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물원 나들이 가려면 영화관으로? ‘정브르의 동물일기’ 정브르, 이지혜PD

영화를 통해 우리는 어디든 탐험할 수 있다. 우주든 깊은 바다 속이든 제약이 없다. 하지만 관객과 스크린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영화가 어디까지나 간접 경험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조금 더 현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4DX 작품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것도 동물원 다큐멘터리라면 금상첨화!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동물원 나들이에 두 명의 가이드가 나섰다. 바로 90만 생물 유튜버 정브르와 CJ 4DPLEX 4DX 스튜디오팀 이지혜 PD다.

영화관 속 동물원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  

왼쪽부터 차례로 이지혜PD와 정브르가 4DX영화관 좌석 한 칸을 띄우고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정브르의 동물일기’ 4DX 효과를 맡은 이지혜 PD(좌)와 정브르 (우)

Q. 정브르 님은 90만 이상의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다. 처음 영화를 만들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나.

정브르(이하 ‘정’) : 처음에는 스팸메일인 줄 알았다. 내가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능력이 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반신반의하며 매니저님 연락처를 전달했는데, 진짜 CGV가 맞았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CGV에, 4DX로 내 영상이 올라간다는 거였다.(웃음)

Q. ‘정브르의 동물일기’를 4DX영화로 만든 이지혜 PD님은 이전에도 ‘해리포터’ 시리즈나 ‘어벤저스’ 시리즈 등을 담당했다고 들었다.

이지혜PD(이하 ‘이’) : 4DX가 처음 생길 때부터 함께했다. 지난 10년 동안 약 250편 이상의 영화를 4DX로 제작하는 데 참여했다. 앞서 소개한 두 시리즈 외에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최근 개봉한 ‘톰과 제리’도 담당했다. 초반에는 액션이 많은 영화를 위주로 4DX 작업을 했다면 이제는 애니메이션, 다큐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도 4DX로 제작하고 있다.

Q. ‘정브르의 동물일기’가 지난 24일에 개봉됐다. 영화를 제작하기까지 얼마나 걸렸나.

정 : 촬영은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11월에 했다. 내가 등장하는 장면은 촬영하는 데 3~5일 정도 걸렸다. 이후 동물만 따로 촬영하기 위해 추가 촬영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 : 4DX는 제작된 영화를 수급 받아 어떤 효과를 넣을지 기획하고 편집한다. 좌석의 움직임, 에어샷, 스톰 등 총 21가지 효과 중 각 장면에 어울릴 만한 것들을 프레임 단위로 적용하는 거다. 이때 관객의 피로도, 영화의 스토리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 영화를 작업하는 데 꼬박 한 달 정도가 걸린다. ‘정브르의 동물일기’같은 경우에는 가편집본을 받았을 때부터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달 반 정도 걸렸다.

좌석에 앉았을 뿐인데 여기가 바로 동물원

90만 생물 유튜버 정브르가 회의실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모습.
90만 이상의 구독자의 사랑을 받는 정브르 님

Q. ‘정브르의 동물일기’를 보면 코끼리부터 사자, 호랑이, 기린 등의 동물이 등장한다. 정브르 님은 평소 파충류, 양서류를 더 많이 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동물원에 있는 사자나 호랑이, 코끼리 등이 더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나.

정 : 동물에 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내 채널에서는 보통 파충류, 양서류를 다루기 때문에 동물원에 있는 큰 동물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제로 처음 보는 동물들이 많아 신기했다. 또, 평소 유튜브 촬영을 할 때에는 콘텐츠의 주제만 정하고 혼자 즉흥적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카메라도 많고 스태프분들과 함께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며 촬영을 진행해서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다. 그래도 다들 잘해 주셔서 금방 적응해 즐겁게 촬영했다.

4DX좌석에 앉아 직접 효과를 테스트 해보기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는 이지혜 PD의 모습. 이지혜PD는 이어폰을 끼고 왼쪽 세로 모니터와 오른쪽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작업하고 있다.
이지혜PD가 4DX작업을 하는 공간. 효과를 구현해볼 수 있는 장비가 마련돼 있다.

Q. 정브르 님이 동물원에서 했던 경험을 영화관에서 현장감 있게 구현하는 건 이지현 PD님의 몫이다. 21가지의 효과로 이를 어떻게 생동감 있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이 : ‘정브르의 동물일기’는 정브르 님과 함께 동물원에 나들이를 가는 콘셉트의 영화다. 그래서 최대한 동물원에 함께 간 것 같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이 나올 때에는 좌석의 움직임으로 차의 덜컹거림을 구현했다. 또 동물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넣은 효과도 있다. ‘날렵하고 빠른 호랑이와 느리지만 묵직한 사자’라는 내레이션이 나올 때에는 동물의 특징을 대조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모션에서도 이 차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Q. ‘정브르의 동물일기’ 최종본을 봤을 때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은 무엇이었나.

정 : 사파리에서 호랑이가 앞발을 들어서 창살을 ‘탁’ 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 실제로 현장에 있을 때에도 저 앞발에 맞으면 죽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는데, 그 부분이 마치 실제인 것처럼 잘 표현됐다.

이 : 동물의 특성을 표현한 부분도 맘에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이 가장 맘에 든다. 영상에 보이는 것보다 조금 더 과장해 효과를 넣었는데, 그게 오히려 실제 차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좋았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정브르의 동물일기’

왼쪽부터 이지혜PD와 정브르가 4DX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지혜PD와 정브르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던 ‘정브르의 동물일기’

Q. 두 분 모두에게 ‘정브르의 동물일기’는 새로운 도전이다.

정 : 유튜브의 경우에는 약 5년 이상 했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가 조회수나 반응이 잘 나올지 어느 정도 예상이 좀 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수달이나 햄스터처럼 귀엽거나 진드기 기생충처럼 자극적인 주제를 다뤘을 때 반응이 좋다. 그런데 영화는 처음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 지 예상이 잘 안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정브르의 모습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 기존에는 기승전결이 분명한 액션 장르를 4DX로 많이 만드는 편이었다. 효과도 이에 따라 고조되다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잦아드는 구조인데, ‘정브르의 동물일기’같은 경우에는 서사가 있다기 보다는 함께 나들이를 하는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그래서 기존과는 다른 각도로 장면을 분석하고 효과를 입혀야 했다.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한만큼 영화관에서도 마치 동물원에 온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정 : 원래 올해 100만 구독자를 달성하면 아마존에 가서 라이브 방송을 할 계획이었다. 아마존에 있는 아나콘다, 악어를 구독자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아마존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희귀 생물을 소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고민중이다. 앞으로도 국내외를 비롯해 아직 소개하지 못한 생물들을 알리는 게 목표다.

이 : 지금까지는 제작된 영화를 4DX로 만드는 작업을 주로 했지만, 앞으로는 영화를 만드는 단계부터 참여해 4DX 영화를 만들고 싶다. 또, 꼭 역동적인 영화 뿐만 아니라 ‘정브르의 동물일기’처럼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

극장에 가서 보는 영화는 우리를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게 해준다. ‘정브르의 동물일기’도 마찬가지다. 일상과는 멀어진 나들이가 여기서는 가능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이 영화를 통해 동물원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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