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홈쇼핑계의 카멜레온?! 변화를 즐기는 PD, CJ오쇼핑 임규봉 님

10년이년 강산도 변한다는데,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강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핸드폰으로 영화부터 TV프로그램,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이미 옛날 얘기가 된 지 오래. 이제는 홈쇼핑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2020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TV홈쇼핑 기획부터 유튜브를 거쳐 모바일 라이브까지 홈쇼핑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CJ오쇼핑 임규봉 님이다.

인사팀에서 홈쇼핑 PD로, 그다음은 크리에이터까지?

2012년 인사팀으로 입사해 2015년 홈쇼핑 PD가 된 임규봉 님이 CJ오쇼핑 사옥내 TV가 설치된 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2년 인사팀으로 입사해 2015년 홈쇼핑 PD가 된 임규봉 님

Q. 이력이 독특하다. 인사팀에 근무하다 어떻게 홈쇼핑 PD가 됐나.

인사팀에서 약 3년간 근무를 했다. 당시 신입, 경력사원 대상 입문교육과 중국어 교육을 맡았는데, 직원 교육 모집 공고를 회사 게시판에 작성할 때 재밌고 독특한 콘텐츠를 제작해서 게시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 업무가 적성에 맞고 재미를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회사에서도 창의적인 면을 알아봐줬다. 그래서 PD 직무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팀에 문의하니 마침 방송기획팀에 PD 인원 충원 계획이 있어 지원하게 됐다.

PD 관련 경력이 없어 걱정했는데, 운이 좋게도 ‘PD 아카데미’라는 신입 PD 입문 교육이 막 시작될 때라 신입사원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고 1년 정도 라이브 패션 방송 PD 업무를 했고, 이후에는 T커머스제작팀으로 이동했다.

Q. T커머스는 홈쇼핑과 달리 녹화 방송으로 진행된다. 홈쇼핑과는 업무가 달랐을 것 같은데.   

한창 T커머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던 시기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홈쇼핑과는 차별화된, 그동안은 해볼 수 없었던 형식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당시 PD들이 아이디어를 하나씩 냈는데, 나는 ‘그것이 사고싶다’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제품에 대한 토론을 하는 콘셉트였다. 쇼호스트가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라 MC처럼 진행만 하고 PD가 제품에 대해 비판을 하면 MD는 이를 판매하려고 설득하는 식이었다. 처음으로 기획해서 만든 프로그램이고 반응도 좋았다.

임규봉 님 등 홈쇼핑 PD가 직접 출연하는 유튜브 '찢어쓰' 콘텐츠 중 나이키 신발 진품과 짝퉁을 전부 해체해서 비교하는 영상으로, 임규봉 님과 동료 홈쇼핑 PD가 앉아서 신발 제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임규봉 님 등 홈쇼핑 PD가 직접 출연하는 유튜브 ‘찢어쓰’ 콘텐츠 중 나이키 신발 진품과 짝퉁을 전부 해체해서 비교하는 영상 캡쳐

Q.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까지. 흔히 떠올리는 방송국 PD와 비슷해 보인다.

조금 다르다. 기획부터 출연진 섭외, 상품의 특성을 분석, 방송 구성, 자막의 문구는 어떻게 넣을지 등 방송 운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하고 있다. 방송 운영뿐만 아니라 상품에 대한 이해와 연구에 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콘텐츠와 사람을 통해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 이것이 홈쇼핑 PD의 기본 역할이다.

Q. 홈쇼핑 PD가 직접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니, 신선하다. ‘찢어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은 조회 수가 25만 회를 넘기도 했는데.

찢어쓰는 말 그대로 신발을 찢어서 리뷰하는 채널인데, 1주일에 2개씩 1년 반 정도 운영했다. 신발에 에어가 진짜 있는지 터뜨려보기도 하고, 봉제 마감 퀄리티는 어떤지 다 해체해봤다. 70-80만 원대의 신발까지 찢어 보기도 하고 진품과 짝퉁을 직접 해체해서 낱낱이 비교하는 영상도 있다. 지금은 운영을 하고 있지 않지만, 당시 스스로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지금까지도 애착이 가는 채널이다.

너튜브하던 홈쇼핑PD의 새로운 도전

CJ오쇼핑과 중소기업유통센터가 함께 하는 '가치마켓' 행사 포스터로, 하단엔 '매주 월~금 낮 12, 1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가치마켓이 열립니다'라는 텍스트가 삽입되어 있다.
임규봉 님이 주 2회 진행하는 모바일 라이브 ‘가치마켓’

Q. 홈쇼핑, T커머스, 유튜브를 거쳐 지금은 M콘텐츠 제작팀에서 모바일 라이브 업무를 하고 있다.

이 팀으로 옮긴 지는 3주 정도 됐다.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픽더셀’, 3040 타킷의 ‘키즈온’ 등 CJ오쇼핑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모바일 라이브 채널이 있는데, 그중에서 중소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가치마켓’을 담당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흑채를 소개했다.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직접 출연해 방송을 진행할 때도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와 달리 시청자와 바로 채팅하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고, 모바일은 화면이 작다 보니 카메라의 움직임도 이전과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Q. 새로운 플랫폼이긴 하지만 그간 홈쇼핑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도움이 되겠다.

아직 적응하는 중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전의 경험이 도움이 된다. 모바일 라이브도 기본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방송을 구성하고 진행한다. 예를 들면 책상을 팔더라도. 책상, 인테리어, 식탁 등 다양한 용도를 보여주는 식이다.

임규봉 님이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고, 큐 사인을 주는 손짓을 하고 있다.
기획, 구성, 출연까지 직접 하는 홈쇼핑 PD, 임규봉 님

Q.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홈쇼핑보다 자유롭다는 것을 실제로 체감이 하는지 궁금하다.

TV홈쇼핑은 매스미디어인 TV채널을 통해 방영되므로, 동시 시청자 수가 매우 많고 다양한 방송관련 기관의 규제도 받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모바일 방송은 자신이 관심있는 방송을 직접 선택해서 들어오는 형식이며, 해당 프로그램 팬 층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방송 진행 형식도 자유로운 편이다. 그래서 더 즐겁고 신나는 방송 기획과 새로운 시도의 여지가 많다.

Q. 많은 기업이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 이 시장에서 홈쇼핑 기업이 갖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쇼호스트, MD, PD 등 홈쇼핑 전문 인력이 있다는 거다. 라이브 커머스의 원년이라고 할 정도로 2020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데, 기본적으로는 홈쇼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로 즐기는 홈쇼핑인 거다. 이런 특성을 미뤄봤을 때, 홈쇼핑을 국내 최초로 시작한 CJ오쇼핑의 상품 소싱/방송 구성 노하우, 영상 등의 전문성은 라이브 커머스 사업 진행 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모바일이다! 홈쇼핑 시장의 미래는?

임규봉 님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 테이블 위에 있는 노트북과 마우스에 손을 올리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홈쇼핑 PD로서의 가장 어려운 점과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

야심차게 기획했던 것들이 잘 안됐을 때가 가장 힘들다.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것에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어깨가 무거워진다. 방송 한 번에 협력사, MD, 쇼호스트 등 모두가 쏟은 노력이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매출이 잘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재미다. 스스로 일을 하는 게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즐겁게 일을 했을 때 이를 좋게 봐주는 경우가 많았고, 또 일을 즐기며 할 수 있어야 새로운 일에 꾸준히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사팀 직원부터 홈쇼핑PD로의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동력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일을 즐기고, 더 잘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자유롭고 창의적인 면을 통해 적재적소의 인재 등용 원칙이 잘 정립되어 있는 CJ오쇼핑의 장점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리 진급 시기임에도 PD로서의 가능성을 알아봐주고 신입직원을 위한 장기간의 PD 교육 과정에 투입시켜 줄 정도다. 그만큼 신입 때부터 개인별 장점에 맞는 직무를 찾아주고 커리어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줬다. 이처럼 매출 성장이 중요 지표인 홈쇼핑 회사임에도,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 사업 영역 개발을 위한 신규 사업에 관련 인원을 투입하고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현재 라이브 커머스 방송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함께 진행하는 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인데, 좋은 취지의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 또한 개인의 자부심과 업무에 대한 의욕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Q. 요즘 구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

아직은 모바일 쪽에 적응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날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다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이 좀 더 발전한다면, AR이나 VR도 접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사팀으로 입사해 홈쇼핑 PD로 전향, 홈쇼핑의 변화와 함께 한 임규봉 PD.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며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그가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또 어떤 시도로 신선함을 안겨줄지 기대해본다.

채널 CJ의 새로운 소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