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진화는 계속된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 매번 드는 생각은 ‘더 이상 새로운 예능이 있을까? 라는 것이다. 신선한 소재로 출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시감이란 장벽을 넘지 못할 때도 있고, 차별화 포인트가 상실된 나머지 좌초되는 예능도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예전에 비해 프로그램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물음에 답하듯 tvN 예능은 새로운 시도와 발전을 꾀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tvN 예능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체류 예능의 외피를 쓴 ‘관계 리얼리티’의 강화!

tvN 예능 '윤식당' 포스터로, 발리에 문을 연 식당 앞에서 왼쪽부터 이서진, 윤여정, 정유미, 신구의 모습이 보인다.
체류 예능의 문을 연 tvN ‘윤식당’

최근 예능 트렌드 중 하나는 일명 ‘체류 예능’이다. 일정 기간 타 지역, 공간에서 머물며 살아가는 출연진을 관찰하며, 그들이 적응하는 과정과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 성장 등의 재미 요소를 빗어내는 방식이다. 이 예능 포맷의 시초는 tvN ‘윤식당’이다.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신구가 태국 발리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일정 기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겪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최고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큰 화제성을 기록한 이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캐릭터다. 배우가 아닌 셰프, 지배인, 알바 등 새로운 일을 하면서 외국인 손님을 받는 낯설고 새로운 모습과 그에 따라 생성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큰 매력을 전했고, 회를 거듭할수록 이들의 관계 또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윤식당’이 열어 젖힌 체류 예능 포맷은 소재를 달리하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올해 방영한 프로그램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류호진 PD의 ‘어쩌다 사장’과 강궁 PD의 ‘바퀴 달린 집’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바로 관계 리얼리티 강화에 따른 현장의 매력을 잘 담았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차태현, 조인성 출연의 tvN 예능 '어쩌다 사장', 성동일, 김희원, 임시완 출연의 '바퀴 달린 집 2'의 포스터의 모습이다.
관계 리얼리티 강화에 따른 현장의 매력을 잘 담았다고 평가되는 두 예능

‘어쩌다 사장’은 차태현, 조인성이 강원도 ‘원천상회’를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이들의 고군분투기다. 외피는 체류 예능이지만, 그 안에는 이곳을 찾아오는 게스트(두 사장과 친분이 있는)와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다. 처음에 능숙하지 못하지만, 점차 손님들과 가까워지면서 어느 순간 원천리 주민이 된 듯한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이런 현장 반응들이 웅축되면서 시청자들은 로컬만의 정겨움과 힐링을 느끼고, 두 사장을 통해 그리운 정서가 깃든 공간을 기억하게 만든다. 마치 캐릭터로 시작했다가 공간만이 남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퀴 달린 집’ 시리즈 또한 성동일, 김희원, 임시완(시즌 1 여진구)이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다니며 게스트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콘셉트다. 호스트들의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다지만, 호스트와 게스트들 간의 관계에서 빗어지는 리얼함이 강점이다. 배우 이전에 그들의 찐 모습을 먹고 자고 대화를 나누며 보여준다. 포장할 거 없이 진솔한 이야기가 재료가 되어 소박하지만 잊지 못할 진미를 먹는 것처럼 ‘바퀴 달린 집’의 매력은 여기에 기인한다.

‘대화’와 ‘집 정리’, 유연성을 접목한 인포테인 예능!

왼쪽부터 유재석, 조세호 출연의 '유 퀴즈 온 더 블럭', 신애라, 박나래, 윤균상 출연의 '신박한 정리' 포스터의 모습이다.
tvN 대표 인포테인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신박한 정리’

예능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는 시대의 트렌드를 얼마나 집약적으로 반영하는 것에 있다. 자칫 트렌드에 함몰되어 그 개성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영민한 제작자와 출연진은 이를 빗겨가고 트렌드에 맞춰 외적, 내적 변형을 이루며 새로움을 전한다. 이를 잘 보여준 tvN 예능으로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과 ‘신박한 정리’를 꼽을 수 있다.

‘유퀴즈’는 코로나19의 전과 후로 콘셉트가 나뉜다. 시즌 1, 2에서는 일반인과의 토크를 통해 그들의 사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하며 재미와 감동, 힐링까지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인 시즌 3부터 게스트를 제한된 장소에서 만나 인터뷰하는 토크쇼로 형식을 바꿨다. 불특정다수의 일반인을 만나면서 얻게 되는 의외성은 희미해졌지만, 대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다룬다.

소방관 특집이나 박준영 변호사 이야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 인해 환경에 따른 포맷 변화는 실패 보다 성공으로 기울고 있다. 이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선정(방통위),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 작품상(예능)의 후보에도 오르며 증명하고 있다. 여기엔 포맷에 국한하지 않고 변화된 환경이 불러온 트렌드에 유연성을 발휘한 제작진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중 하나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대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발맞춰 집에 관련된 예능의 수가 증가했다. tvN에서도 이 트렌드를 접목한 프로그램이 탄생했는데, 바로 김유곤 PD의 ‘신박한 정리’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주거공간의 변화인데, 그 촉매제는 새로운 것을 들이는 게 아닌 기존 것을 정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다 보니 기존 출연진의 사적 공간을 공개하는 기대감보다 그 공간이 정리 정돈을 통해 변화하는 데 그 재미가 있다.

'신박한 정리'에 출연한 양동근이 그동안 없었던 자신만의 공간이 생긴 후, 감정에 사로잡힌 표정의 짓고 있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그의 오른쪽 뒤에는 연기상 트로피가 놓여있다.
정리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된 양동근 편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신박한 정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각종 정리 팁이 SNS에서 소개되며 시청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펼치는 등 인포테인 예능의 순기능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집이라는 공간에 출연진들의 숨은 이야기 또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힐링을 전하며, tvN 대표 인포테인 예능으로서의 긍정적 영향을 전하는 중이다.

유튜브, OTT 예능으로서의 다변화!

tvN 예능은 내용적인 측면과 더불어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발전도 꾀했다. 레거시 미디어 포맷에서 벗어나 숏폼 형식의 예능을 선보였고, 이어 OTT 플랫폼 최적화 콘텐츠를 제작, 가입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근, 은지원 출연의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 아이슬란드 간 세끼’와 나영석 PD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출장 십오야' 포스터의 모습이다.
숏폼 예능의 시작을 알린 의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 아이슬란드 간 세끼’와 최근 화제를 몰고 있는 ‘출장 십오야’

숏폼 형식의 예능의 시작점은 유튜브 ‘채널 십오야(이전 채널 나나나)’의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 아이슬란드 간 세끼’부터다. 당시 5분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화제를 모았고, 채널 십오야에서는 좀 더 긴 버전을 업로드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라끼남’, ‘마포 멋쟁이’, ‘나홀로 이식당’ 등 신서유기 멤버들을 활용한 숏폼 콘텐츠로 화제성을 이어나갔으며, 최근엔 ‘출창 십오야’를 통한 각종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숏폼 예능의 영역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이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장점(출연진, 게임 소재 등)을 개별적으로 극대화 해 숏폼으로 변화시키는 기획과 실행 능력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나영석 PD를 필두로 양정우 PD(‘라끼남’, ‘나홀로 이식당’), 박현용 PD(‘마포 멋쟁이’), 신효정 PD(‘출장 십오야’)의 또 다른 역량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서도 활용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올해 들어 tvN 예능은 OTT 플랫폼에 맞는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그 시작은 ‘대탈출’ 시리즈의 정종연 PD의 ‘여고추리반’이다. ‘여고추리반’은 티빙의 최초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대탈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회 추리 덕후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 결과 원년 멤버 그대로 시즌 2 제작을 확정지었다. 이어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도 공개되면서 기존 시리즈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과는 달리 OTT 플랫폼 프로그램은 30~60분의 짧은 러닝타임, 기존 시리즈의 매력을 갖고 가면서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야 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변화된 러닝타임에 맞는 편집, 주요 출연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경하거나 게임을 통한 재미보다 캠핑을 떠난 이들의 관계에 집중하는 등 주요 포인트를 달리 가져가며 그에 따른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 있다.

‘요즘 예능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최근 새로운 소재를 찾기 보단 트렌디한 소재를 가져와 변형하는 데 초점을 맞춘 최근 예능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같은 소재라도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 그 결은 달라지고, 주제 또한 달리 보인다. 분명 예능은 진화하고 있다.

tvN 예능의 진화 이야기는  
 tvN ‘어쩌다 사장’ 류호진 PD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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