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의 인기는 더 이상 특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하나의 ‘인기 장르’가 되었고, 전 세계인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즐기는 핵심 콘텐츠가 되었다.
원설란 |스튜디오드래곤 전략커뮤니케이션팀
스튜디오드래곤의 국내외 홍보와 전략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홍보 담당자가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일이 있다. 바로 구글에 자사 관련 글로벌 뉴스가 발생했는지 체크하는 일과 함께, 전 세계 OTT 플랫폼의 콘텐츠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com)에 들어가 보는 일이다. 글로벌 인기 콘텐츠 리스트를 보며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타이틀의 순위를 확인하는 업무가 이제는 예삿일이 되었고, IMDB나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의 시청 평을 살펴보는 일도 필수적인 일과가 되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시청률을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참 큰 변화다.
한류 바람 타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K드라마
K드라마의 국제적 인기는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됐다. 과거 ‘한류’를 특정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쯤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완전히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글로벌 OTT 플랫폼의 확장으로 유통에 대격변이 일어났고, 그 바람을 타고 K드라마는 전 세계에 스며들었다. 중동, 아프리카대륙,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 북미까지 K드라마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작년 말부터는 한류 불모지로 손꼽혔던 인도에서도 K드라마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인도는 22년 기준 총인구 14억 663만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수를 보유하고 있다. 수년간 진행된 K콘텐츠의 열풍 속에도 인도는 현지 대중문화와 서양문화가 크게 인기를 끄는 분위기 탓에 좀처럼 한국 콘텐츠가 진입하기 어려웠던 시장으로 평가되던 지역이기에 인도에서의 인기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홍보 담당자로서 체감하는 바도 크다. 최근 이탈리아, 프랑스, 인도, 태국 등 다양한 국가의 연예매체에서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가 너무 높아져서 협업의 기회를 확대하고 싶다는 요청이다. 빗발치는 해외 매체들의 요청 덕분에 높아진 K드라마의 인기를 매일같이 실감하는 중이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시리즈마니아(Series Mania)에서, 4월에는 프랑스 깐느시리즈(Canne Series)에서, 7월에는 캐나다 판타지아 영화제(Fantasia Film Festival)에서 스튜디오드래곤과 우리의 작품들을 공식 초청했다.
2022년 1월부터 7월 말까지 플릭스패트롤의 ‘넷플릭스 WorldWide TV TOP 10’을 살펴보면, 총 13개 시리즈가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그중 6개 타이틀이 스튜디오드래곤의 IP다. 이는 점유율 50%에 가까운 수치로, <소년심판>, <스물다섯 스물하나>, <해피니스>, <우리들의 블루스>, <고스트 닥터>, <환혼>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 <해피니스>와 <고스트 닥터> 같은 콘텐츠의 인기를 통해 동시방영작이 아닌 작품들도 꾸준히 소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8월 말 종영 후 지금까지도 TOP10 리스트에 있는 <환혼>은 무려 56개국에서 순위권에 올랐다. 특히 K드라마 소비가 높지 않았던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 스웨덴에서의 인기가 눈에 띈다. 바레인, 이스라엘,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주요 중동국가와 더불어 자메이카, 요르단, 케냐,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연예매체 버라이어티(Variety)가 작성한 기사 ‘South Korean Wave Hits With Big Impact as Entertainment Business Booms’에 인용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K드라마의 전 세계 점유율은 상당하다. 컨설팅 및 리서치회사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는 작년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드라마가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소비하는 시청 시간 중 31%를 차지했고, 4%가 한국 예능을 소비했다고 리포트했다. 미국 TV 15%, 미국 영화 7%, 중국 드라마 12%와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 콘텐츠 점유율이 미국 TV 콘텐츠의 무려 2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K드라마의 전 세계적인 인기가 결코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불씨를 붙인 콘텐츠는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사랑의 불시착>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이 작품은 그 뚫기 어렵다는 북미와 북유럽 지역에서도 상위 랭크에 올랐으며, CNN, The New York Times, NHK 등 글로벌 주요 언론사들은 이 인기를 취재하기 위해 앞다퉈 한국을 찾기도 했다.
K드라마의 매력에 빠진 전 세계 시청자들은 점점 더 많은 드라마 시리즈를 소비하기 시작했고, 수요가 높아지니 콘텐츠 단가가 상승했다. 다양한 플랫폼이 K드라마 수급을 원하니 당연한 결과다.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하는 글로벌 OTT 플랫폼도 점차 그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높아진 수요에 걸맞게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6부작 미니시리즈가 K드라마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끝났다. 8부작, 12부작, 시즌제 등 이야기에 맞춰 형식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 밖에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이 ‘K드라마 인기는 한때의 반짝인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때도 분명히 있었지만, 이제 K콘텐츠는 대세가 되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고, 모두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2년 한 해 32개의 타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tvN, OCN 등 리니어 채널을 넘어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쿠팡 등 다양한 국내외 OTT 플랫폼과 협업하고 있다. 다음 해에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미국 TV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스토리텔러 그룹으로서 열심히 달려 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