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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무인 매장과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직원 대신 키오스크(무인 결제기)를 두는 매장이 많아졌다. 패스트푸드점, 카페, 영화관, 은행, 기차역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키오스크 결제가 이뤄진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많다. 어르신들이 대표적이다.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55~65세 성인의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력은 3.9%로, OECD 평균(11.7%)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IT서비스기업 CJ올리브네트웍스가 이런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니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임직원 봉사자 150여 명이 서울, 경기,인천의 노인사회복지관을 찾아 총 15회차 교육을 도왔다.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CJ올리브네트웍스, 시니어 삶의 질 향상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확대 CJ뉴스룸이 지난 6월 8일 서울 용산구 갈월종합복지관에서 진행된 시니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현장을 찾았다. 5회차 교육의 마지막 날이었다. 뜨거운 학구열의 현장 지난 8일 오후, 용산 갈월종합복지관 3층 컴퓨터교실에 60~80대 어르신 8명과 CJ올리브네트웍스 임직원 봉사자 8명이 모였다. 이곳에서 진행한 상반기 ‘시니어 디지털 리터러시’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이었다. 앞선 교육에서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했다. “이전 회차였던 스마트폰 교육을 듣고 너무 좋아 키오스크 교육까지 신청했다”는 분들이 많았다. “평소 키오스크를 만나면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배워보자고 마음먹었다”는 어르신도 있었다. 이날은 복지관에서 교육용 키오스크로 실습을 한 후 인근 카페로 이동하여 실제 매장에서 사용 중인 키오스크를 사용해 보는 날이었다. 현장 실습이라는 말에 어르신들은 어떤 메뉴를 골라야 좋을지, 기기를 어떻게 눌러야 터치가 더 잘 되는지 등을 질문하며 뜨거운 학구열을 보였다. 상반기 교육엔 ‘매일유업’과 스마트에이징 교육 기업 ‘캐어유’가 함께했다. 매일유업에서 고단백 음료를 지원했고, 캐어유가 교육용 태블릿과 키오스크 기기를 지원하여, 어르신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자원한 임직원 봉사자들이 어르신들 옆에 1 대 1로 짝을 맞춰 앉았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기도 잠시, 붙임성 좋은 봉사자들의 넉살에 금세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세대가 편리한 일상을 위해 첫 번째 시간은 무인민원발급기 사용법 교육이었다. 각 지역 주민센터 등 행정기관에 무인민원발급기가 도입된 지 오래다.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편리하지만 대면 처리에 익숙한 어르신들에겐 장벽이다. 이날 모인 어르신들도 비슷한 고충을 털어놨다. 단순 민원 처리를 하지 못해 기계 앞에서 진땀을 흘렸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간단한 민원 처리는 행정복지센터 입구마다 설치된 키오스크를 활용하라”고 권장하면서 소외감이 깊어졌다고 했다. 출처: 구로구청 무인민원발급기는 전국 행정기관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교육에서 주민등록초본·등본을 구분해 발급하는 방법, 화면의 안내에 따라 인적 사항을 입력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법 등을 다뤘다. 어르신들은 강사의 친절한 설명과 1 대 1 봉사자의 도움으로 복잡한 기계를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주민등록번호 입력 단계에선 “개인정보를 교육용 태블릿에 입력해도 되느냐”는 한 어르신의 장난스러운 질문으로 현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교육용 프로그램이라 숫자를 자릿수에 맞게만 입력하면 다음 단계를 체험할 수 있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없었다. 태블릿 교육이 끝나고 실물 크기의 교육용 키오스크 교육이 이뤄졌다. 직접 식당을 방문한 것처럼 메뉴 담기부터 결제 단계까지 실습할 수 있었다. 시중의 키오스크는 모델마다 결제 단자 위치와 모양이 달라 어르신들을 당황시킨다. 교육에선 IC 카드가 아닌 마그네틱 인식이 필요한 경우 등 실전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변수에 대해서도 친절히 다뤘다. 패스트푸드점, 카페는 물론이고 KTX/고속버스 예매, 병원 진료, 은행 ATM, 무인민원발급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황별 키오스크 실습을 할 수 있었다. 카페 메뉴, 어렵지 않아요 카페 메뉴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번외 교육도 진행됐다. 아메리카노는 커피 원액에 물을, 라테는 우유를 넣어 만든다는 것, 프라푸치노는 얼음을 함께 갈아 만든 음료라는 것 등 기본 레시피를 설명해 어르신들이 입맛에 맞는 메뉴를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카페엔 이름이 길고 여러 가지 옵션 선택이 필요한 메뉴들이 많지만,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그림만 보고도 취향에 따라 주문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이어졌다. “겁내지 말고 도전하세요”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이 갈월종합사회복지관 근처의 한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실습을 병행한 교육으로 자신감을 얻은 어르신들은 망설임 없이 키오스크로 다가갔다. 한 사람씩 키오스크 주문을 하는 동안 담당 봉사자들은 간단한 설명과 주문 확인 정도의 도움을 줄 뿐 메뉴 선택부터 결제까지 어르신들의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도록 했다. 조금 느리지만 키오스크의 메뉴를 하나하나 터치하고 화면을 넘기며 어르신들은 조금씩 디지털 소외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끝까지 차분하게 도와주는 CJ올리브네트웍스 임직원 봉사자들에게 어르신들은 연신 “자식보다 낫다!”고 했다. 어르신들 눈에는 아들딸 뻘의 청년들이 정답게 다가와 주는 것이 마냥 어여뻐 보인다고 했다. 한 어르신은 함께해 준 모든 봉사자들에게 “나이 먹은 사람들을 이해해 주고 차근히 가르쳐 준 선생님들에게 참 고맙다”며 연신 인사를 건넸다.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은 직접 키오스크로 주문한 메뉴를 즐기며 편안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시니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아 소감을 전했다. 교육에 참여한 71세 강숙경 어르신은 “아직 디지털 기기 배우기를 무서워하는 또래가 있다면 겁내지 말고 일단 도전하라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작년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1년을 꼬박 기다려 교육을 듣게 되었다는 75세 장순옥 어르신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더욱 많은 시니어층들에게 디지털 시대에 적응할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봉사자들 역시 “부모님 세대의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새롭게 느낀 점이 많다”고 했다. 한 봉사자는 “함께 디저트를 나누며 이야기하던 중 어르신이 ‘피자를 좋아한다’고 하셔 놀랐다”면서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던 편견이 들통나는 것 같았다. 누구보다 배움에 적극적이고 용감한 어르신들의 모습에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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