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국내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이찬준(21,엑스타 레이싱)이다. 이찬준은 슈퍼 6000 클래스 최연소 시즌 챔피언 기록도 갈아치웠다.
11월 5일(일),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최종전으로 2023시즌 마무리
2023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5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마무리됐다. 슈퍼 6000 클래스는 8라운드, GT 클래스는 7라운드 일정을 최종전으로 소화하며 시즌 챔피언을 가려냈다.
슈퍼 6000 클래스는 예선부터 변수가 가득했다. 오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대다수의 드라이버들이 웨트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차 예선부터 차량 여러 대가 연달아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할 정도였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우승 후보 이창욱(엑스타 레이싱)은 2그리드, 김재현(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은 3그리드, 이찬준은 4그리드에 이름을 올렸다.
슈퍼 6000 클래스 우승자는 이찬준…만 21세로 최연소 챔피언 드라이버 기록 갈아치워
결승에서 불꽃이 제대로 튀었다.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비가 잠잠해지면서 원활한 환경 속에서 경기에 돌입했다. 출발과 동시에 이찬준, 이창욱, 김재현이 자리싸움을 펼쳤다. 다섯번 째 랩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선두로 나선 드라이버는 김재현이었다. 이창욱을 추월해 점차 격차를 벌리면서 가장 먼저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하지만 시즌 챔피언은 이찬준의 몫이었다. 이날 이찬준은 결승에서 3위만 기록하면 타 선수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자력으로 종합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네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이찬준은 정확하게 이 경우의 수를 파고들었다.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통해 기회를 엿봤고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의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틈을 타 결승 3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이로써 자신의 슈퍼 6000 첫 종합우승을 스스로 따낸 것이다.
팀 챔피언십에서는 엑스타 레이싱이 통산 네 번째 종합우승 트로피를 챙겼다. 2002년생 듀오 이찬준과 이창욱을 앞세워 2020년 이후 3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에서는 2021년에 슈퍼 6000 클래스에 합류한 넥센타이어가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며 3년차에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T 클래스에서는 정경훈이 6년 연속 챔피언 대기록 달성…이동호, 시즌 최다승(4승)에도 준우승 아쉬움 삼켜
GT 클래스에서는 정경훈(비트알앤디)이 ‘6년 연속 챔피언’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슈퍼레이스의 GT 클래스 통산 100경기에 탄생한 기록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동호(이레인모터스포트)가 어제 치른 6라운드에 이어 7라운드에서도 최선두에서 질주하며 정경훈의 챔피언 자리를 위협했다. 하지만 정경훈은 정경훈이었다. 여섯 번째에서 출발한 정경훈은 특유의 노련함을 앞세워 순위를 한 단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자력 종합우승의 기준이었던 5위를 넘어 4위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챔피언을 확정 지었다.
이동호의 챔피언 도전은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됐다. 올 시즌 최다 우승(4회)을 기록하면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정경훈의 자리를 위협했으나, 결국 개막전에서 리타이어해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챔피언과의 포인트 차이는 단 4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M 클래스에서는 김민현(브이에잇)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전 라운드까지 포인트 리더에 11포인트 뒤졌던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위를 기록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슈퍼레이스의 2024년 4월 20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새 시즌의 첫 시동을 건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GT 클래스 챔피언 기자회견 – 정경훈(비트알앤디)
Q. 입상 소감은?
정경훈 : 올해 후원해주신 후원사 분들께 감사하다. 오늘 운이 아주 좋았던 경기였던 거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하고 싶다.
Q. 6년 연속 대기록에 대한 소회와 이후 목표는?
정경훈 : 오늘 예선까지는 자신이 많이 없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전륜과 차이가 컸다. 5등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5등도 힘들게 생각됐다. 운 좋게 비가 그쳐서 드라이 상황으로 바뀌면서 저한테 기회가 왔다. 내년에는 고민이 많다. GT 클래스 은퇴할 생각을 경기장에 오면서 고민하고 있다. 6000 클래스를 계속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슈퍼 6000 클래스 도전하지 못한다면, GT 클래스 안 할 생각이 많다. 차 타는 것을 좋아하게 시작되었는데, 6년 연속 챔피언이 오게 됐다. 5년 챔피언까지는 만족스러웠다. 사실 이동호 선수한테 챔피언을 넘겨줘도, 개인적으로 친한 형이기 때문에 오늘 만약 못하더라도 안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내년에는 분명히 이동호 선수가 나온다고 하니, 내년 시즌 이동호 선수가 챔피언이 될 것 같다. 거취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 하루에 두 경기를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Q. 6년 연속 챔피언 기록 깨지기가 힘들 거 같다.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로 남고 싶은지?
정경훈 : 차 타는 게 좋아서 시작하게 됐다. 챔피언 등 기록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한 해씩 하다가 보니까 연속 챔피언 타이틀이 붙으면서 시합에 대한 부담감이 됐다. 내려놓고 싶기도 했다. 사실 후배들에게는 미안하다는 감정이 든다. 같이 경쟁하면서 저도 후배들에게 챔피언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더 위 클래스를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후배들에게 GT 클래스에 남아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넘겨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후배들도 앞으로 더 성장할 거다.
Q. 1년마다 느끼는 감정이 어떠세요?
정경훈 :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한 해씩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부담됐다. 6년 연속 챔피언 할 때까지 딱 두 번이 기억난다. 슈퍼 6000 클래스에 뛰고 있는 이창욱 선수와 경쟁할 때 위기가 있었고, 오늘 2위 이동호 선수와 마지막까지 경쟁하면서 위기가 있었다. 그때까지는 즐기고 차를 타는 것을 좋아해서 성적보다는 즐기는 방향으로 레이스에 임해서 성적이 따라왔다. 그 이후에는 심적으로 우승해도 본전인 것 같더라. 잘해도 본전이다. 못하면 주위에서 ‘다 됐다’라는 소리를 들으니 부담이 됐다. 지금은 무덤덤한 상황이다.
Q. 슈퍼 6000 클래스를 타면서 달라진 게 있었나?
정경훈 : 슈퍼 6000 클래스를 올해 타게 됐는데, GT 클래스를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저 역시나 쉽게 생각한 건 절대 아니었다. 어렵다는 건 알았다. 드라이버 능력이나, 미케닉들, 차량 등 전체적인 요소가 잘 맞아야만 성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마지막까지는 슈퍼 6000 클래스를 도전하고 싶었다. 사비를 들여서라도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도전을 해야 되는 게 맞는 건지, 여기서 그만 해야 되는 게 맞는 건지 이번 경기를 치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시즌이 끝났으니, 쉬고 나서 생각을 정리해야 할 거 같다.
슈퍼 6000 클래스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 – 넥센타이어 심혁 수석 연구원, 이준형 책임 연구원
Q. 소감은?
심혁 : 슈퍼 6000 클래스에 시작하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 성과를 얻을 수 있어 뜻깊다. 타이어 개발을 하는 데에도 역사가 남을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준형 : 팀들 고맙고, 넥센타이어 관계자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Q. 고비였던 라운드는?
심혁 : 매 라운드가 고비였다. 저희가 아직 타 타이어사보다 경험이 적다. 대표적으로는 3라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쉽게도 대회를 참여를 못 하는 팀들도 있어서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 포인트에도 영향을 줘서 고비였지 않나 싶다.
이준형 : 6라운드 영암이 어려웠다. 작년에는 영암에서 강한 모습이 있었다면, 올해는 영암에서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다.
Q. 올해 레인 타이어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지?
심혁 : 올해 테스트 기간에 비가 오는 상황이 많지 않았다. 용인을 빼고는 영암, 인제에서는 웨트 테스트를 해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 하지만 레인에 대한 컨디션이 다르다보니,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은 준비를 하고 있다. 타이어 제조사 측 프라이빗 테스트를 통해 진행을 했었다.
Q. 올 연초에 한국타이어의 이탈로, 타이어 제조사 경쟁이 자칫하면 맥이 빠질 거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를 바라보면 전쟁이었던 거 같다. 한국타이어가 복귀할 경우, 경쟁이 더 치열해질 거 같다. 내년 전망은?
심혁 : 겸손할 수도 있는데, 저희는 지금 ‘배운다’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경쟁한다는 생각을 안 하다 보니 성적이 좋았던 거 같다. 한국타이어가 돌아온다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다. 자신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한다면 추후에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준형 : 코스레코스도 갱신이 됐고, 한국타이어가 경험하지 못한 용인 나이트 레이스가 있다 보니 작년처럼 차이가 심하지는 않고 내년에는 경쟁 체제로 재밌어질거 같다.
Q. 3시즌 동안 연구 개발을 하셨는데, 올 시즌 얻은 게 있는 부분은? 내년 시즌에 보완할 점은?
이준형 : 작년까지 제일 어려운 점은 내구가 좋지만 피크가 낮았던 점이 아쉬웠다. 올해는 다소 개선됐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피크도 올리면서 내구도 올릴 수 있는 게 과제다. 평가할 때와 경기할 때 타이어 성능이 다를 때가 있었다. 내년에는 평가 때와 경기 때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겠다.
Q. 해외레이스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느 대회를 나가고 싶은지?
심혁 : 어느 레이스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거다. 사업성을 확장시킬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슈퍼 6000 클래스 우승 드라이버 및 팀 기자회견 – 엑스타 레이싱 드라이버 이찬준, 감독 신영학
Q. 소감은?
이찬준 : 시즌을 어제 시작한 거 같은데, 오늘 마지막 경기를 잘 끝내서 너무 기쁘다. 올 시즌 챔피언 할 거란 예상도 하지 못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팀 및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신영학 : 올 시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최종전이 끝나고 결과가 좋아서 기쁘다. 감독을 맡으면서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 워낙에 김진표 감독님이 이전에 잘하셨다. 그 자리를 메꾸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행복한 하루다.
Q. (TO 이찬준) 최연소 시즌 챔피언에 대한 소감은?
이찬준 : 당연히 안 좋을 수는 없다. 저는 시즌 챔피언에 초점을 두고 싶다. 최연소라는 기록은 언제든지 깨진다. 제가 보기에는 아무도 못 깰 거 같지만요. 2023년 시즌 챔피언을 이찬준이 했다는 말이 남았으면 좋겠다.
Q. (TO 이찬준) 챔피언 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레이스가 있다면?
이찬준 : 오늘이다. 어제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오늘은 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어제 이창욱 선수가 포인트를 많이 쌓아서, 포인트 차이가 적었다. 아무래도 제가 위에서 쫓기는 입장이다 보니, 방어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힘들었다.
Q. (TO 신영학) 시즌 챔피언한 원동력은?
신영학 : 모든 팀원, 드라이버, 저희를 후원해 주시는 후원사이 원 팀이 된 것에 대한 결과물이지 않을까. 무엇보다 김진표 감독이 많은 부분을 만들어놨다. 저희가 그것에 대한 혜택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다.
Q. (TO 신영학) 다른 레이싱팀에서 많은 경험이 있다. 팀의 수장으로서 올 시즌은 처음이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소감은?
신영학 : 기어가 맞불어서 작동하듯 팀이 기계적으로 잘 운영되도록 했다.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드라이버나 기술팀이 너무 잘해줬다. 그 부분에 대해서 팀원에게 감사하다.
Q. (TO 이찬준) 시즌 챔피언 달성으로 목표 설정이 바뀔 거 같다. 추후 목표는?
이찬준 : 군대 다녀와서는 아직 별생각이 없다. 군대 왔다 와서 불러주시면 탄다. 안 되면 공부하겠다(웃음).
신영학 : 자주 면회를 가야 할 거 같다. 이찬준 선수 면회를 꼬박꼬박 가야겠다. 너무 잘해줘서 우리 팀 입장에서는 이찬준 선수가 0순위다. 저희가 잘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Q. (TO 신명학) 이찬준 선수의 입대로 드라이버 시트 하나가 남게 됐다. 내년 시즌 드라이버 후보는?
신영학 : 시즌 중반 지나서 이찬준 선수가 입대 스케줄을 팀에게 이야기를 했고, 내부적으로 드라이버 라인업에 대해 고민했다. 저희 나름대로 체크 리스트가 있다. 그 기준을 통해서 드라이버 라인업을 선정하려고 하고 있다.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드라이버 이름을 거론하기는 어렵다.
Q. (TO 신명학) 엑스타 레이싱의 장기적인 팀 운영 방향성은?
신영학 : 앞으로 저희 팀이 성장할 방법은 자체적으로 자생력을 키우는 면이 있어야 팀이 오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 역시 전년도부터 이야기가 있었다. 팀 내부적으로 자생할 수 있도록 여러 방도를 찾고 있다. 조만간 그렇게 자생력을 키워서 금호타이어에서 부담을 덜 받도록 준비하고 있다.
Q. (TO 신명학) 요시다 히로키가 개막전 이후에도 타이머 테스트를 했다. 외국인 엔지니어도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을까?
신영학 :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전에 일본 드라이버와 테스트 주행을 해서 얻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됐다. 저희 엔지니어는 F1에서 에어로 다이나믹 쪽을 담당했던 엔지니어다. 많은 도움을 받아서 차량의 퍼포먼스가 좋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