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헌혈 100회’ 기록한 CJ대한통운 이형우님

이 세상에 주삿바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짜릿해지는 날카로운 주삿바늘.
아프지 않고서야 굳이 자신의 팔을 주사기 앞에 선뜻 내놓을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여기 한 사우가 있습니다.

이형우님은 CJ대한통운 송파지점에서 일하는 택배사원입니다.
매일 아침 7시에 출근. 오늘 처리해야 할 상자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바쁜 하루를 시작합니다.


택배상자와 운송장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인터넷 쇼핑몰로 반송된 택배들은 따로 모아 오전 중에 해당 회사들에 배송합니다.


오후에는 미배송된 택배, 오류 화물들을 처리해야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내일까지 배송해야 하는 택배도 수거해야 하니 쉴 틈이 없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트럭에는 택배 상자들로 가득합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이곳저곳 뛰어다니기 일쑤.
온몸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어버리지만 걸음을 늦출 순 없습니다.
택배사원들은 오히려 겨울이 더 일하기 편하다고들 해요.
계속 움직이니 때문에 겨울에는 옷을 벗으면 시원하지만
여름에는 순식간에 체력이 떨어져 파김치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죠.


이렇게 뛰다 보니 이형우님의 운동화는 석 달을 넘기지 못합니다.
두어 달 넘어가면 운동화 밑창이 다 달아버리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택배사원들도 마찬가지.
처음 택배를 시작하면 체중 7~8㎏은 쏙~ 빠져버릴 정도라고 합니다.

익숙해서일까.
무더위 속에서 몸은 힘들지만, 이형우님은 언제나 싱글벙글이네요.


비교적 한가한 금요일 오후, 이형우님은 땀으로 축축해진 유니폼을 갈아입습니다.
서둘러 배송을 마치고 들른 곳은 잠실역에 있는 ‘헌혈의 집’입니다.


혈압과 혈액검사를 하고는 대기실에 앉아 음료를 따라 마시고,
헌혈 순서를 기다리는 이형우님의 모습이 익숙해 보이네요.

“이형우님, 오늘 헌혈 가능하십니다. 이번이 100번째 헌혈이네요. 축하합니다.”


대한적십자사에서 마련한 축하 현수막이 걸리고, ‘헌혈의 집’의 간호사 한 분이 기념사진을 찰칵~
‘헌혈의 집’에 있던 모든 사람이 ‘100번’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형우님이 헌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998년 군대 제대 후부터라고 합니다.
2013년 7월 19일 100번째 헌혈을 했으니, 1회 평균 두 달이 좀 못되네요.
헌혈은 붉은 피를 채혈하는 ‘전혈’, 그리고 혈액 속 일정 성분만 채혈하는 혈장, 혈소판 헌혈이 있는데요.
전혈은 2개월마다, 성분혈은 2주마다 채혈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형우님은 지금까지 15년간 몸이 가능할 때마다 헌혈은 한 것입니다.

게다가 한 번 헌혈할 때 보통 400ml를 채혈하게 되니 지금까지 혈액 40리터를 빼낸 셈.
성인 한 사람 몸속에 혈액이 4~6리터라고 하니 온몸의 피를 10번은 바꾼 거나 마찬가지네요.


이형우님이 헌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의외로 사소합니다.
우연히 혈액이 모자라 해외에서 수입까지 한다는 뉴스를 본 후부터라고 합니다.
‘내가 가진 것 중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 헌혈이구나!’


헌혈증은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또는 단체에 전해졌습니다.
지난 7월 4일, CJ대한통운은 6월 한 달간 헌혈캠페인을 통해 모은 헌혈증 600장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증했는데요. 이날 이형우님은 자신의 헌혈증 60장을 기부했습니다. 헌혈뿐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정기기부’도 하고 있다니, 감탄사만 나올 뿐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남보다 많이 가진 건 다 빚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비웃을지 모르지만 저는 건강도, 돈도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뛰어다닐 수 있는 몸이 있고, 땀 흘리며 일할 수 있는 직장도 있잖아요.

그래서 남을 돕는 것뿐입니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서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 중 남을 도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한다는 이형우님.

무더운 여름, 그를 통해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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