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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 간의 직장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CJ ENM의 사회공헌사업 홍보를 맡았을 때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2017년 CJ ENM(舊 CJ E&M)은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로서 창작자와 콘텐츠 업계 발전을 위한 상생 사업으로 ‘오펜(O’PEN)’ 출범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감독은 있는데 대본이 없다! ⚠ 이전까지 드라마 작가가 되려면 대부분 단막극 공모전을 통하거나 지망생의 개인 네트워크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입봉이 끝이 아니죠. 한 편으로 끝나는 단막극 이후에도 16부작 이상의 시리즈물을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었어요.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미니시리즈나 장편 드라마 작가는 턱없이 부족했고요. ‘감독은 있는데 대본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펜’은 달랐습니다. 공모전뿐 아니라 집필실 지원, 베테랑 피디들과의 작업, tvN 데뷔 등 실질적으로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한 모든 준비 과정을 지원하고, 그 풀을 업계와 공유해 창작 생태계를 선순환으로 바꾸는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사장되는 수준이었던 주요 방송사 단막극이 오펜을 계기로 다시 부활하기도 했죠. 그리고 얼마 전 오펜에서 들려온 반가운 수상 성과! 🏆 오펜 작가들의 시나리오를 영상화한 작품 여섯 편이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7개 상을 휩쓸었다는 소식입니다. “CJ ENM 신인창작지원프로젝트오펜(O’PEN), 국제영화제석권!” 드라마의 꽃은 ‘작가’ ✍ 당시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회사 주요 사업의 홍보를 리드하게 되어 부담도 컸지만 그동안 스탭부서에서 곁눈질로만 보던 콘텐츠 제작 과정을 비롯해 드라마의 꽃인 작가의 처음과 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호기심이 더 컸습니다. 👀 무사히 사업 론칭 기자간담회와 인터뷰들을 마쳤고 이후에도 2~3년간 오펜을 홍보하며 신진 드라마 작가와 피디들을 만났습니다. 상암동 스튜디오드래곤 사무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오펜 센터에서 목격한 창작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홍보자료만 쓰던 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큰 창작의 고통과 인내가 따르는지도 알게 되었죠. 분야를 막론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이 세상의 모든 창작자를 존경하게 된 건 물론이고요. 👍 우리의 일상을 대변하는 게 드라마이다 보니 작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사례조사’입니다. 오펜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경찰서, 교도소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동행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설을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에피소드가 떠오를 만큼 매우 흥미로웠어요. 오펜(O’PEN) 전문가 특강 오펜(O’PEN) 센터 집필실 한때는 저도 ‘드라마 작가가 되어야겠다’, ‘오펜에 들어가자!’는 결심을 하기도 했죠. 한국방송작가협회 작가연수원 야간 입문반을 들어갔습니다. 생애 첫 합평을 위한 시놉시스 표지에 ‘김연정 작가’라고 쓰며 가슴이 뛰기도 했으나… 곧 축복 같은 생명이 찾아와… (고뇌와 번민) 이만 다음은 생략하겠습니다.  약사, 판사, 변호사 출신 드라마 작가도 있다지만 당시 섣부르게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글 쓴다 하지 말라던 오펜 관계자분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딘가에서 뉴스룸 보고 계실까요?  벌써 오펜을 통해 탄생한 작가가 200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지금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졸업’의 박경화 작가님도 오펜 출신이라고 해요. ‘밥누나’, ‘봄밤’으로 유명한 안판석 감독님이 직접 오펜 공모전 작품집을 보시고 박경화 작가님을 만나 이번 작품이 성사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다 뿌듯하더라고요. 창작자 지원과 꾸준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드라마 <졸업> 스틸컷 / 사진출처 : tvN 참 그리고 그 당시 한창 실무를 하며 만난 비슷한 또래와 연차의 기자들과는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서로의 삶 자체를 응원하는 동료로 지내고 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말이죠. 💪언젠가 저도 나중에 대기업 홍보 출신 작가로 인터뷰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사무실 한편에서 제가 만든 캐릭터들과 꿈같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오펜 작가님들과 사업팀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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