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이 소, 닭, 돼지도 직접 키워요~ CJ제일제당 ‘연구농장’ 살펴보기

CJ제일제당은 식품회사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제당과 제분사업에서 쌓은 발효 정제기술을 바탕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복합조미료 다시다, 즉석밥인 ‘햇반’, 고급 커리시장을 공략한 ‘인델리’, 신선식품 대표 브랜드 ‘프레시안’, 장류 브랜드 ‘해찬들’에 이어 최근엔 디저트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쁘띠첼’까지 정말 다양한 다양한 식품을 여러분께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CJ제일제당’하면 ‘국내 제일의 종합식품회사’로만 알고 계세요. 하지만 이는 ‘CJ제일제당’의 한 단면일 뿐.  

CJ제일제당은 소재식품과 식품사업 외에도 건강식품과 제약, 세계1위를 넘보고 있는 바이오사업, 그리고  사료 사업까지 다양하게 영위하고 있습니다. 

사료 사업을 이끌고 있는 CJ제일제당 생물자원부문은 현재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중국 4개국에 14개의 해외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생물자원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만 5,992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대비 10.4% 증가, 이 중 64%의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에서의 매출 신장률만 보면 17.8%나 됩니다. R&D 투자를 통해 품질을 개선시키고 제품의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는 한편 영업력 강화를 통해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지난번에는 생물자원부문의 R&D를 담당하는 ‘생물자원연구소’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연구소와  함께 생물자원부문의 실질적인 소비자(?)인 소, 돼지, 닭 등이 있는 안성 연구농장을 소개합니다. 

국내 최초, 온리원적인 핵심기술 개발

안성 연구농장은 소, 돼지, 닭, 애견 등 가축 종류별로 어떤 사료를 먹어야 잘 크고 소화율이 높은지, 가축들이 어떤 사료를 더 잘 먹는지 등 사료원료와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비롯해 기능성과 안전성, 친환경적인 축산제품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축종에 걸쳐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성격을 띈 연구농장은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사료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해요. 안성 연구농장은 축산 사료 연구를 위한 시험 전용 농장으로는 국내 최초로 지난 2011년 10월 준공되었습니다. CJ제일제당은 가축의 면역능력 강화, 분뇨를 통해 발생하는 오염물질 제어, 소 사육 시 발생하는 메탄가스 제어 등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해 온리원적인 핵심기술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씻고 소독하고 덧입고~ 

안성 연구농장은 방역을 위해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되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일주일 중 외부인이 방문하는 요일을 월요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통해 출입할 때도 사진(↑)처럼 다량의 소독액이 뿌려지는데요. 비를 맞은 듯 차량에는 얼룩들이 남아있더라구요. ㅠㅠ 차뿐만이 아니에요. 외부인 역시 출입기록 작성과 더불어 소독실에서 소독을 거쳐야 하는데요. 괴롭기는 하지만 일단 취재를 위해~

화장실(?)이 아니라 샤워실입니다. 소독실이 끝이 아니었던 거죠. 사무실에서 가축들이 있는 농장 안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먼저 샤워를 해야 합니다.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어도 힘든 무더위, 방역복을 입고 신발에는 1회용 덧신을 착용합니다.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땀히 흐르기 시작~ 전염성 질병이 한 번 발생하면 실험 농장은 그 기능을 상실, 1년 넘도록 운영을 못하게 된다고 해요. 이렇듯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 이유죠.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함께 살펴볼까요. 

연구농장 가족들을 만나러 고고씽~

‘연구농장’이라고 하면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지만 14,000평의 이곳은 주변의 울창한 숲과 함께 자연의 싱그러움이 느껴집니다. 방역을 위해 방문자수도 많지 않으니 정말 조용합니다. 

일단 먼저 살펴본 곳은 돈사, 돼지들이 살고 있어요. 방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곳으로 어린 돼지들은 면역성이 약해 질병에 민감하다고 해요. 돈사에는 2달에 한 번씩 돼지가 들어오며, 최대 5개월 가량 키워집니다.   

이 곳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사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일반적인 가축 사육의 전문성보다는 실험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고 있어요. 사육도 연구의 일부분이기 때문이죠.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실제 사육을 통한 경험치라고 합니다. 

연구 농장에서는 일반 농장과 달리 세부적인 실험을 위해 자동화된 시스템이 아닌 수작업으로 일일이 사료를 주고 있는데요. 돈사 내부는 다시 어린 돼지부터 위 사진처럼 좀더 큰 돼지들까지 구분되는데요. 소독과정을 거쳤지만 방문자인 저로서는 문만 살짝 열고 사진촬영을 했답니다. 

이곳은 보시다시피 닭을 키우는 곳입니다. 닭의 경우 식육을 위한 ‘육계(肉鷄)’와 계란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산란계(産卵鷄)’로 나눠지는데요. ‘육계’는 700~800마리를 대상으로 1년에 6회 정도 연구를 진행하는데 방문 당일 사육장은 다음 실험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청소만 되어 있었습니다. ㅠㅠ 
사진의 이곳은 ‘산란계사’입니다. 이곳에서는 400여 마리의 닭을 대상으로 보다 정밀한 실험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제품의 컨셉 설계를 위한 실험동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두운 듯하지만 실험을 위해 산란계에 맞는 조도보다는 조금 밝은 편이라고 합니다. 너무 밝으면 부리로 서로 쫀다고 하네요. 

이곳은 ‘자동화계사’, 조명이나 사료, 환기 등이 컴퓨터로 자동화되어 있는데요. 다른 명칭으로는 ‘무창계사(無窓鷄舍, windowless poultry house)라고도 부릅니다. 축산과 관련된 전문용어지만 쉽게 풀자면 ‘창이 없이 환기구 또는 환기장치를 이용하는 닭 사육시설’이라고 하겠습니다.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일반의 사육장에서는 보통 20~30만, 많게는 100만 마리의 닭이 있지만, 이곳은 실험을 위한 곳으로 산란계 5만2,000마리 정도를 키울 수 있는 규모입니다. 모수가 많아야 실험의 데이터도 더 정확하겠죠. 친환경인증을 받은 시설로 항생제를 쓰지 않고, 마리당 면적도 다른 곳보다 12% 정도 넓다고 해요.  

저기 끝도 없이 보이는 닭들과 계란이 보이나요? 산란율은 94% 정도로 하루 이곳에서 나오는 계란수만도 4만8,000여 개가 된다고 합니다. 여름엔 이곳의 닭들도 식욕이 떨어져 사료 섭취량이 떨어진다고 하니 사람과 별반 다를 게 없네요. ^^  

야외 사육장에 팀을 이룬 요(↑) 녀석들이 저를 보며 반갑게 달려들더라는… 사실 이 때는 잘 몰랐는데, 이 견종이 바로 그 무시무시한 3대 악마견 중 하나라는 비글(beagle)이라고 하네요. 온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말썽꾸러기라는데 이곳에서는 그저 저를 보며 반갑게 인사해 좋았다지요. 

연구농장에서 가장 오래 거주(?)하는 친구들이 바로 ‘소’랍니다. 일반적으로 5~6개월 연령, 150kg의 송아지가 들어오는데요. 30개월 가량 사육되며 700kg대까지 성장합니다. 바닥에는 톱밥을 까는 등 인위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 일반 농장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자랍니다. 각각의 개별 제품에 대한 실험을 하다 보니 사료는 기계식이 아닌 농장의 담당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줘야 합니다. 사진에서도 포장지가 다양한 게 확인되시죠? 

제가 들어서자 일제히 시선집중! 사람이 그렇듯이 농장 식구가 아닌 외부 인원이 오면 일단 경계부터 한다고 해요. 우리(cage)에 4마리가 함께 있는데요. 새로운 동료(?)가 들어오면 일단 서열싸움이 진행됩니다. 서열이 정해진 후에야 이곳에 평화가 찾아오는데 현재 이곳의 대장은 ‘꼴통이’라고 하네요. ^^ ‘꼴통이’는 사진 저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느껴지는 인상과 다부진 체격이 남다르더군요.  

소는 위가 4개라고 하잖아요. 한우와 달리 이 젖소들은 사료에 따른 소화율 분석을 실험하기 위해 사육되고 있습니다. 

연구농장의 실험실입니다. 인천의 연구소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이 이곳에서 진행되는데요. 간간이 실험동물의 해부도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이를테면 닭이 폐사할 경우 그 원인을 정확히 찾기 위해 해부를 진행합니다. 

가축의 장기들도 채취, 보관하며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요. 장기의 상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축의 분료까지도 연구대상이에요. 가축의 분변은 1차 전처리(건조)를 거쳐 바로 실험해야 한다고 해요. 어떻게 하면 악취나 오염물질은 물론, 소 사육 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는데요. 올해 국립축산과학원과 공동으로 소의 사료 이용 원료들의 메탄 발생 예측지수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사료 원료 배합비율은 각 사료 원료의 영양소 함량이나 소화율 등을 기초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메탄발생 지수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죠. 

덕분에 바로 옆 사무실은 분료의 악취로 인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사무실과 연결된 연구실 출입문은 사용하지 않고, 악취가 전달되지 않도록 꼼꼼히 처리하였습니다. ^^

2층 교육실이 있는 이 곳에서 연구농장 곳곳을 살펴볼 수 있는 CCTV 시스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CCTV 용도와 함께 다른 용도가 있는데요. 바로 인천에 있는 생물자원연구소의 연구원들이 현장에 와보지 않고도 컴퓨터로 자신의 연구동물들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죠. 각 사육장 내부를 카메라로 살펴보고 각 동물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연구소의 수의사나 담당 연구원들이 지리적으로 먼 이곳까지 오지 않고도 동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처방을 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신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다양한 연구와 함께 이곳 연구농장에서 3~4번의 실험이 반복됩니다.  CJ제일제당의 사료 제품들은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여건에 맞추고 있다고 해요. 여담이지만 가축의 육질을 살펴보기 위한 시식회에서는 소금, 참기름, 된장, 쌈장 등 없이 고기만 먹어야 하는 연구원들의 고달픈(?)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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