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은 과학이다] 컵라면처럼 조리할 수 있는 만둣국?

세상에 없던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컵만둣국’이다. 식품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새로운 제품으로 1등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새 제품에는 새로운 패키징이 필요한 법. 먹기 좋은 만둣국으로 탄생한 비비고 만두도 ‘컵’이라는 새 옷을 입었다. 그만큼 간편하게 만둣국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많은 기술이 숨어있었다.

CJ제일제당 이병국 님 사진

이병국 | CJ제일제당 패키징 Development팀

식품 포장에도 맛을 지키는 수많은 비밀이 있습니다

만둣국을 컵에 넣기만 하면 컵만둣국? NO!

CJ제일제당에서 출시한 비비고 사골 컵만둣국의 모습. 초록색과 베이지 색이 섞인 패키지에 만둣국 사진이 있고, 사골 컵만둣국이라고 적혀 있다.
CJ제일제당에서 출시한 사골 컵만둣국

식당에 가기엔 거하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먹지 않기에는 애매할 때, 혹은 간단하게 한끼를 대신할 수 있을 때 찾게 되는 곳 중 하나, 바로 편의점이다. 이곳에는 컵라면, 삼각김밥, 김밥, 컵반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즐비하다. 하지만 메뉴가 한정적이다. 영양가도 높고 맛도 좋고, 게다가 간편하기까지 한 새로운 메뉴는 없을까?

‘컵만둣국’은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까지 넘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컵라면의 경우, 동그란 라면이 컵의 형태를 잡아주고 있으면서 가벼워 유통 중 파손이 될 우려가 적다. 하지만 만두는 냉동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종이컵에 넣으면 유통 중 패키지가 젖거나 찌그러지고 터질 우려가 있다. 즉, 만둣국의 패키지는 영하 18도 이하의 유통조건에서 견뎌야 한다.

유통 과정뿐 아니라 조리 과정도 관건이었다. 컵라면은 뜨거운 물을 붙고 3분의 기다리며 내용물을 약간 불려 먹는 타입의 제품이다. 그 과정에서 뜨거운 물의 온도는 조금씩 낮아진다. 하지만 컵만둣국의 경우, 뜨거운 물과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꽝꽝 언 만두 속까지 잘 끓여야 한다.

즉, 컵만둣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냉동 유통 과정과 100도 수준의 고온 조리 조건을 만족하면서 소비자가 컵을 잡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패키지를 개발해야 했다. 하지만 고온, 저온 범위의 온도를 동시에 만족하는 소재가 많지 않을 뿐더러 두 범위를 만족하려면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했다.

겉은 따뜻, 속은 뜨뜻한 컵, 그 안에 숨겨진 기술

비비고 컵만둣국컵의 비밀이라는 제목 아래 이중구조로 된 컵의 단면이 보이고, 각 부분에 적용된 기술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입을 대는 부분에는 마시기 편한 상부라 적혀있고, 컵의 외부에는 내/외부 컵 분리한 듀얼식 컵 구조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컵 내부에는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에어포켓&빗살 구조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컵 내부에는 빗살 무늬가 있고, 그 안에 열이 순환하는 모양의 화살표가 있다.
내부 온도는 유지하고, 외부는 뜨겁지 않게 만든 컵만둣국의 이중 구조 컵

고민을 거듭하던 중 보온병의 원리에서 그 답을 찾았다. 보온병은 이중으로 되어 있어 바깥쪽의 온도가 내용물까지 전이가 되지 않아 더운 여름에는 시원함을 오래 유지시켜주고, 겨울에는 내용물의 따뜻함을 유지시켜준다. 이에 착안해 이중 구조를 이용한 컵을 만들기로 한다.

전자레인지 조리 후 열화상 결과를 나타낸 이미지. 
종이 이중컵과 컵만둣국컵이 있고, 3분 30초 조리 후 열화상 결과 이미지가 있는데, 일반 종이 이중컵의 온도가 더욱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전자레인지 조리 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일반 종이 이중컵에 비해 컵만둣국컵의 외부 온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음식을 먹는 동안 일정온도가 유지되도록 에어포켓 구조를 개발해 밖에서는 최대한 뜨겁지 않고 내용물은 따뜻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제작했다. 또, 잡았을 때 내용물의 온도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외컵과 내컵 사이에 빗살구조를 개발 적용했다. 이처럼 이중구조로 만들 경우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박막사출기술과 고속사출 기술을 도입해 현구조에서 구현가능한 가장 얇은 두께로 설계했다. 또한 포장원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설계 기술과 소재 기술을 총동원했다.

컵의 사이즈도 중요한 요소였다. 소비자가 잡기 편한 사이즈이면서 너무 작지 않은 컵을 만들기 위해 실물 모형을 제작해 남자, 여자, 손이 큰 사람, 작은 사람이 직접 컵을 잡아본 후 최종 사이즈를 결정했다. 또한 소비자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컵 상단 구조를 부드러우면서도 실링이 잘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원형 바닥은 둥근 사각으로 디자인 차별화까지 실현했다.

환경까지 놓치지 않은 착한 패키징

컵만둣국컵 패키징의 모습. 맨 왼쪽에는 외컵, 가운데에는 빗살무늬가 있는 내컵, 맨 오른 쪽에는 이 두 컵이 결착된 이중컵의 모습.
컵만둣국컵에 적용된 이중 구조 컵. (왼쪽부터) 외컵, 내컵, 외컵과 내컵이 결착된 모습

이러한 고민 끝에 탄생한 컵만둣국의 패키징은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착한’ 패키징이다. 내외컵 결합 시 별도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구조적으로 결착이 되도록 했다. 또한 내외컵 모두 동일 재질을 사용하고 마지막 인몰드 라벨까지 컵과 같은 재질을 사용해 재활용성을 높였다.

유통, 조리, 소비자의 만족, 환경까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패키징의 최종안으로 조리테스트까지 한 결과는? 성공적! 시중에 유통되는 이중 종이컵에 비해 안쪽은 따뜻하고 바깥쪽은 덜 뜨거웠다. 종이컵 대비 약 10도 이상 효과가 좋음을 최종 확인했다. 2년 동안 개발한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최근에는 특허까지 등록돼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제품에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디테일,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컵만둣국이 탄생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편리한 취식을 위해 수차례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진 것이다. 알고 보면 많은 이들의 노력이 숨어 있는 컵만둣국. 이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자세는? 그저 편리하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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