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도, 송강도, 가고 이제 이승기도 보내줘야 할 순간이다. 하지만 아쉬울 틈 없다. 박보영, 서인국, 김서형, 이보영, 김옥빈, 이준혁, 장기용, 이혜리 등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그것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함께 말이다. 완연한 봄날에도 집콕을 불러일으키는 CJ ENM 신규 드라마 4편을 소개한다.
이제 멸망의 손을 잡을 시간!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월화 오후 9시, 멸망의 손을 잡을 시간이다. tvN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은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이유가 되는 존재 ‘멸망(서인국)’과 3개월 시한부 삶을 남겨두고 목숨을 건 계약을 한 인간 ‘동경(박보영)’의 아슬아슬한 목숨 담보 판타지 로맨스 작품이다. 웹소설에서 볼법한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이 드라마는 특별한 존재 멸망과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칫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어 공감대 형성에 큰 허들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 부분은 그리 걱정 되지 않는다.
이는 ‘멸망’을 집필한 임메아리 작가의 전작 ‘뷰티 인사이드’ 때문이다. ‘뷰티 인사이드’ 또한 한달에 일주일 타인의 얼굴로 살아간다는 판타지 설정이 녹아 있었지만, 결국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과 진심을 담은 마음이 삶에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걸 잘 보여줬다. ‘멸망’ 또한 판타지 설정의 외피를 걷어냈을 때, 보이는 건 죽음을 앞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삶, 그리고 지옥 같은 세상 속에도 누군가의 배려와 선택이 긍정적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부분은 이미 1회 동경이 몸소 보여줬다. 제작보고회에서 권영일 감독 또한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죽음보다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이 드라마는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 하는 물음을 갖게 한다.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진정한 매력이며, 앞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야기의 바탕으로 박보영과 서인국의 캐스팅은 극의 흡입력을 더한다. 특히 시한부 통보를 받고 난 뒤의 불안한 눈빛 연기, 곧바로 웹소설 편집자로서의 업무를 마치기 위해 밝은 분위기로 전환시키는 그의 연기는 동경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서인국 또한 병원에서 초월적 존재의 힘과 카리스마를 보여줬고, 세상을 만든 소녀신(정지소)의 나비로 인간을 위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둘의 케미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와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추천!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김은숙의 보조작가 출신인 임메아리 작가의 작품으로, 동명 영화 원작의 설정만 가져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펼쳤다. 특히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통해 좋은 쪽으로 변해가는 삶의 모습은 멜로 장르를 넘어선 작가만의 철학이 엿보이는 작품.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사토 타케루 주연의 2016년 국내 개봉작인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우편배달부가 하루를 더 사는 대신 세상에서 어떤 것이든 한 가지를 없애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 또한 주인공의 선택을 통한 삶의 변화, 그로 인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 삶과 선택이라는 키워드가 ‘멸망’과도 일맥상통하니 함께 보면 좋을 듯! |
진정 내 것을 찾기 위한 워맨스 크로스! ‘마인’
이렇게 직관적인 제목이 또 있을까? 드라마 ‘마인’은 재벌가 며느리 서현(김서형), 희수(이보영)를 통해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효원그룹이라는 재벌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뭐든 다 가질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지만, 정작 효원가 사람들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시달린다. 서현은 실질적 그룹 운영권이며 자신이 꿈꿔왔던 문화사업을 현실화 시키지만, 과거 사랑했던 동성 애인을 그리워한다. 희수 또한 효원그룹 며느리로 살면서 배우로서 자신이 쌓은 커리어와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매번 낙담한다. 이런 상황에서 희수의 아들의 프라이빗 튜터 자경(옥자연)이 들어오면서 점차 균열이 생기고, 그로 인한 파장으로 인해 두 여성이 변모해가는 과정이 주된 이야기로 그려질 예정이다.
두 배우 못지 않게 제작진 또한 화제를 모았는데, 드라마 ‘쌈 마이웨이’,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의 이나정 PD와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백미경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PD, 작가 모두 각각 전작에서 연출력과 필력을 인정받은 이들로서 공교롭게도 둘 다 여성이다. 앞서 소개한 이나정 PD, 백미경 작가의 전작만 봐도 강인하고,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여성들이 모두 출연한다. 특히 ‘마인’은 외형적으로 ‘품위있는 그녀’를 쉽게 떠올리게 하는데, 외부인 여성이 일으키는 파장으로 벗겨지는 재벌가의 민낮을 다룬다는 점이 겹친다. 어찌보면 ‘마인’은 ‘품위있는 그녀’의 또 다른 확장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며, 마치 이전 작품에서 더 다루고 싶었던 것을 이번에 쏟아내려는 듯한 느낌 또한 받는다.
드라마의 축을 담당하는 김서형와 이보영은 2회 동안 그들이 맡은 캐릭터를 견고히 쌓았는데, 서현은 외강내유, 희수는 외유내강형의 캐릭터라는 것을 보여주고, 앞으로의 협업을 통한 이들의 발걸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들과 함께 눈에 띄는 건 대저택이다. 호화스러운 건 기본, 정원은 카트를 타고 다닐 정도로 넓은 이 집은 보기엔 멋지지만 그만큼 공허하고 그 안에 사는 이들에게는 위압적이다. 이는 대저택 정원 새장에 갇힌 공작이 잘 보여준다. 아름다운 공작이 새장을 벗어나 아름다운 날개를 펼치듯 주인공들이 진정 자신의 것을 가질 수 있을지 이는 토, 일 9시 드라마를 보게 할 매력으로 작용할 듯 하다.
드라마와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추천!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김서형, 이보영만큼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김희선, 김선아도 못지 않은 워맨스를 만들었다. ‘마인’과 그 결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품은 이 드라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재벌가의 균열을 일으키는 복자(김선아)의 이야기를 선행학습하며, 앞으로 자경이 일으킬 파장을 예상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영화 ‘아이 엠 러브’ 틸다 스윈튼 주연의 ‘아이 엠 러브’는 상류층 재벌가 며느리가 아들의 친구를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유명한 루카 구아다니노의 작품으로 위압적인 재벌가를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룬다는 내용은 ‘마인’의 여성들과 일맥상통한 부분. 연기, 스토리와 더불어 재벌가 내부 디자인을 비교해서 보면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트라우마에 기인한 공포의 근원, 기시감을 지워내다! ‘다크홀’
‘우리는 생존의 시대를 마주했다’는 ‘다크홀’의 메인 카피처럼, 이 드라마는 싱크홀의 검은 연기를 마신 변종인간들, 연쇄살인범,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살아남은 자들에게서 생존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무지시로 온 형사 화선(김옥빈)과 그와 함께 기이한 현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태한(이준혁)을 중심으로 학교와 병원을 중심으로 생존을 위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방영 전 이 드라마에 많은 관심을 모았던 건 장르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내보인 OCN 드라마라는 점 때문이다. ‘구해줘’, ‘타인은 지옥이다’의 정이도 작가와 영화 ‘더 폰’의 김봉주 감독의 참여도 그 기대감을 높였다. 그에 상응하듯 회를 거듭할수록 장르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변종인간을 통한 한국형 재난물의 쾌감을 전하고 있다. 물론, 크리처물, 오컬트, 스릴러 등 각 장르물의 특징을 작품에 가져오면서 드는 기시감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동력이 그 부분을 상쇄한다. 그건 바로 트라우마에 기인한 공포를 다룬다는 점이다.
극중 변종인간들은 각각의 트라우마로 공격성을 보이는 것인데, 인간 내면에 뿌리내려진 두려움이 곧 공포의 근원이라는 기존 호러 장르의 주요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공포의 요인이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증명한다. 더불어 극의 주요 배경인 학교에서 이사장을 필두로 나서게 될 악인들 또한 죽기 두려워 악행을 저지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라우마에 기인한 공포라는 주제는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려움에 굴복할 것인가? 굴복하지 않을 것인가! 매주 금, 토 ‘다크홀’을 본다면 그 답을 찾을 것이다.
드라마와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추천! 드라마 ‘구해줘’ ‘다크홀’과 ‘구해줘’의 공통점은 정이도 작가와 ‘사이비 종교’가 소재라는 점이다. ‘구해줘’ 경우 사이비 종교를 주된 소재로 차용한 작품인데, 혼돈의 사회 속에서 사이비 종교를 믿는 인간의 나약함과 이를 기반해 공포스러운 존재가 된다는 부분을 보여준다. 아직 ‘구해줘’를 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꼭 보시길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 ‘이벤트 호라이즌’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폴 앤더슨의 초기 작품으로, 스페이스 호러 명작으로 손꼽힌다. 실종 된 우주선 수색작업 중 대원들이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는데, 이는 ‘다크홀’처럼 개인의 트라우마로 생긴 것. 트라우마는 곧 공포의 요인이라는 공식을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펼쳤는지 감상하길 바란다. |
999살 구미호와 99년생 인간의 로맨틱 동거! ‘간 떨어지는 동거’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는 바통을 넘겨줄 ‘마우스’의 무거운 분위기를 단숨에 날려버릴 것 같다. 999살 구미호 신우여(장기용)와 쿨내나는 99년생 이담(이혜리)이 구슬로 인해 동거를 하며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일단 설정부터 유쾌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워낙 인기 있었던 웹툰이라는 점에서 드라마 제작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게 사실.
‘간 떨어지는 동거’는 드라마 ‘꼰대 인턴’에서 재기 발랄한 연출력을 뽐낸 남성우 감독과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백선우, 최보림 작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특히 두 작가는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웹툰 원작을 기반한 드라마를 탄생시킨 이력이 있기 때문에 신뢰감을 더한다. 더불어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 남녀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사랑에 골인한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골격에 구미호라는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며 흡입력을 더했다.
역시 웹툰 원작이라는 점에서 캐스팅은 초미의 관심사. 신우여 역을 맡은 장기용은 999살 다운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하지만, 이담에게는 다정다감한 어르신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혜리는 생기 넘치는 매력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마음으로 거침없는 20대의 당찬 패기를 보여줄 예정, 여기에 구 구미호 현 인간이 된 양혜선 역의 강한나, 12번 이별 경험 후 양혜선을 만나는 도재진 역의 김도완, 캠퍼스의 최고의 남자로 불리는 계선우 역의 배인혁 등이 출연한다. 간 떨어지게 달콤하고 재미있는 드라마의 첫 방송은 오는 26일.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웹툰 정주행을 하며 기다려보면 좋을 듯 하다.
드라마와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추천!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간 떨어지는 동거’가 연령으로 남녀 주인공의 차이를 줬다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부회장과 비서라는 관계로서의 차이를 줬다. 이를 통해 빚어지는 코믹함과 멜로의 달콤함을 배가 시킨다.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보여질 로맨틱 코미디 요소를 기대하며 선행학습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 ‘케이트 앤 레오폴드’ 2003년 국내 개봉작인 ‘케이트 앤 레오폴드’는 19세기 귀족인 레오폴드(휴 잭맨)과 21세기 여성 케이트(멕 라이언)의 시간 초월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기존 콘셉트만 봐도 비슷한 결의 작품으로, 역기서는 126살의 나이차이를 보인다. 젊은 시절 휴 잭맨의 모습과 당시 최고의 로코 여신멕 라이언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건 이 작품만의 매력 포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