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도 시야각, 3면으로 확장된 스크린, 스크린의 경계를 뛰어넘는 현장감과 공간감. 2013년 CJ CGV가 세계 최초로 론칭한 ‘SCREENX’ 이야기다. 지난 5년간 SCREENX는 연평균 13.5%(글로벌 박스오피스 기준) 성장했다. 2024년 기준 417개인 전 세계 상영관 수를 2025년 569개, 2026년 673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SCREENX가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또 한 번의 혁신을 앞두고 있다. 국내 대기업 최초로 애플의 확장 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협력에 나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은 좌우 3면 SCREENX 콘텐츠를 비전프로에서도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크린이 270도 파노라마 형태로 펼쳐지면서 영화관의 시야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초 출시 예정으로, 기능은 이미 완성 단계다.
지난해부터 애플, 메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헤드셋 형태의 확장 현실(XR)* 기기를 본격 출시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CJ CGV가 국내 대기업 최초로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CJ CGV 디지털혁신담당 손종수 님은 “확장 현실(XR) 기기가 대중화되는 날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지금 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따라가는 입장이 될 것이고 ‘최초’ ‘최고’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선제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확장 현실(XR·eXtended Reality) : 컴퓨터로 완전히 새롭게 만든 세계인 가상 현실(VR·Virtual Reality)과 현실 세계에 가상 세계를 덧입힌 증강 현실(AR·Augmented Reality), AR에 더해 가상 요소들과 상호작용까지 가능한 혼합 현실(MR·Mixed Reality)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
CJ CGV가 개발한 SCREENX의 핵심은 좌우 3면 스크린이 주는 ‘공간감’이다. 관객은 극장이라는 현실 공간과 영화 속 가상 공간 사이 어디쯤 머무르며 남다른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현실 세계에 가상 컴퓨터의 공간감을 결합하는 애플 비전프로의 비전과 잘 맞아떨어진다.
손종수 님은 “콘텐츠의 방향성이 잘 맞았다. 영화관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과 몰입감을 비전프로에서도 구현하여 두 기술 간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3면 영상을 모두 4K 화질로 재생할 수 있는 기술력도 확신에 힘을 더했다.
SCREENX 애플리케이션은 단순히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상을 기기에 넣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기 환경에 맞게 콘텐츠를 커스터마이징하고 최적화해 보여준다. 몰입감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색감뿐 아니라 3D 객체의 거리감 등을 수백 회씩 거듭 조정하며 개발을 마쳤다. 손종수 님은 “그간 주로 웹 개발 위주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기 때문에 3D 공간 구현은 낯선 개념이었다. 애플 측과 적극적으로 기술을 공유하며 협업했다”고 말했다.
SCREENX 애플리케이션은 내년 초 정식 출시를 목표로 글로벌 콘텐츠 IP를 확보하는 등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극장의 SCREENX 관에서 스포츠 경기 중계, K팝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비전프로 앱으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게 목표다. 비전프로 앱에서 SCREENX를 경험하고, 더 몰입도 높은 경험을 위해 다시 극장을 찾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있다.
손종수 님은 “양옆 화면으로 넓게 무대가 펼쳐지는 K팝 공연은 아티스트의 공연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어 SCREENX 관람 만족도가 매우 높은 콘텐츠”라며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해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직접 공연장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현실감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