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에는 지난해 기준 2만 6000여명(자회사 포함)의 글로벌 구성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체 구성원 3만 7000여 명의 약 70%에 달하는데요.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바탕으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CJ제일제당 외국인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CJ제일제당은 직원들이 글로벌 사업 무대를 경험하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난해 1월 글로벌 인재 육성 제도 ‘CJ & me : Create your Journey’를 도입했습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해외 경력 개발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입체적인 성장 경로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글로벌 커리어 마켓’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각 법인이 채용 공고를 올리면 전 세계 직원들이 소속, 직무에 제한 없이 원하는 업무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어요.
CJ뉴스룸이 ‘글로벌 커리어 마켓’을 통해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 서울 본사 GSC(Global Strategic Categories)실 Chicken GSP에서 일하는 라이언 코인(Ryan Coyne) 님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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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에서 서울까지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이언 코인(Ryan Coyne)입니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나고 자랐어요. 미네소타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네소타에 있는 식품 기업 슈완스(Schwan’s)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월 CJ제일제당에 합류하기 전까지 인생 전부를 미네소타에서 보낸 셈이죠. 서울에서 일하게 된 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미네소타에서 서울의 CJ제일제당까지! 결심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대학에서 농업과 식품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늘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언젠가 식품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하게 될 거라 생각했죠.
식품 기업인 슈완스에서 근무한 지 2년 정도 되었을 무렵, 회사가 한 한국 기업에 인수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저희에게 CJ는 조금 낯선 회사였어요. 어떤 기업인지, 미국 시장에서의 계획은 무엇인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여러 의문이 있었죠.
이후 CJ라는 기업을 더 자세히 알게 되고, 글로벌 사업을 100억 달러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들은 후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CJ의 글로벌 비전에 공감하게 됐어요. 동시에 저의 경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글로벌 경험 없이 글로벌 기업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 하고요.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선 글로벌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9년 1월 처음으로 회사에 “CJ제일제당 본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제안했어요. 쉽지는 않았어요. 당시엔 ‘CJ & me’ 같은 프로그램이 없었거든요. 2020년 1월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지만 코로나 등으로 미뤄지기도 했고요.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끝에 2022년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CJ제일제당에선 어떤 직무를 맡고 계세요?
저는 GSP(Global Strategic Product·글로벌 전략제품)팀의 카테고리 매니저 직무를 맡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의 GSP 중 하나인 ‘치킨’ 부문을 담당하고 있죠. 저희 팀은 다양한 국가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마켓에 진입하는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슈완스에선 재무를 담당했어요. 처음 CJ제일제당에 합류했을 때도 전략기획팀 소속이었고요. GSP 팀으로 이동한 지는 이제 두 달 정도 지났는데, 금융과 관련된 배경지식들이 지금의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GSP 직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CJ제일제당에 처음 합류했을 때, 제 목표는 한국 대기업의 업무 방식과 문화를 익히는 것이었습니다. 본사에서 업무 경험을 쌓으며 CJ와 슈완스의 관계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었죠.
또 슈완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사에 기여하고,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배운 다양한 것들을 향후 미국 슈완스에도 적용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첫 직무였던 전략기획팀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어요. GSP 팀에서는 제 중장기 커리어 계획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본사 GSP 팀과 미국 슈완스의 GSP 팀은 서로 협업하는 관계인데요. ‘CJ & me’ 직무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슈완스의 GSP 팀으로 이동해 본사에서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해요.
덧붙이자면, 치킨 부문은 GSP 카테고리 중에서도 매우 성공적이고 큰 잠재력을 가진 제품군입니다.
지금의 경력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해 오셨는지 궁금해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미국과 한국, 재무와 GSP 양쪽에서 일해보니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 알기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어느 직무에 있든 꼭 필요한 역량이 있는데요. 저는 ‘적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와보지 않았던 새로운 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어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업무,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처음 접하게 되면 ‘잘 적응하는 능력’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하죠. 경험해 보지 못한 부분들, 예상치 못했던 순간들에 미리 대비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제가 찾은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지만, 겁내지 말고 받아들이자’라고 생각하는 거였어요. 어떤 도전이나 기회가 오면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이런 경험들을 하고 나니 앞으로 저에게 무슨 변화가 생겨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변화 자체가 이제 저에겐 새로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CJ제일제당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CJ그룹의 복지 제도가 마음에 들어요. 특히 계열사 임직원 할인이 정말 좋습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 N서울타워에 방문해 입장권을 구매하는데 입장권이 40% 할인된 거예요. 저도 깜짝 놀랐는데, 매표소 직원분의 표정이 재미있었어요. “이 외국인은 누구지? 왜 할인을 받는 걸까?” 하고 궁금해하는 것 같았죠.
CJ제일제당의 조직문화도 장점입니다. 모두 동료애가 넘치고 친절해요. 인맥을 쌓을 기회도 많습니다. 점심시간엔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으러 나가고 가끔은 저녁도 먹곤 해요. 마음만 먹는다면 일주일에 3번 정도는 각기 다른 사람들과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네트워킹 기회가 많아요.
제가 이곳까지 오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타지에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은 외국인으로서 매우 좋은 기회죠.
그럼 가장 좋아하는 CJ제일제당 제품은 무엇인가요?
‘고메 소바바 치킨’은 정말 훌륭해요. 모두가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담당하는 제품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제가 출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바삭칩’이라는 과자도 정말 맛있어요.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다른 과자류도 많은데, 아직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모두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일하는 경험은 어떤 느낌인가요?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책임감’입니다. 미국의 업무 방식을 조직에 녹여내는 동시에 한국의 업무 문화에도 최선을 다해 적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겠죠.
가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할 때도 있지만, 이런 상황은 일시적이라는 걸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앞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야말로 CJ제일제당에서 얻은 가장 값진 능력이 아닐까 싶어요.
외국인 직원으로서 팀의 일원이 되는 일이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업무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외국인인 제가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순간이 가장 보람차고 자랑스럽습니다. 현재 몸담고 있는 GSP 팀뿐만 아니라, 이전 부서인 전략기획팀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저에게는 여기 한국 본사에 있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지만, 동시에 동료들에게도 외국인인 저를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이 큰 도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부분이 있지만, 현명하게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의 접근 방식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제가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만큼, 제가 몸 담고 있는 조직 역시 저를 통해 얻는 점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외국인 직원으로서 CJ제일제당의 글로벌 확장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 한 사람이 회사 전체의 글로벌 전략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겠죠. 하지만 적어도 제 주위 동료들에게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제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지만, 회사에서 외국인 직원인 저를 자주 보기만 해도 회사의 글로벌 비전을 믿고 떠올리게 된다고요. “그래, 우리는 이 길을 가고 있지.”하면서요. 저는 그게 좋은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CJ제일제당은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음식 시장에 진출하게 될 텐데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확실히 자리 잡으려면 결국 다른 시장에 진출했을 때 그곳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하여 대응해 나가는 능력이 매우 중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맡은 직무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CJ제일제당에 앞으로 입사할 외국인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타지에서 일한다는 건 인생의 큰 변화처럼 느껴질 수 있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인 만큼 겁내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제가 세상을 보는 눈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새로운 문화에 대한 통찰력도 얻었고요. 커리어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취업을 꿈꾸는 분들께,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걱정하지 마시고, 앞으로의 기회와 도전을 용감히 받아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