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호텔 스위트 룸에서 편안하게 그것도 나만 홀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지난 7월 문을 연 후 연남동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CGV연남의 ‘스위트 시네마’(SUITE CINEMA)는 새롭고 특별한 공간인 동시에 코로나19 이슈에 맞춰 공간 다변화를 꾀한 상영관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단 6개의 독립된 구역에 최대 20명까지만 수용 가능한 이 곳은 영화관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CJ CGV 공간콘텐츠팀 오수진, 김근형 님을 직접 만나봤다.
CGV연남에 스위트 시네마를 만든 이유는?
Q. 실제 스위트 시네마 내부를 보니 호텔 스위트룸처럼 고급진 느낌과 더불어 관람 공간 구역이 확실히 나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오수진(이하 ‘오’): 스위트 시네마의 특징이 바로 ‘프라이빗’과 ‘프리미엄’인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고,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다행히도 CGV연남 오픈 이후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어 감사함과 보람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Q. 아마 관객들도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에 극장을 찾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매력적인 스위트 시네마의 기획은 어디서 출발했나?
오: 원래 CGV연남은 6개의 일반관으로 꾸며진 작은 영화관으로 오픈 준비를 결정했는데, 그 중 한 개관은 아주 특별하고도 새로운 상영관을 만들어보자는 계획으로 변경됐다. 아이디어의 기틀을 마련한 건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스카이박스(SKY BOX)였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스카이박스는 꾸준히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프라이빗한 공간이라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봤다. 그래서 기존 지향했던 프리미엄과 더불어 프라이빗한 공간을 갖춘 새로운 특별관을 만들기로 결정 한 것이다.
Q. 애초 일반관에서 특별관으로 변경했을 때의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김근형(이하 ‘김’): 가장 근본적인 고민은 ‘연남동과 프리미엄 특별관이 잘 어울릴 것인가?’였다. 극장 하나를 만들 때 수요층, 지역 특색 등을 고려하며 콘셉트를 잡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 고민은 만드는 과정 속에서 계속되었다.
결과적으로 스위트 시네마가 만들어진 건 연남 상권이 20대를 포함한 연령 확장성이 있고, 광역적으로 대표 상권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의 관객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실제 홍대 주변에서 일하는 미래의 고객들은 물론, 미소지기에 특별관 관련 설문을 돌렸고, 그 결과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의 실적에 비춰봤을 때 고민의 결과가 빛을 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위트 시네마를 더 특별하게 만든 요소!
Q. 아무래도 일반관과 달리, 기존에 없던 특별관을 만드는 과정은 좀 다를 것 같다.
김: 먼저 새로운 특별관을 만들기 위해 TF팀을 구성했고, 공간디자인팀하고 많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해나갔다. 아무래도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좌석수를 확보할 수 있는지, 영사각은 나오는지, 전 좌석 리클라이너를 넣었을 때 확보되는 공간 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일반관 기준 144석으로 꾸밀 수 있는 상영관 좌석 규모를 20석으로 대폭 줄었고, 4인까지 이용 가능한 거실 타입의 ‘SUITE A’(16석)과 2인 전용 룸 타입의 ‘SUITE B’ (4석)이 완성되었다.
그 이후에는 브랜드 정립을 하면서 마케팅 방향, BI 디자인 정립, 라운지 구성 등으로 이어졌다. 아무래도 호텔 스위트룸을 연상케 할만한 점에서 특별한 서비스가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라운지를 따로 마련했고,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 메뉴 구성을 위해 F&B 부서와 논의를 거쳤다. 공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는 운영 매뉴얼을 정립하면서 스위트 시네마 전담 미소지기를 대상으로 교육에 들어갔다. 더불어 이들이 착용하는 앞치마나 모자 등도 확인하고, 상영관 내부에 들어갈 리클라이너 의자는 물론 분위기 연출을 위한 조명 조도까지 세심하게 점검했다.
Q. 최초의 특별관이었던 골드클래스를 시작으로 CGV의 프리미엄 특별관은 진화되어가고 있는데, 스위트 시네마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오: 앞서 소개했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프라이빗’이다. 스위트 시네마는 스카이박스의 진화버전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영관 내 전 좌석을 프라이빗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열린 공간인 SUITE A는 앞, 뒤, 옆 좌석과 철저히 분리된 느낌을 주기 위해 파티션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앉으면 정말 나와 가족, 지인들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앞 좌석 관객의 머리나 움직임 등이 보이지 않도록 조절했고, 옆 사람끼리 작게 이야기 해도 잘 안 들릴 정도로 구역 간 거리에도 철저히 신경을 썼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멋까지 신경 썼으니, 스위트 시네마를 가게 되면 꼭 기억해달라. (웃음)
이런 차별화 포인트의 변화는 고객 니즈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골드클래스나 템퍼시네마와 같이 과거에는 최고의 편안한 관람만을 지향했다면 지금은 최고의 편안함은 물론 프라이빗함도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 프라이빗에 대한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져왔지만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층 더 강화된 측면이 있다.
Q. 이런 차별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스위트 시네마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준비하시면서 가장 애정이 가는 부분은 무엇이었나?
김: 아무래도 미소지기로 CGV와 연을 맺었던 과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전담 미소지기들에게 가장 애정이 간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특별관이기 때문에 처음 온 고객들에게 풍부하고 편안한 설명이 필수다. 스위트 시네마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전하는 전달자로서 역할이 크기에 전담 미소지기들의 임무가 막중했다. 그래서 경력이 많은 미소지기 위주로 뽑았고, 각종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미리 준비하는 등 사전 교육에 힘썼다. 스위트 시네마에 방문하시면 보다 프라이빗 & 프리미엄 서비스에 걸맞는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다.
Q. 스위트 시네마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담당자로서 좀 더 보완하거나 발전시킬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오: 고객 선호도 측면에서 SUITE A보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끽할 수 있는 SUITE B가 더 앞서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SUITE B와 같은 박스 타입 공간이 더 추가될 수도 있고, 기존 상영관 리뉴얼 시 설치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SUITE A는 지금보다 더 프라이빗하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스위트 시네마에 대한 고객 반응에 따라 향후 특별관 개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도 많이 얻고있다.
트렌드 보다 더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
Q. 공간콘텐츠팀은 스위트 시네마처럼 특별한 상영관을 만드는 일 말고도 더 특별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 우리 팀은 스위트 시네마 등 상영관 진화 모델에 대한 고민과 결과물을 내놓는 업무와 함께 다양한 극장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 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과거 실행에 옮겼던 신사업은 만화카페 ‘롤롤(LOLOL)’, ‘볼링펍’, ‘미션 브레이크’, ‘V버스터즈’ 등이 있다. 기존 극장이란 공간에서 영화 외 다른 문화 콘텐츠와 즐길거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극장 트렌스폼을 통한 새로운 신사업도 구상 중이다.
Q. 공간콘텐츠팀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오: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다. 팀 특성상 최근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들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데, 그때마다 지속가능성을 되묻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꾸준히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도 한다. 새로운 공간을 만들 때 그 공간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김: 최신 트렌드를 고려하되, 너무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한다. 트렌드를 쫓아가다 보면 반짝 금방 소비되기 때문이다.
Q. 그렇다면 각자 지속 가능한 관심과 사랑을 담은 극장이 있을 것 같다.
오: CGV용산아이파크몰에 대한 애정이 크다. CGV용산아이파크몰은 현재 CGV가 운영하는 가장 큰 규모의 극장이다. 20개 상영관 마다 모두 특별함을 주기 위해 노력했고, 로비에서 즐길 수 있는 컬처 공간도 다양하다. 2017년 리뉴얼 당시 실무 PM으로 프로젝트를 담당해서 그런지, 공간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구석구석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고, 최적화 동선을 뽑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이 생각난다. 본사 사무실도 용산이라 로비를 항상 보는데, 사람들이 많으면 좋고, 없으면 마음 아프더라.
김: 지금은 CGV연남, 그리고 스위트 시네마다. 팀에 합류해 처음 기획 단계부터 오픈까지 책임지고 맡은 특별관이다 보니 애정이 남다르다. 주로 일 때문에 자주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터라 동료들은 나를 ‘스위트 시네마의 아버지’라고도 부른다. (웃음)
Q. 콘텐츠 요소를 떠나서 공간만으로 매력을 돋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공간콘텐츠팀의 중요성은 커 보인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오: 일을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실행했을 때의 허들과 한계를 어떻게 넘고 조율하는가도 중요하다. 앞으로 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예정이고, 특별관과 함께 신사업 확장을 위한 좋은 결과물들이 모이면 CGV가 추구하는 진정한 문화놀이터, 컬처플렉스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문화를 담는 공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김: 팀장님 말처럼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스위트 시네마를 통해 고민의 폭이 넓어졌고 심도가 깊어진 것 같다. 보는 순간 한 눈에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으로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고 싶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위로 그치지 않는다. 티켓 예약부터, 외출 준비, 영화 감상 등 이 과정을 통해 얻는 경험의 가치가 크다. 코로나19로 이 가치가 퇴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문을 연 스위트 시네마는 너무나 반가운 공간이다. 오수진, 김근형 님이 만든 이 상영관에서 기회가 된다면 잊고 지냈던 경험의 가치를 되새겨 보면 어떨까. 프리미엄으로 프라이빗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