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빵과 케이크 덕후라면 뚜레쥬르 매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올해는 더더욱 그랬다. 지난 1월 출시한 ‘치즈 방앗간’부터 시작된 연인은 히트 상품들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100만개가 팔리는 ‘메가 히트’ 제품도 탄생했다. 그만큼 뚜레쥬르에서 나온 빵과 케이크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 이는 상품기획자와 개발자의 밀접한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2020년 바쁜 한해를 보냈던 CJ푸드빌 베이커리 제품개발2팀 정수정, 상품팀 조수경 님의 얼굴엔 누구보다 행복함이 가득했다.
2020년 베이커리 트렌드는 1인용, 달콤함?
Q. 올 한해 동안 뚜레쥬르에서 나온 빵과 케이크 제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각각 케이크, 빵 카테고리 별로 주요했던 트렌드는 무엇이었나?
정수정(이하 ‘정’): 케이크 경우, 예쁘거나 심플함이 돋보이는 케이크 트렌드와 더불어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재미를 전하는 제품도 인기를 얻었다. 더불어 가장 큰 변화 트렌드는 1인용 등 소형 제품(케이크)이 각광 받았다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케이크 매출은 감소한 반면, 1인용 소형 제품의 매출이 증가했다. 브라우니 제품이나 파운드 케이크 등 혼자 집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수경(이하 ‘조’): 코로나19로 인해 빵 매출은 증가했는데, 주로 많이 판매된 제품을 살펴보면 맛과 식감은 기본에 외관이 차별화되거나 스토리가 있는 가잼비 제품들이 빅히트 인기였던 것 같다. 밖에도 자유롭게 나갈 수 없었던 환경적 요인으로 우울한 기분을 환기시키기 위해 먹는 것 하나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던 것 같다.
Q. 이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던 제품을 소개해달라
정: 케이크 경우, ‘리얼 멜론 ‘인’ 메로나’, ‘얼려먹는 메로나 아이스박스’, ‘올스타 케이크’, ‘귀여운 당신은 밤맛’ 등의 제품을 들 수 있다. 더불어 1인용 소형 제품은 ‘치즈브라우니’, ‘진한 녹차 브라우니’, ‘코코넛 로쉐’ 등의 제품이 사랑을 받았다.
조: 한겹 한겹 뜯어 먹는 재미가 있는 ‘겹겹이 연유 크림 데니쉬’, 보기만 해도 눅진한 초콜릿이 떠올라 즐거운 ‘겹겹이 초코퐁당’, 우박 설탕이 오도독 씹히는 ‘몽블랑의 정석’ 등을 들 수 있다. 더불어 올해 100만개가 넘게 팔린 ‘치즈 방앗간’과 구운 치즈케이크빵, 마구마구 고구마도 고객들의 손을 바쁘게 만들었던 제품이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올해 고객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제품이 참 많다. 이중에서 각자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은 무엇인가?
정: 두 제품이 있는데, 하나는 ‘얼려먹는 메로나 아이스박스’다. 상품팀과 많은 협업을 통해 내놓은 제품인데, 여름 시즌에 맞춰 냉장이 아닌 냉동제품으로 출시했고, 메로나 특유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개발을 했다. 특히 맛을 구현하기 위해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정말 많이 먹었다.(웃음) 결과가 좋아서 보람도 컸던 제품이다. 소형 제품으로는 ‘코코넛 로쉐’가 기억에 남는다. 코코넛이 주원료인 이 제품은 원료 수급, 생산설비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느라 사내 품평 완료 후 6개월이 지나서 출시가 되었다. 다행히 많은 고객들이 좋아해주는 히트 상품이 되어 보람을 느낀다.
조: 자식 같은 제품들이라 다 고르고 싶지만 콕 집어 세 제품이 있다. 올해 신년에 출시한 ‘치즈 방앗간’이다. 올해 최고의 효자 빵으로 등극했다. 이어 24겹의 페이스트리에 우박설탕을 더한 ‘몽블랑의 정석’, 그리고 데니쉬 식빵을 발전시킨 ‘겹겹이 연유 크림 데니쉬’를 들 수 있다. 특히 ‘겹겹이 연유 크림 데니쉬’는 또 한 번 뚜레쥬르의 대표 장점 중 하나인 크림 노하우를 재조명하게 만든 제품이다.
상품팀, 개발팀(R&D) 협업의 결과는 메가 히트!
Q. 메가 히트 제품을 연이어 낼 수 있었던 동력 중 하나는 상품기획자와 개발자간의 긴말밀한 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제품을 출시 하기 위해 각 파트별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궁금하다.
조: 먼저 상품기획팀은 신제품 기획 및 운영, 기존 제품 관리, 매출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데, 이중 신제품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빵 같은 경우 월 단위 별로 빵 출시 계획을 잡고 3~4개월 전 제품 개발 기획에 들어간다. 해당 달에 맞는 제품의 콘셉트를 잡고, 그에 따른 레퍼런스와 시장조사를 하는 등 갖가지 자료를 기반으로 기획안을 구체화 시킨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팀과 회의를 거친 뒤 4~7번 정도의 품평회를 거친다. 품평회 완료 후 이름, 가격, 패키지 등을 준비하고 출시 3주부터 각 점주들에게 주문을 받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더불어 고객들의 반응도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정: 케이크 경우 디자인팀과도 촘촘하게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케이크는 비주얼이 중요하기 때문에 디자인팀이 잡아준 키 비주얼을 기반으로 개발팀에서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한다. 구현하기 힘든 부분은 디자인팀과 논의를 통해 교집합을 찾아간다. 이후 빵과 똑같이 많게는 7번 정도의 품평회를 거치고, 최종 완료가 되면, 상품팀에서 준 초기 매출 수량에 맞춰 원료, 장식물 등 주문하며 생산 미스가 나지 않도록 준비한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 지붕 두 가족처럼 상품팀과 개발팀의 협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협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조: ‘치즈 방앗간’을 들 수 있다. 치즈, 떡, 쥐의 해 이 세가지 키워드를 조합해 내놓은 제품인데, 처음에는 명확한 콘셉트가 나오지 않아 애를 많이 먹었던 빵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 가지 키워드를 갖고 개발팀과 많은 회의를 했고, 그 결과 ‘치즈 방앗간’ 제품이 나왔다. 다시 한 번 개발팀의 노력에 감사함을 느낀다.
정: MZ 세대의 트렌드에 발맞춰 소구 포인트를 찾고, 그에 맞는 제품을 진행하거나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 매번 트렌드 조사와 데이터 기반 자료를 준비해 기획하는 상품팀의 도움을 받아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데, 최근 기업사들간의 콜라보레이션 흐름에 발맞춰 내놓은 ‘메로나 아이스박스’나 ‘치즈브라우니’ 등 1인용 소형 제품을 들 수 있다.
Q. 빵과 케이크 모두 출시 전만큼 출시 후 고객 반응 체크의 중요성도 크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나올 같은 종류의 제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고객 반응은 어떻게 확인하는지, 이후 팀간 협업은 어떻게 진행하나?
조: 보통 출시 이후 기획한 대로 매장에서 잘 구현해 판매되고 있는지 품질을 점검한다. 개발팀과 함께 1차 내부 점검 후 2차 소비자 반응 및 매출을 분석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맛 품질’인데, 이를 위해 고객 반응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맛의 기준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정: 개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제품 출시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맛의 기준이다. 최대한 대중성을 기준으로 맛을 잡고 제품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진한 녹차 브라우니’ 또한 출시 전 그 기준으로 맛을 정하고 내놓았는데,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하면서 녹차맛이 좀 더 진했으면 하는 의견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런 경우, 상품팀과 의논해서 차후 녹차가 함유된 제품 출시 경우, 그 맛을 조정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
맛과 트렌드에 걸맞는 상품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
Q. 두 분 모두 오랫동안 베이커리 업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을 것인데, 이를 활용해 제품화 시킨 사례가 있다면?
조: 빵 이전에 3년 동안 케이크 PM으로 일했었다. 이렇다 보니 빵 기획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케이크를 접목하게 되더라. 올해 히트제품 중 ‘구운 치즈케이크 빵’이 있다. 대중적인 스테디셀러 치즈케이크를 빵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개발팀과 협업했고,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부드러운 빵 속에 진한 크림치즈를 넣고 구워낸 ‘구운 치즈케이크 빵’이 탄생했다.
정: ‘리얼브라우니’는 이전 출시 된 제품으로, 올해 역주행을 하며 많은 고객들에게 사랑받았다. 특히 ‘치즈 브라우니’, ‘진한 녹차 브라우니’는 기존 제품을 발전시켜 만들었는데, 그동안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맛의 2층 레이어를 구현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Q. 올해 피날레를 장식하 듯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케이크 및 주요 제품들이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 담당자로서 크리스마스를 빛낼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면.
정: 가족들이 같이 즐기기엔 ‘나난 X 바닐라베리 위시리스’ 제품이 어울린다. 바닐라빈이 든 달콤한 무스 사이에 상큼한 산딸기 퓨레를 샌드해 온 가족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케이크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협업한 나난 작가와 또 한번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보는 맛도 더하는 케이크이니 추천 한다. 여기에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를 고집하는 2030세대들을 위한 ‘딸기 티라미수 아이스박스’, 얼그레이크림과 밀크초코레이즈의 협연이 펼쳐지는 ‘나난 X 초코얼그레이 노르웨이 숲’ 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더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조: 앞서 소개한 케이크와 찰떡 궁합을 이룬 빵 제품으로는 ‘눈 내린 초코 몽블랑’, ‘눈 내린 딸기 몽블랑’, ‘빨간코 루돌프’ 제품을 꼽을 수 있다.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와 함께 사진도 찍으며 SNS에 올리면 너무 좋을 것 같다.
Q. 올해 만큼 내년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제품들이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정: 올해는 히트 제품이 많았고, 개인적으로 1인용 소형 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한 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발판으로 내년에는 더 다양한 1인용 소형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내년에도 열심히 해서 올해만큼 히트 제품을 많이 내고 싶다.
조: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히트 상품이 나와 행복한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이를 발판 삼아 내년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고, 특히 건강한 식사빵을 출시해서 더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
여행 가면 꼭 카페에 들러 시그니처 케이크와 빵을 먹어본다는 정수정 님, 스마트폰에 빵 사진만 가득한 조수경 님은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대한 좋은 평가가 그 무엇보다 보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맛보고, 사진을 찍는다. 올해의 성과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에 기인한 결과. 이들의 생각과 손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라며, 내년에도 히트다 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