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지속적 성장을 꾀하고 있는 HMR 시장. 이중 레스토랑에 가지 않아도 간편하게 전문점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냉장 간편식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맛과 더불어 조리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는데, 바로 뜯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조리가 가능한 스팀 파우치 포장 기술이 한 몫 한다. 과연 어떤 기술이길래 이처럼 조리가 간편한 것일까?
남윤승 | CJ제일제당 패키징 Development팀
소비자 편의성과 맛품질 모두 확보할수 있는 패키징 기술이 혁신이다
냉장 편의식 고메 함박스테이크 맞는 새로운 옷(?) 찾기
1인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성장한 HMR 시장. 상온, 냉동 위주의 다양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와중에 CJ제일제당 육가공 브랜드에서는 사이드 디시(Side-Dish) 메뉴 트렌드에 맞는 ‘냉장 편의식’ 카테고리를 생성, 그에 맞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제품명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포장 주안점은 사이즈가 꽤나 큰 원물이 들어간다는 점, 이를 소비자가 쉽게 조리하고 맛볼 수 있도록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상온 카테고리에서는 용기형이, 냉동 카테고리에서는 대용량으로 제품이 출시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제품들과 수요층이 겹치지 않도록 전략적인 포장개발은 필수였다.
하지만 어려움은 있었다. 냉장, 냉동으로 구성된 저온 카테고리에는 다양한 제품과 포장이 있다. 그 중 육가공 제품은 진공성형포장(FFS), 케이싱, 캔 등 어느정도 정해진 포장의 틀이 있었기에 새로운 포장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혁신적인 포장을 개발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고, 제품 샘플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촉촉함을 유지하는 포장 기술을 찾아라!
출시 전 샘플로 받은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냉장 제품이라 전자레인지 조리시간이 긴 편이었고, 포장재를 개봉한 상태에서 조리를 하니, 제품의 표면과 담겨있는 소스가 마르는 현상이 잦았다. 이로 인해 맛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줬기 때문에 제품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줄 수 있는 포장 기술이 필요했다.
가장 먼저 검토했던 건 국내외 트렌드 기술이었던 스팀포장 용기였다. 하지만 용기는 개발, 금형제작 일정이 소요되고, 단가가 높아져 제조원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단점으로 보울(Bowl) 형태의 스팀포장 파우치를 제안하게 되었다. 스팀포장이란 포장재를 개봉하지 않은 채로 조리 및 취식할 수 있는 포장기술을 말한다.
제품이 포장된 스탠딩파우치를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레인지 조리를 하면, 파우치 내부에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생되는 증기로 인해 팽창되고 내압이 발생되게 된다. 이후 일정한 압력이 차면 증기배출 부위만 열리면서 배출되는 구조다. 쉽게 말해, 압력밥솥과 같은 원리로 보면 된다. 더불어 내압이 발생된 상태가 지속되면서 파우치 밑면이 완전히 펼쳐지게 되는 데, 이 점을 활용하는 방향에 맞춰 밑면을 최대 사이즈로 설계해 보울(Bowl) 형태로 구현하였다.
콘셉트는 성공적이었다. 수많은 조리테스트를 통하여 개봉 후 조리하는 일반적인 파우치 포장 대비,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아 제품의 표면과 담겨있는 소스가 마르는 현상을 줄이고 촉촉함을 살렸다. 이를 통해 맛품질을 개선했고, 조리시간을 15% 단축하는 이점까지 확보했다.
출시 이전까지 편의성을 위한 고민은 계속~
고메 함박스테이크 제품의 증기배출 구조는 파우치 제작공정에서 측면을 실링할 때 가공하는 방식이다. 원활한 증기 배출이 가능한 형태와 폭의 유로를 만들어주고, 파우치 내부에 압력이 차면 증기가 유로를 통해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미세하게 실링하는 방식이다. 증기배출 구조는 살균, 유통 과정에서 스스로 열리지 않으면서 조리 시에만 오픈하는 게 핵심 기술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출시 직전에 난관이 발생되었다. 소비자 편의성이 중요한 제품인데 뜯는 곳 위치에 따라 개봉 후에 소스가 흘러나오거나 젓가락이 안 들어가는 문제점이 생겼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케팅, 사업장 기술팀 등 유관부서와 끝없는 논의와 테스트를 했고,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은 적합한 수준으로 설계에 반영하여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고차단성 재질(투명증착PET)을 적용해 유통기한을 40일 확보했고,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메 함박스테이크 이외에도 토마토미트볼, 떡갈비 제품도 출시하며 라인업 확보에도 온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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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 제품은 상온 보관이 안되고, 이로 인해 맛 품질 구현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제품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포장 기술로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메 함박스테이크 제품은 그 의의를 둘 수 있다. 더불어 조리 시간도 단축하며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편의성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장점. 포장 개발자로서 편리함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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