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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좋다! 지화자!” 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판소리의 선율과 ‘여백의 미’를 살린 조선의 회화의 멋들어진 만남! 지난 1일 CGV청담씨네씨티 엠큐브관에서 열린 ‘윤지원의 클래식하게 – 조선, 선과 선율’ 현장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조선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약 90분 동안 첼리스트이자 큐레이터인 윤지원과 소리꾼 윤가람, 고수 김해나를 통해 잠시 조선에 다녀온 이날, 현장에 함께 한 관객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조선의 선과 선율, 그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킥보드를 타고 여정에 나선 선비의 마음으로~ ‘윤지원의 클래식하게 – 조선, 선과 선율’에 참여한 관객들 모두 조선 시대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윤지원의 클래식하게 – 조선, 선과 선율’ 현장을 찾기 위해 찾은 CGV청담씨네씨티. 도심 한가운데, 그것도 영화관에서 조선의 아름다움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생경했다. 하지만 엠큐브관에 도착해 자리에 앉은 후, 스크린에 비춰진 행사 메인 포스터를 보니 왠지 모를 편안함과 고즈넉함이 느껴졌다. 그것도 잠시, 킥보드를 타고 여정을 떠나는 선비의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엥? 조선 회화에 킥보드 선비라니? 지난 해부터 시작한 ‘윤지원의 클래식하게’는 윤지원이 안내자가 되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미술 작품을 보여주고 해설과 함께 내용에 어울리는 음악을 현장에서 직접 연주해 들려주는 렉쳐콘서트 프로그램이다. ‘파리의 예술가들’, ‘프리다 칼로 기타, 첼로’ 등 주로 서양 예술사를 다뤘던 것과 달리, 이번엔 조선의 예술을 가져왔다는 점에 차별화 뒀다. 처음 다루는 우리나라 예술이라는 점에서 그 선비가 윤지원 이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터의 선비처럼 갓을 쓰고 킥보드를 타며 관객들 앞에 선 윤지원 큐레이터 시작 시간을 알리는 듯 조명이 꺼지고, 모두들 무대에 시선을 돌린 그 때, 포스터를 찢고 나온 듯한 모습으로 윤지원 큐레이터가 개량 한복을 입고, 갓을 쓰고, 킥보드를 탄 채로 멋진 등장을 알렸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펼치며, 서양 회화가 아닌 조선 회화를 얘기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회화의 특징을 소개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윤지원 큐레이터는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백제의 문화를 설명했던 글 귀를 가져오며, 서양은 덧칠 등을 계속하며 채우는 반면, 조선 시대를 포함한 우리나라 회화는 절제를 수반한 여백이 미를 보여주고자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시와 함께 이뤄졌다는 점도 언급하며, 오늘은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조선 회화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내자로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회화의 특징 5가지는? 봄을 화폭에 담은 어몽룡의 ‘월매도’의 모습 이번 프로그램은 5가지 주제에 선정, 그에 맞는 조선 회화를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바로 스크린에 띄워진 문제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000이 뚜렷하여’ 빈칸에 해당되는 것! 바로 ‘사계절’이었다. 윤지원 큐레이터는 조선 회화 중 사계절을 담은 작품을 보여주며, 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봄은 매화를 화폭에 담은 어몽룡의 ‘월매도’, 여름은 매미가 지닌 의미를 담은 심사정의 ‘유사명선’, 가을은 낙엽 소리까지 담아낸 김홍도의 ‘추성부도’, 그리고 겨울은 추사 김정희가 유배 시절 그린 ‘세한도’를 보여줬다. 특히 ‘월매도’는 5만원권 지폐 뒤에 담겼다는 사실, ‘추성부도’는 그림 속 인물들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고 듣는 재미를 더했다.   꽃과 고양이와 나비의 조화, 김홍도의 황묘농접 사계절에 이은 주제는 꽃이었다. 심사정의 ‘봉접귀비’, 김홍도의 ‘황묘농접’을 소개하며 작가들이 꽃을 어떻게 화폭에 담아냈고, 어떤 의미로 그렸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봉접귀비’는 양귀비를 그린 작품인데, 덧없는 사랑(주황색), 허영, 사치(자주색) 등의 꽃말을 담아내며 그 의미를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황묘농접’ 경우, 청춘을 의미하는 패랭이꽃, 당시 장수를 의미하는 나비와 고양이를 배치하면서 만수무강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선 회화의 아이돌 대결돌, 신육복의 ‘주사거배'(위) vs 김홍도의 ‘주막'(아래) 그 다음은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주제로 조선 회화의 한 획을 그은 이가 있으니 바로 신육복. 윤지원 큐레이터는 ‘미인도’를 시작으로 ‘월하정인’, ‘주사거배’ 등 그가 그린 주요 작품을 보여주고, 화폭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주력했다. 특히 달밤에 헤어지기 아쉬운 연인을 담은 ‘월하정인’에서는 그림에서 보여지는 밤 시간, 의복과, 신발을 통한 남녀의 신분차이, 그리고 ‘달은 기울어 삼경(오후 11시~ 새벽 1시)인데, 두 사람의 마음이야 그들만이 알겠지’라는 글귀를 설명하며 이들의 사랑을 유추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 외에도 주막을 배경으로 신육복과 김홍도의 스타일을 비교하면서 조선의 회화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작가들의 개성과 표현 방식을 설명하며, 보는 재미를 부여했다. 조선 시대 산수화의 정수인 정선의 인왕제색도(위), 최초의 한류 스타(?) 김명국의 ‘달마도'(아래) 조선 회화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풍경화가 많다는 것이다. 윤지원 큐레이터는 ‘그림과 같은 곳’이라는 주제로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압구정도’, 김홍도의 ‘옥순봉’, 김윤겸의 ‘태종대’ 등 산수화를 설명했다. 이런 산수화는 정조 이후 유량이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우리나라 풍경을 그린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왔다며, 이 작품을 보고 실제 명소와 비교하면 작가들의 디테일에 놀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주제는 ‘일필휘지(一筆揮之)’였다. 붓을 한번 휘둘러 줄기차게 써 내려간다는 의미로, 김명국의 ‘달마도’, ‘신선도’, ‘기려도’ 등이 나왔다. 특히 집에 좋은 기운을 전하는 달마도를 한 번에 그려다는 점, 그리고 이를 그린 김명국이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1636년 조선통신사를 따라 일본에 간 김명국에게 달마도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김명국이 최초의 한류 스타가 아니었을까! 관객들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진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달마도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소리와 함께 전한 조선 회화의 아름다움 조선 회화에 걸맞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왼쪽부터) 소리꾼 윤가람, 고수 김해나 ‘윤지원의 클래식하게’가 프로그램마다 관객들의 좋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음악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조선 회화에 걸맞는 우리의 소리가 함께했다. 소리꾼 윤가람, 고수 김해나는 윤지원 큐레이터의 그림 설명에 이어 각 주제에 맞게 준비한 소리를 들려줬다. 춘향전 중 ‘사랑가’를 부르는 윤가람의 모습(위) 무대 공연을 스마트폰으로 담는 관객의 모습(아래) 사계절을 주제로 했을 때 ‘사철가’가 나왔는데, 윤가람의 소리와 더불어 김해나 고수의 북소리가 어우러져 귀로 사계절을 느끼게 했고, 스크린에 띄워진 각 계절의 이미지와 가사가 이를 도왔다. 꽃을 주제로 했을 때는 심청전 중 ‘화초타령’이 사랑을 주제로 했을 때는 춘향가 중 ‘사랑가’가 상영관을 가득 메웠다. 특히 ‘사랑가’는 신육복의 ‘월하정인’을 스크린에 띄운 후 관객들에게 ‘얼씨구’, ‘좋다’, ‘잘한다’ 등의 호응을 유도했는데, 이에 관객들 모두 화답하며 극장에서 국악한마당이 펼쳐졌다.   윤지원 큐레이터가 첼리스트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던 무대. 고수 김해나와의 협연에 박수를~~ 마지막을 장식한 건 윤지원 큐레이터였다. 첼리스트인 자신의 장기를 살려, 고수 김해나와 함께 즉흥곡을 준비했다. ‘일필휘지’ 주제에 맞게 첼로와 장구를 통한 협연을 보여줬는데, 묵직한 첼로의 선율에 귀를 ‘탁’ 하고 때리는 장구의 리듬이 얹히며, 강렬하면서도 멋진 소리를 들려줬다. 마치 백지의 화선지에 묵직하고 강렬한 한 획을 긋는 듯한 느낌을 전하는 듯 했다. 조선의 선과 선율을 관객들에게 전한 주인공들! (왼쪽부터) 김해나, 윤지원, 윤가람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뒤 마이크를 잡은 윤지원 큐레이터는 처음 다룬 조선 회화를 포함한 우리의 예술을 준비하면서 어려웠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참석해 큰 호응을 전해줬기에 감사함을 표했다. 더불어 이번 프로그램의 완성은 관객들의 몫이라며, 조선 회화 작품이 전시된 국립 중앙 박물관이나 인왕산, 부산 태종대 등에 가서 직접 눈으로 담으며 감상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고 덧붙이며 90분 동안 이뤄진 조선 회화 여행의 마무리를 지었다. 조선 회화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되지만 ‘윤지원의 클래식하게’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7월에는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의 파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끽할 수 있는 ‘파리의 예술가들’ 프로그램으로 부산, 대구 등 지방 극장에 찾아갈 예정이다. 또 오는 14일에는 CGV청담시네시티에서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프리다 칼로, 기타, 첼로’ 프로그램이 재공연된다. 코로나19로 문화적 고픔이 더해지는 이때, 극장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펼쳐지는 렉쳐콘서트를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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