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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기억하시나요? 2014년 CGV 아트하우스가 배급했던 이 영화는 삶의 마지막까지 끝나지 않는 노부부의 사랑을 그리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죠.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4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독립·예술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CGV 아트하우스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0년간 <님아…>처럼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운 저예산 독립영화와 예술 영화들을 관객과 이어주는 상징적인 창구로, 영화계의 다양성 확보에 힘써왔습니다. CJ뉴스룸이 CGV 아트하우스에서 영화 편성부터 마케팅, 기획까지 운영 전반을 맡고 있는 CGV 콘텐츠편성팀 이지민, 박정효 님을 만났습니다. CGV 아트하우스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박정효 님(이하 박): CGV 아트하우스는 CJ CGV가 ‘독립·예술영화 상영 기회 확대’를 목표로 운영해 온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입니다. 다양성 영화를 지원해 저변을 넓히고 국내 영화 시장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2004년 ‘인디 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관했고 ‘무비꼴라쥬’를 거쳐 2014년, ‘CGV 아트하우스’가 되었죠. 현재 전국 15개 극장, 18개 스크린이 운영 중입니다. CGV 아트하우스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나요? 이지민 님(이하 이): 기본적으로 독립·예술영화로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를 상영하고 있어요. 규모는 작지만 작품적 성취나 예술성이 뛰어난 영화를 편성하려고 노력합니다.  규모가 작은 수입 배급사나 독립영화 제작사 측에서 먼저 상영 제안을 주시기도 해요. 때문에 저희가 작품을 ‘선정’한다기보다는 영화 업계가 다 같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작품성만큼이나 대중성도 중요할 텐데요.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건 어려운 문제일 것 같아요.  이: 맞습니다. 결국은 관객들이 CGV 아트하우스를 많이 찾아주셔야 저희도 좋은 영화를 계속해서 소개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이 업무를 맡으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요. ‘관객들은 영화가 좋으면 찾아서 본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편성할 때, 대중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영화 자체에 힘이 있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편성하는 편이에요. 최근 상영했던 <키메라>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모두가 좋아하기는 어렵겠지만 영화 자체의 힘이 있다고 생각했죠. 결국 1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 시장에서 독립·예술영화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 독립·예술영화는 독창적인 생각과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낼 수 있는 예술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매력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보통 대중성이 낮을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이런 영화들이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독립·예술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이 메이저 상업 영화로 발돋움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영화를 통해 주목받은 새로운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는 등 영화 업계 전체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하고요.   영화 시장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CGV 아트하우스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이: 단순히 영화를 상영만 하는 게 아니라 업계 전체와 ‘상생’해야 한다는 큰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입사나 배급사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작게나마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구좌들을 배급사에 제공하기도 하고요. 거창하진 않지만 사소한 것들에도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상영 전 나오는 스크린 예고편 구좌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조명을 켜지 않는 등 디테일한 측면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지금까지 CGV 아트하우스에서 상영한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이: 저는 올해 1월 국내 개봉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를 꼽고 싶어요. 모두들 아시다시피 코로나 시기 영화관이 큰 어려움을 겪었잖아요. CGV 아트하우스 역시 극장의 회복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때, 영화 <추락의 해부>가 10만 관객을 넘어서며 CGV 아트하우스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편성뿐 아니라 굿즈 제작 등 마케팅 활동에도 힘쓰고 계신다고요.  박: 굿즈 제작부터 ‘이동진의 언택트톡’ 등 행사와 기획전까지, 작품들이 돋보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객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여러 시도들이 뒷받침되어야 독립·예술영화가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앞서 말씀드린 <추락의 해부>는 올해 새롭게 론칭한 1호 굿즈 작품이기도 해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영화 전단이 많이 없어졌어요. 종이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거죠.  그래서 저희가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수입/배급 과정에서의 비하인드 등을 실은 ‘WEDNESDAY MORNING ROUTINE’이라는 프로그램 북을 론칭했습니다. 첫 시작이 <추락의 해부>였고요. 읽는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WEDNESDAY MORNING ROUTINE’은 나올 때마다 솔드아웃 되더라고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합니다.   박: CGV 아트하우스가 제작하는 ‘아티스트 배지’는 멀티플렉스 최초의 시그니처 굿즈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요즘은 여러 형태로 영화를 간직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굿즈도 그 중 하나이고요.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고요.  좌: CGV 아트하우스에서 제공된 배지 / 우: 프로그램북 ‘WEDNESDAY MORNING ROUTINE’ OTT 플랫폼으로 집에서도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독립·예술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 OTT 공개만을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영화는 극장에서의 상영을 목표로 만들어져요.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 한 마음이 되어 극장에서의 몰입감을 위해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 탄생한 영화들이죠.  이런 경험은 오직 극장에서만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5일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경우 해외 영화제에서 음향상을 휩쓸었어요. 그 이유를 거실 TV로는 알 수 없죠.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도 궁금합니다. 이: 예전엔 ‘아트버스터*’라고 해서 독립·예술영화와 일반 상업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영화들이 많았어요. 최근엔 독립영화관과 일반 상영관의 경계가 뚜렷해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CGV 아트하우스를 통해 소개된 작품들이 일반 상영관으로까지 확대되어 더 많은 관객분들이 독립예술영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술 영화(art flim)와 블록버스터(blockbuster)의 합성어로 예술성을 갖춘 블록버스터를 말한다. 박: 저희 CGV 아트하우스가 독립·예술영화들과 함께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 영화 산업이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20년이면 이제 성인이 된 거잖아요.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영화계 발전의 한 축을 함께 맡고 싶습니다. 그리고 CGV 아트하우스가 영화계에서 없으면 안 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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