰랐죠. 셰프님의 조언 덕분에 메뉴 전반에 산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맛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무엇이었나요? 성진호 :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조언은 **‘브랜딩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마케팅부터 플레이팅, 손님에게 음식을 내는 방식까지 모두 식당의 콘셉트와 일관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주셨어요. 또한 실제 매장 운영에 있어서도 세심한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주방에서의 효율적인 동선을 어떻게 설계할지, 실내 조도는 어떤 요소를 고려해서 설정해야 손님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지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짚어주신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박소연 팀장님, 박신영 대리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김민석 : 가장 마음에 깊이 남았던 조언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말고 요리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번 팝업 레스토랑이 끝난 후에는 광주에 제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인데요. 사실 광주는 서울에 비해 다이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처음에는 보다 대중적인 맛에 초점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Hansik245팀과 Cuisine.K 홍콩팀 셰프님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요리를 해도 되는구나’라는 확신을 얻게 됐습니다. 그 덕분에 저만의 색깔을 살린 한식 다이닝에 도전해 볼 용기가 생겼고, 앞으로의 방향도 조금 더 분명해졌습니다.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전후로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민석 : 한식도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팝업 레스토랑 이전에는 남도 음식을 ‘친숙하고 정겨운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SOJAE를 준비하면서 한식도 식감이나 맛의 변주를 통해 얼마든지 변신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성진호 : 이번 경험을 통해 다이닝의 섬세한 요리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맛의 밸런스를 잡거나 레이어를 쌓는 과정에서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고, 코스를 구성하는 흐름을 조망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게 됐어요. 덕분에 이전에는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다이닝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께 퀴진케이는 어떤 의미인가요? 김민석 :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그것도 다양한 분야의 셰프들과 함께 협업하며 직접 가게를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제게 정말 값지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팝업 이전에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요리뿐 아니라 매장 운영, 팀워크, 손님과의 소통 등 레스토랑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배움을 얻을 수 있었어요. 메뉴 하나하나에 담긴 철학과, 손님들의 반응을 직접 마주하며 느낀 현장의 생생함은 앞으로 제가 광주에서 제 가게를 운영할 때 큰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 팝업을 계기로 ‘내가 해보고 싶은 요리를 내 방식대로 표현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제가 가진 이야기를 요리로 풀어내고, 손님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드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거든요. 앞으로 광주에서 한식 다이닝 문화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싶어요.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지역에서 새로운 미식의 흐름을 제안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다이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셰프로 성장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성진호 : 퀴진케이는 제게 ‘우물 안 개구리를 꺼내준 두레박’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전까지는 제한된 환경 안에서 요리를 해오다 보니, 다이닝의 섬세한 감성과 그 깊이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팝업 레스토랑에 참여하면서 요리에 대한 시야가 정말 많이 넓어졌습니다. 재료 하나를 선택하고 다루는 방식부터, 플레이팅, 손님 앞에 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스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온몸으로 체감했죠.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요리를 대하는 태도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제 또래의 셰프들 중에는 ‘회사에 남아야 할까, 아니면 창업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분들이 참 많아요.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퀴진케이 팝업 프로그램이 그런 갈림길에 선 분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한 번 해보는 실습’이 아니라, 실제 손님과 마주하고, 메뉴부터 브랜딩,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다듬기에 너무 좋은 기회거든요. 저도 이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길을 더욱 확신 있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꿈꾸고 계신 분들에게는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시라고,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김민석 : 한식에 열정을 가진 셰프라면, 퀴진케이 프로젝트에 꼭 한 번 참여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단순히 요리 기술만을 배우는 자리가 아니라, 한식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풀어낼지, 또 어떻게 나만의 색깔로 표현할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거든요. 실제 손님을 마주하며 운영하는 팝업 레스토랑이라는 점도 굉장히 특별했어요.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고, 반응을 직접 확인하면서 셰프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저처럼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자신만의 한식을 만들어가고 싶은 분들에게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팝업을 통해 만날 고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진호 :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느낀 건 ‘사람들이 지쳐 보인다’는 것이었어요. 앞으로 요리를 통해 지친 분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SOJAE에서 맛있는 음식 드시며 편안함을 느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민석 : 전라도 음식의 핵심은 ‘깊은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손님이 배부르고 편안하게 즐기다 가실 수 있도록 성진호 셰프와 제가 많은 정성을 들여 준비했습니다. SOJAE에 계시는 시간만큼은 저희의 정성을 편안하게 즐기시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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