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OST는 드라마의 감정 증폭 장치! CJ ENM OST 프로듀서 김정하, 임예람 님

“몹시도 좋았다~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한 소절만 들어도 ‘도깨비’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OST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노래만으로도 드라마 속 감정이 느껴지는 이런 곡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CJ ENM에는 OST만을 전담하는 팀이 있기에 가능! 드라마 ‘도깨비’, ‘응답하라’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멜랑꼴리아’ 예능 ‘환승연애’ 등의 OST도 다 여기서 탄생한 곡이라는데. 방영 전부터 제작하는 곡들이 어떻게 드라마와 착! 맞아떨어지는지, OST 프로듀서 김정하, 임예람 님에게 그 노하우를 물었다. 

‘멜랑꼴리’한 발라드부터 힙합, 메탈까지 전 장르를 섭렵하는 OST  

CJ ENM OST 프로듀서 김정하, 임예람 님이 회백색 벽돌로 만들어진 벽을 배경으로 흰색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CJ ENM OST 프로듀서 김정하(좌), 임예람(우) 님

Q. ‘멜랑꼴리아’ 지난 10일 첫 방송됐다. 엔딩에 나오는 OST가 좋더라.

임예람 (이하 ‘임) : 사실 녹음할 때부터 드라마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웃음) 엔딩에 쓰인 젬마 님의 ‘All I Need’뿐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곡들도 잘 나왔다. OST 중 선우정아 님이 부른 것도 있는데, 섭외할 때부터 선우정아 님을 염두에 뒀을 정도로 이 곡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 이상으로, 그야말로 ‘찰떡같은’ 곡이 완성됐다.

김정하 (이하 ‘김’) : 녹음할 때 선우정아 님에게 뒤에 스캣(가사 대신 뜻이 없는 말로 흥얼거리는 것)을 부탁했는데, 그 부분이 굉장히 멋졌다. 편집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그대로 음원에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선우정아 님 외에도 ‘유미의 세포들’에 ‘주인공’이라는 곡으로 참여를 했던 ‘나상현씨밴드’도 이번 작업에 함께했다. 이번 OST 대부분이 드라마 분위기처럼 ‘멜랑꼴리’ 하게 잘 나왔다.


Q. ‘멜랑꼴리’한 느낌이 어떻게 표현됐을지 다른 곡들도 꼭 들어봐야겠다. 드라마 OST 하면 발라드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OST는 대부분 발라드로 제작하는 건가.

임 : OST에 대한 이미지가 ‘도깨비’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같은 곡이긴 하다. 인지도 높은 곡들이 대부분 발라드 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호소력 짙은 곡들 중 발라드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OST에 발라드 말고도 다른 장르도 많다.

김 : 특히 tvN 드라마가 색깔이 뚜렷한 작품이 많다 보니 OST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드라마 ‘안투라지’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OST를 힙합으로 채웠고, 메탈 음악을 OST로 만든 적도 있다.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시트콤 같은 분위기를 살려 노라조를 섭외해 곡 작업을 하기도 했다.

Q. 드라마 1회부터 OST가 들어간다. 그럼, 전곡을 드라마 방영 전에 만드는 건가.

김 : 대부분 첫 방송 전에 반 정도 준비하고, 나머지가 반은 방송을 하면서 제작한다고 보면 된다. 대본이 다 나와 있을 때에는 미리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방영되는 동안 곡 작업을 할 때에는 전개에 따라 순발력 있게 준비해야 한다.

임 : 가령 드라마에 커플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지, 헤어지는지에 따라 곡이 달라지지 않겠나. 그래서 각본, 연출, 감독, 제작 PD님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드라마의 분위기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한 후에 이에 맞춰 OST를 제작한다. 드라마에 슬픔,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이 나오기 때문에 감정 테마에 따라 여러 곡을 준비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드라마에 맞는 곡, 곡에 맞는 목소리를 찾는 OST 프로듀서

임예람님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넘기고 있는 모습.
드라마에 어울리는 곡을 만드는 일부터 가수 섭외, 녹음까지 모두 OST 프로듀서의 몫!

Q. 보통 하나의 드라마 하나에 몇 곡 정도 준비하나.

임 : 장르에 따라 다르긴 한데, OST를 많이 쓰지 않는 드라마는 2~3곡 정도 들어간다. 많은 곡은 10곡이 넘어가기도 한다.

김 : 2~3곡 정도의 OST를 준비한다고 해서 정확히 2~3곡만 준비하는 건 아니다. 한 곡당 데모곡은 3~5곡, 많게는 10곡 넘게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제작진이 생각하는 느낌과 OST프로듀서가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발라드여도, 같은 댄스곡이어도 스타일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Q. 같은 곡이라도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그만큼 가수를 섭외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가수는 어떻게 섭외하는지 궁금하다.

김 : 누구나 아는 가수와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은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평소 음원 차트를 살피는 건 물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를 통해 아티스트를 찾기도 한다. 그렇게 섭외한 분들이 혁오, 마마무, 벤, 김나영, 창모다. 잔나비 같은 경우에도 데뷔 초에 함께 OST 작업을 많이 했다. 음악이 트렌디 해서 tvN 드라마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섭외했고,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임 : 드라마의 시청 층을 보고, 해당 연령층이 좋아할 것 같은 가수를 섭외할 때도 있다. 주 시청 층이 들었을 때 바로 알 수 있는 가수면서 곡의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하는 거다. 또, 어떤 곡을 들었을 때 ‘이 가수가 하면 좋겠다’는 걸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가수들의 음색을 기억해 두려고 한다.

Q. 지금까지 수많은 OST를 만들었을 텐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곡이 있나.

임 : ‘나의 아저씨’의 OST 중 정승환 님이 부른 ‘보통의 하루’라는 곡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보통 가수 분들이 녹음을 하기에 앞서 워밍업으로 전곡을 2번 정도 부르고 시작하는데, 처음 불렀을 때부터 이 노래에 딱 맞는 음색이라는 느낌이 왔다. 녹음도 정성스럽게 해주셔서 결과물도 잘 나왔다.

김 : ‘미생’의 OST인 이승열 님의 ‘날아’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워낙 팬이었기 때문에 녹음실에서 그분의 라이브를 직접 들었던 것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또, 기대했던 만큼 노래를 잘 해주셔서 가장 기억에 남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워서 굉장히 보람찬 작업이었다.

음악과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맞는 일!

CJ ENM OST 프로듀서 김정하, 임예람 님이 회백색 벽돌로 만들어진 벽을 배경으로 흰색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김정하, 임예람 님의 목표는 음악 영화, 음악 드라마에 도전하는 것!

Q.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반면 어려운 점은 없나.

김 : 어렵다는 게 안 좋다라는 건 아닌데, 가령 예상했던 장면과 다른 장면, 다른 상황에 곡이 쓰인다든지, 드라마 내용 전개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든지 이런 일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일이다 보니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길 때가 가장 어렵다.

임 : 그래서 연출 감독, 작가의 특성을 인지하고 있으려고 한다. 그분들의 특성을 미리 알면 이 곡이 어떤 식으로 쓰이겠다는 걸 어느 정도 에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이나 어려움 모두 OST가 드라마 내용, 영상과 잘 어우러져서 진가를 발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Q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음악과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전공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김 : 사실 난 건축을 전공했다. 음악이 좋아서 밴드 활동도 하고 앨범도 제작했던 게 지금 이 일을 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전공도 중요하겠지만, OST 프로듀서는 음악, 드라마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으면서 균형감 있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음악, 드라마를 좋아하면서 일로써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임 : 난 사회학과를 전공했다.(웃음) 예전부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들었던 게 지금 일을 하는 데에 좋은 자양분이 됐다.

Q. 마지막으로, OST 프로듀서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

임 : 음악 드라마 쪽으로도 고민을 하고 있다. 영 영상에 쓰이는 음악이 어떻게 하면 잘 나올지 고민하는 게 주요 업무다보니, 음악 영화를 만든다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 부분까지 발을 넓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김 : 임예람 님과 같은 생각이다. 음악 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들 있지 않나. 그 작품들처럼 음악 영화, 음악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OST를 만들면서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등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음악 전문가, 드라마 전문가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김정하, 임예람 님이 말하는 OST는 ‘감정 증폭 장치’다. 장면에 꼭 맞는 노래를 더하면 그 감정이 배가 된다는 것. 노래만 들어도 드라마의 장면과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는 곡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고민은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멜랑꼴리아’에서는 또 어떤 곡으로 감정의 울림을 줄지. 드라마 속 음악에 좀 더 귀 기울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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