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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알아주지 않는 200석 남짓한 소극장에서 버티듯 노래하던 이가 수천 명 앞의 무대에 서기까지. 누구도 보지 않을 것 같던 단편 영화가 바다 건너의 박수를 받고, 엎어질 뻔했던 창작 뮤지컬이 기어코 살아남아 누군가의 인생작이 되기까지. 그 아득하고 고단한 창작의 시간을 셈해본다. CJ문화재단의 지난 20년은 단순한 후원이 아니었다. 그것은 차라리 맨땅에 헤딩하는 신예들과 함께, 어떻게든 이 생태계의 밑그림을 악착같이 그려온 연대와 생존의 기록에 가깝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문화보국(文化報國)’ 신념과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이재현 이사장의 사회공헌 철학으로 출발한 CJ문화재단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신예 창작자들의 든든한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한 시간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을 듣기 위해 CJ뉴스룸이 CJ문화재단 민지성 사무국장을 만났다.  CJ문화재단 민지성 사무국장. ‘가능성’을 믿고 구축해 온 창작 인프라 대중문화 소외 영역의 창작자를 지원해 문화산업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목표 아래, CJ문화재단은 20년 간 ‘튠업’, ‘스토리업’, ‘스테이지업’을 통해 음악, 영화, 공연 분야의 신예 창작자들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왔다.  CJ문화재단이 주목한 것은 단기적인 ‘성공’이 아니라 ‘지속’이었다. 흥행의 결과보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창작자가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자생적 창작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지원을 받은 창작자들은 단발성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 반경을 넓히며 K컬처의 다양성을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튠업 출신 뮤지션인 새소년, 카더가든, 죠지, 한로로 등은 대중의 주목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스토리업을 통해 제작된 ‘메아리’,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등은 국내외 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창작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라흐 헤스트’ 역시 재연을 거듭하며 국내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신예 창작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창작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여건과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결과로 소진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저희 역할이죠.” 20년의 뚝심, 산업 생태계의 변화로 입증되다 “문화는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이재현 회장의 확고한 철학 아래, 당장의 가시적 성과보다 창작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묵묵히 지원해 온 20년의 뚝심은 창작자 개인의 성장을 넘어 문화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었다. 튠업은 인디 뮤지션의 무대를 소규모 공연장에서 대형 페스티벌로 확장하는 발판이 됐고, 스토리업은 단편영화 감독들이 장편 제작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스테이지업을 통해 개발된 창작 뮤지컬 역시 초연에 그치지 않고 재연과 해외 진출로 이어지며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그 노력은 올해 의미 있는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 공로상과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받은 것이다. 민 사무국장은 수상에 대해 “지난 20년의 방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하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민희경 CJ사회공헌추진단장이 ‘CJ문화재단 튠업’에 대한 선정위원회 특별상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수상은 우리가 지켜온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200석 공연장에서 시작한 창작자가 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 발굴한 작품이 재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걸 볼 때마다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구나’하는 확신을 얻습니다.” Next 20년, K컬처의 글로벌 파트너를 향해 창작자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원칙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연이 중단되면서 창작자들의 활동 기반이 크게 위축되자, CJ문화재단은 선제적으로 콘텐츠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모색했다.  ‘아지트 라이브 프리미엄’의 포스터.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아지트 라이브 프리미엄’이다. 튠업 아티스트 ‘새소년’과 ‘기프트’의 공연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극장에서 상영한 새로운 형식의 시도였다. 단순한 온라인 중계를 넘어 공연의 현장성과 몰입감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프로젝트는 오프라인에 국한되었던 공연 예술의 경계를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은 위기였지만, 동시에 공연 예술의 형식과 유통 방식을 확장해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공연의 가치를 지키면서 IP의 다각화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죠.” 민 사무국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오랜 비전이 현실로 입증된 지금, 창작을 위한 지원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20년이 척박한 땅에서 기어코 창작의 토대를 다지며 버텨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그들이 더 넓은 세계에서 온전히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법을 증명하는 여정일 것이다. CJ문화재단은 변함없이 그 곁을 지킬 것이다. 창작자가 무너지지 않도록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단단한 벽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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