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vN에서 스포츠 중계를 하는 이유는? CJ ENM 구교은 국장

새벽 시간 채널을 돌리다 프랑스오픈 경기에 시선이 멈췄다. 경기 자체의 박진감도 있었지만, 가장 눈길을 끌은 건 스포츠 채널이 아닌 ‘tvN’이었다는 사실이었다. tvN에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것도 놀라운데, 12일(한국시간)부터 유로 2020도 볼 수 있다고? 드라마, 예능 맛집으로 불리는 tvN에서 스포츠 중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IP유통) 스포츠사업국 구교은 국장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콘텐츠 포트폴리오 확장에 있다고 말한다.

tvN에서 스포츠를 만날 수 있는 재미

CJ ENM IP유통) 스포츠사업국 구교은 국장이 인조잔디색 바닥에 앉아 2021 프랑스오픈 공인구와 유로 2020 공인구를 앞에놓고 팔짱을 낀 채로 정면을 쳐다보고 있다.
국내 스포츠 미디어 시장에서 오랜 경력과 경험을 토대로 CJ ENM에서 스포츠 사업 업무를 맡고 있는 CJ ENM IP유통) 스포츠사업국 구교은 국장

Q. tvN에서 2021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를 보니 너무 새로웠는데, 권순우 선수 경기를 보면서 응원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당시 권순우 선수가 본선 3회전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인터뷰를 했다.)

권순우 선수가 본선에서 너무 잘 싸워줘 우리가 감사할 따름이다.(웃음)

Q. 과거 XTM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했고, 최근엔 더 CJ컵 등 간헐적으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프랑스오픈을 시작으로 tvN에서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인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처럼 데일리로 진행되는 스포츠 중계는 없지만, 국내외 굵직한 스포츠 경기 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 테이프를 2021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로 시작했고, 오는 11일 시작되는 ‘유로 2020’이 준비될 예정이다. 그리고 9월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10월에는 더 CJ 컵 중계 등을 계획하고 있다.

Q. 스포츠를 사랑하는 1인으로서 너무 반가운 소식이다. 이 같은 스포츠 콘텐츠 영역 확장 계기는 무엇이었나?

2006년 CJ ENM 입사 후 2017년까지 스포츠 관련 일을 하다가 퇴사 후 CJ ENM 공식 스포츠 에이전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9년 7월, CJ ENM에서 콘텐츠 영역 확장 니즈가 커서 재입사를 하게 되었다. 국내 1위 방송사업자라는 목표 아래 콘텐츠 포트폴리오 확장이 우선적이었고, 이에 스포츠 콘텐츠는 필수인 상황이었다.

이 같은 계획은 2019년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계권을 확보한 후 구체화 되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계권 확보로 인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2022년 23세 이하 아시안컵, 2023년 아시안컵, 2024년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등 4년 동안 각종 국가대표 축구 경기 중계를 할 수 있고, 국내에선 중계권 재판매도 가능하다.

프랑스오픈, 유로 2020 등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가져오기까지

파란색 배경에 유로 2020 로고와 네이밍이 삽입되어 있고, '6/12(토)~7/12(월) 밤 10시, 새벽 1시, 새벽 4시 | tvN 스트리밍은 TVING' 텍스트가 삽입되어 있다. 아래는 이번 스포츠 중계 해설자로 참여하는 (왼쪽부터) 이동국, 백지훈이 각각 팔장과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12일 시작하는 유로 2020 소개 이미지와 해설을 맡은 이동국, 백지훈 해설위원의 모습

Q. 축구 마니아들 사이에서 1년을 기다린 유로 2020가 단연 화제다. 어느 팀이 우승할 것인지부터, 어디서 중계를 하는지, 누구 해설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타 방송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도 궁금한데.

해외 스포츠 콘텐츠 중계의 경쟁력과 차별성 중요 지표 중 하나는 캐스터와 해설자다. 이번 유로 2020 해설은 이동국과 백지훈이 맡는다. 인지도와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이들을 영입했고, 이들은 tvN의 스포츠 분야 전속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문 축구 해설가 서형욱, 축구 관련 콘텐츠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김진짜가 참여한다. 그리고 캐스터는 배성재 아나운서가 캐스팅 되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로 2020’ 총 51경기 중 20경기는 자사 OTT인 티빙 독점 생중계를 한다는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모든 경기 VOD와 더불어 늦은 밤 시간이라는 점에서 경기를 놓치는 분들을 위해 경기 하이라이트 클립 등도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Q. 이렇게 관심도 높은 경기는 어떤 과정을 통해 수급 하나? 인기 스포츠 해외 중계권일 경우 경쟁률도 치열할 것 같다.  

일단 해외 수급 계약 판권을 가진 해외 협회나 그 권리를 가진 에이전시가 주최한 비딩이나 입찰을 통해 이뤄진다. 일단 비딩, 입찰 참여 의사 통보를 받으면(사실 권리사로부터 참여의사 통보를 받기도 쉽지 않다) 중계 제작 방식은 물론, 국내 판매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내부 회의를 거친다. 보통 판매 권리도 함께 가져오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를 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 협회, 에이전시 관계자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한 사전 정보 수집, 비딩, 입찰 참여자 동향 파악을 통해 참여 여부를 결정 하고 중계권 경쟁에 뛰어든다.

아무래도 국가대표 A매치와 같은 범국민적 관심 종목이나 유로 2020와 같은 빅이벤트, EPL, MLB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 류현진과 같이 해외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국내 선수 참여 경기일수록 경쟁률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빅리그 외에도 한국 선수가 뛰고 있는 많은 종목별 해외 프로리그, 투어 대회를 포함해 국내 프로종목 중 편성 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 국내 프로야구 리그나 여자프로골프 투어 역시 국내 스포츠 미디어사들의 관심이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

CJ ENM IP유통) 스포츠사업국 구교은 국장이 검은색 테이블을 앞에 두고 소파에 앉아 인터뷰에 응하고 잇다.

Q. 중계권 확보 이후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궁금하다.

성공적 확보를 한 다음에 이뤄지는 건 판매다. 국내 OTT, TV 방송사. 뉴스 보도 권리 등에 중계권 세일즈 협상이 시작되고 광고 판매 협업, 편성 스케줄링, 마케팅, OAP(On Air Promotion) 등의 크고 작은 수 많은 관계 부서와의 회의와 후반 작업을 시작한다. 중계 제작 준비는 최소 방송 두 달 전부터 제작 세팅을 시작해 그에 따른 여러가지 제작 회의를 여는데 이때 캐스터, 해설자, 주요 제작, 기술 스탭 등을 섭외한다. 이런 제반 여건이 완료된 후 비로소 중계 방송을 진행한다.

Q. 담당자로서 해외 중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

권리사와의 인적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CJ ENM 스포츠 사업국 내 콘텐츠 수급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아마도 현재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후배들이라 생각된다. 적정가격 책정, 인적 네트워크에 의한 정보 수집만큼 또한 중요한 게 중계권 획득 후 계획이다.

최근엔 중계권을 갖고 왔을 때 디지털 권리 재판매와 편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에 따른 최적의 마케팅, OAP 등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에 대한 계획 자체를 중계권 수급 단계에서부터 같이 고민 하는 편이다. 그만큼 양질의 스포츠 콘텐츠를 어떤 방식을 취해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으로 면밀히 검토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CJ ENM은 다수의 채널과 OTT 플랫폼인 티빙을 갖고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TV를 넘어 OTT 플랫폼으로의 영역 확대!  

왼쪽에는 티빙 모바일 화면으로 티빙에서 꼭 봐야 하는 프로그램 중 tvN SPORT에서 중계흐는 '2021 롱랑가로스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와 'UEFA EURO 2020' 프로그램이 보인다. 오른쪽에는 tvN SPORT 공식 유튜브 채널 메인 화면으로 첫 콘텐츠로는 '별들의 축제 [EURO 2020] 6월 12일 첫 생중계 본격 시작'이란 제목으로 파란색 배경에 유로 2020 로고와 네이밍이 삽입된 썸네일이 보인다.
(왼쪽부터) 티빙에서 서비스 중인 2021 프랑스오픈, 유로 2020 관련 프로그램, ‘tvN SPORTS’ 유튜브 채널

Q. 타사 스포츠채널 제작을 시작으로 약 21년간 국내 스포츠 미디어 시장에서 편성, 제작, 콘텐츠 수급, 판매 등의 업무를 맡아왔는데, 과거와 비교 했을 때 스포츠 미디어 시장의 큰 변화는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무엇보다 플랫폼의 변화다. 과거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의 인기 스포츠들은 모두 TV를 통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OTT 플랫폼 발전으로 시장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 스포츠 전문 OTT 플랫폼인 ‘스포티비 나우(SPOTV NOW), 스포티비 온(SPOTV ON)’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OTT 플랫폼은 유료화라는 장벽이 큰데, 최근 주 구독층인 MZ 세대들이 EPL, MLB, UFC 등을 유료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는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전 레거시 미디어사 중심의 무료 중계 환경에서 점차 유료 모델 시장이 커지고 있는 과도기인 셈이다. 이런 패턴이 계속된다면 TV플랫폼 역시 PPV(편당구매), PPM(월정액구매) 등의 다양한 유무료 미디어 소비 환경이 이뤄질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어떻게 보면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고 소비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자신이 써야하는 비용과 시간의 가치를 콘텐츠를 소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만족과 비교해 선택하는 스포츠팬들이 늘고 있는 것이 아닐까.

Q. 이 흐름에 발맞춰 준비중인 부분을 소개한다면

일단 TV, OTT 플랫폼에 최적화 된 맞춤형 콘텐츠를 수급 및 중계하는 계획에 있다. TV 플랫폼에서는 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월드컵 주요 예선 등 AFC 축구 중계 위주로 할 예정이다. OTT 경우에는 TV보다 더 세부 타깃을 분석해 20대 타깃들에게는 유럽축구리그와 MMA경기, 중장년층은 골프, 테니스 경기 등 각 연령대 타겟별 스포츠 콘텐츠를 서비스하려고 한다. 이밖에도 ‘tvN SPORTS’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중계 경기의 하이라이트, 주요 클립, 풀 버전 영상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CJ ENM IP유통) 스포츠사업국 구교은 국장이 건물 유리창 너머로 녹색빛이 감도는 나무를 배경으로 왼쪽 손을 바지 주머니에 걸친채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스포츠 콘텐츠 영역 확장이란 목표로 더 발전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가?

중계권 수급 및 판매, 기존 중계 제작 방식과의 차별화 포인트 등을 고민하고 도입하는 등의 노력도 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힘들다. 자체 IP개발 및 제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포츠에 최적화 된 인력 내재화 및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을 받고 화제를 모은 레퍼런스들이 쌓아야 할 것 같다. 우선 유로 2020이 성공적으로 잘 마치길 바란다.

우승을 목표로 장기 레이스에 돌입한 감독은 매번 경기마다 어떤 선수를 기용할지, 어떤 작전을 펼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국내 1위 방송사업자라는 목표로 스포츠 콘텐츠 영역 확장을 하고 있는 구교은 국장 또한 감독과 같은 고민을 한다. 매번 자신의 판단이 좋은 성적과 결과로 이어질 수 없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는 마음과 팀원들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매 콘텐츠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이는 CJ ENM 스포츠 콘텐츠들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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