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든이 ‘열심히 하는 연습생’이라면, 올리브영은 저희를 데뷔시키는 프로듀서죠.”
‘올리브영 수분 맛집’으로 알려진 뷰티 브랜드 ‘토리든’은 지난 2019년,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 입점 후 올리브영의 ‘클린뷰티’로 인지도를 올리며 크게 성장한 K뷰티 대표 브랜드입니다.
입점 3년 만인 2022년 올리브영 연 매출 ‘100억 클럽’에 입성했고, 2025년에 올리브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CJ뉴스룸이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 성수’에서 토리든 조상범 브랜드사업본부장을 만나 브랜드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토리든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도 않았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특이한 제품을 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진짜’ 차별화된 제품력으로만 승부했죠.
뷰티 브랜드 ‘토리든’의 제품을 소개하는 조상범 본부장의 표정에 자신감이 넘쳤다. 토리든 제품의 장점을 묻자 “일단 한번 사용해 보라”며 선뜻 ‘다이브인 세럼’ 제품을 내밀었다.
“발림성부터 다르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끈적이지 않고 산뜻하면서 속부터 차오르는 보습감이 남다르죠.”
화려한 마케팅과 독특한 패키징으로 무장한 경쟁사들 사이에서 토리든은 오직 ‘기본’만 팠다. 피부의 기초가 되는 ‘수분’을 정복하기 위해 브랜드 론칭 전 3년에 걸쳐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수분 제품을 테스트한 끝에 끈적임 없이 속수분을 채워주는 ‘다이브인’ 라인이 탄생했어요. 종종 토리든을 ‘갑자기 잘 된 브랜드’라고 오해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부단히 노력했어요.”

올리브영의 ‘클린뷰티’, 토리든에 날개를 달다
토리든과 올리브영이 처음 만난 건 2019년이다. 그해 론칭 3년 차를 맞이한 토리든에게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했다. 순하고 맑은 사용감으로 사랑받던 메인 제품 ‘다이브인 세럼’이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토리든의 세계가 확장됐다.
세럼은 직접 사용해 보고 제형을 테스트한 다음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리브영에 입점해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이 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매장 테스터와 제품 증정 프로모션 등으로 ‘다이브인 세럼’을 접한 고객들이 토리든을 찾기 시작했다.
“올리브영이 저희 같은 중소 규모 협력사들에게 좋은 방향성 제시를 해주셨어요. 함께 협의하며 아이디어를 내다보니 저희도 지금의 성과로 보답할 수 있게 됐죠. 특히 당시 담당 MD가 ‘클린뷰티*’ 카테고리에서 도전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제안을 해주신 덕에 토리든과 올리브영의 ‘함께 성장’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 올리브영이 인체 유해 성분 유무, 제조 과정과 패키지의 친환경성 등을 기준을 충족하는 뷰티 브랜드에 부여하는 인증

당시 올리브영은 기본에 충실하고 깐깐하게 원료를 선택하는 토리든의 제품 철학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 매장 입점과 프로모션 참여뿐 아니라 상품 개발 방향, 패키징, 마케팅까지 전방위로 브랜드와 소통했다.
‘다이브인 세럼’이 가진 피부 진정 효과에 집중해 ‘수분’과 ‘진정’을 연결한 소구점을 먼저 제안한 것도 올리브영이었다. 그 결과 ‘다이브인 세럼’은 올리브영 어워즈 에센스/세럼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2024년엔 마스크팩 부문, 립케어 부문 등에서도 각각 수상하며 ‘올리브영 어워즈 4관왕’을 기록했다. 브랜드 최다 수상 기록이다.
“토리든이 지금의 방향성을 잡은 데는 올리브영의 역할이 컸어요. 특히 입점 초기 ‘다이브인 세럼’이 클린뷰티 카테고리에서 자리를 잡자 다른 제품들의 마케팅 포인트도 자연스레 경향성을 갖추게 되더라고요. 상품 개발이나 패키징 연구를 할 때도 ‘클린뷰티’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고요.”

연 매출 1000억, 입점 5년 만에 메가 브랜드가 되다
지난해 토리든은 올리브영에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100억 클럽’ 입성 2년 만이다. 지난해 올리브영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이 바이럴되면서 꾸준하던 성장세에 폭발적인 모멘텀이 된 것이다.
토리든은 마케팅 비용을 크게 책정하지 않는다. 흔한 스타 마케팅도 욕심내지 않았다. 조 본부장은 “대신 올리브영과 함께한 각종 프로모션 행사들이 바이럴에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2023년 올리브영 어워즈 현장에서 진행한 ‘다이브인 수분 충전소’ 팝업, 작년 8월 올리브영 강남타운점에서 열린 ‘Torriden X Branden Air’ 팝업스토어 등이 모두 성공적이었어요. 특히 지난 3월 크리에이터 ‘해쭈’와 진행한 ‘토리든 X 해쭈 올영 라이브’는 최대 동시 시청자 수 1.7만 명, 누적 시청자 수 21.2만 명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어요. 1시간 만에 3억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고요. 저희 내부적으로도 얼떨떨할 정도입니다.”
3월 기준, 토리든 ‘다이브인 세럼’의 누적 판매량은 1130만 병이 넘었다. 그중 900만 병은 2022년 이후 판매됐다. 지난 3월 ‘올영세일’ 라이브 방송에선 5초당 1병씩 팔려 나가며 라방 역대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본부장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세럼과 마스크 등 주요 상품군 외 카테고리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신규 출시할 예정이고,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 역시 아직 초기 단계다.
“올리브영과 꾸준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저희가 일부 카테고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카테고리가 많아요. 앞으로는 토리든이 받은 사랑만큼 사회적으로도 기여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