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MAMA, 글로벌 케이팝의 어제와 오늘을 표상하다!

미국에 그래미 어워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있다. 한국 대중음악 시상식 중 유일하게 글로벌한 시상식으로서 면모를 갖춘 MAMA의 발자취는 세계화를 이룬 케이팝의 역사와 궤도를 함께 해 왔다. 국경을 뛰어넘어 위상을 떨치고 있는 케이팝의 성장과 가능성을 기록해 온 MAMA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김영대 음악평론가의 모습으로, 안경을 쓰고 수트를 입은 채 왼손을 입으로 가져간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김영대 | 음악평론가, 작가

김영대 음악 평론가는 작가를 겸하고 있으며,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Vulture, MTV, 한겨레 등 국내외 언론에 음악평론을 기고했고, NPR, NBC,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 및 국내 TV와 라디오 방송 활동을 통해 케이팝 현상을 분석해오고 있다. 현재 엠넷 뮤직 어워드, 한국대중음악상 등에서 선정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등이 있다.

한국대중음악의 중심에 자리한 각별한 존재감  

무대 뒤 노을이 지는 듯한 이미지가 있고 2021 MAMA 앰블럼이 떠있다. 무대 가운데에는 흰 드레스를 입은 이효리가 있다.
‘2021 MAMA’에서 행사 최초 여성 호스트로 등장한 가수 이효리

대중음악의 역사가 단지 성공과 유행으로만 점철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일 뿐,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산업의 근간에는 기록과 기념의 작업이 자리해 있다. 그리고 그 작업들을 통해 문화로서 그리고 산업으로서 대중음악은 맥락과 연속성을 확보해 나간다. 이는 현대 대중음악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백 년이 넘게 세계 대중음악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는 미국 대중음악의 힘은 단순히 아티스트의 재능의 합이나 그들을 만드는 기업의 돈과 권력에만 있지 않다. 한편으로는 빌보드 차트와 RIAA(미국 레코드 산업 협회) 인증 시스템이 대중음악의 인기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기록을 축적해 나가고, 대중음악 박물관이나 명예의 전당 등은 그들의 유산을 아카이빙해 어제와 오늘의 연속성을 만든다. 그리고 그래미 어워드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 시상식들은 산업 스스로의 성과를 자축하고 기림으로서 세계를 리드하는 음악 신으로서 권위를 부여한다.

이제 세계를 휩쓰는 위치로 격상된 한국대중음악이지만 그 유명세에 비해 아직 내실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은 바로 위에 언급한 대중음악 문화와 산업의 큰 틀을 지탱하는 서까래로서의 작업이 부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길게 잡아 70여년, 아무리 짧게 잡아도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한국 대중음악의 오늘을 생각하면 적잖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케이팝’으로 명명되어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한국대중음악의 현재를 축하하며 그 역사를 기록해 나가고 있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의 존재는 각별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엠넷이라는 한 방송국의 상업적인 행사로서의 의미를 넘어 글로벌 케이팝의 시작과 함께 해 온 사실상 유일한 시상식으로서 그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 할 수 없을 것이다.

글로벌 케이팝의 역사를 함께 해 온 MAMA

총 20팀의 2021 MAMA Worldwide Fans’ Choice TOP 10 후보 이미지로 첫 번째 이미지 내 왼쪽 상단부터 에스파, 아스트로, 에이티즈, 방탄소년단, 엔하이픈, 엑소, 아이콘, 잇지, 아이유, 리사의 모습과 이름이 각각 명시되어 있다. 두 번재 이미지 내 왼쪽 상단부터 엔씨티127, 엔씨티드림, 레드벨벳, 로제,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 txt, 트레져, 트와이스의 모습과 이름이 각각 명시되어 있다.
Mnet 영상음악대상에서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로 거듭난 이후의 발전상을 담은 프로그램 ‘MAMA THE ORIGINAL K-POP AWARD’

한국 대중음악 산업에서 여러 시상식이 존재하지만 그 의미와 상징성에 있어서 권위 있는 상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 하나는 ‘한국대중음악상(KMA)’로, 평론가, 기자, 학자 등이 주축이 되어 음악의 상업성과 무관하게 예술적 성취를 기리는 상이다. 어떤 의미에서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그래미 어워드를 연상하게도 하지만 음반 산업의 ‘인사이더’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영화계의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와 성격이 유사하다.

전통과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상식은 ‘골든 디스크 어워드(GDA)’를 꼽을 수 있다. 역사가 오래된 것도 있지만 음반 성적이라는 객관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꾸준히 선정해오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산업 종사자들에게 그 정통성을 인정받아왔다.

그리고 MAMA가 있다. 전신인 ‘엠넷 영상 음악 대상’이 처음 열렸던 1999년 이후로 22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이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산업에서는 유일하게 글로벌한 시상식으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위 ‘케이팝 시대’라 말할 수 있는 21세기 음악산업에서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그 인지도나 글로벌 대중들 사이에서의 평판 역시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MAMA의 성과는 일견 분명하다. 바로 지난 글로벌 케이팝 20년사를 한눈에 직관적으로 조망해준다는 것이다. MAMA의 시작은 ‘케이팝’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2000년대 초반과 완전히 일치하는데, 이 시기는 한국 대중음악이 ‘글로벌’ 음악으로서의 지향을 갖고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음악산업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새롭게 거듭나며 새로운 K-POP 음악 시상식의 탄생을 알린 2009 MAMA 메인 이미지로, 왼쪽에는 '2009 Mnet ASIAN MUSIC AWARDS, 2009년 11월 21일 서울 잠실 스타디움'이라고 영문으로 적혀있고, 오른쪽에는 파란색으로 구성된 2009 MAMA 메인 로고가 삽입되어 있다.
‘MAMA’는 2009년 새롭게 거듭나며 새로운 K-POP 음악 시상식의 탄생을 알렸다!

이 같은 변화는 MAMA의 ‘대상’ 수상자들의 면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0년간 케이팝의 글로벌리제이션에서 큰 방향성을 보자면, 200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과 동아시아권에서 제한적인 인기를 누리던 케이팝이 2007-2008년을 기점으로 빅뱅, 원더걸스 등의 등장과 함께 유럽과 북미 등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 것을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이 변화는 같은 시기 MAMA의 대상 라인업에서도 꽤 정확히 반영되어 있다. 조금 더 들어가보면 이 변화에는 케이팝 산업의 정교화라는 내적인 요인과 뉴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한 글로벌 청자들과의 접속면 확대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존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온 케이팝의 연습생 훈련 및 음악 제작 시스템은 2000년대 중반의 2세대 보이·걸 그룹들에 이르러 제법 정교한 수준에 이르게 되는데, 이 퀄리티가 2005년에 출범하는 유튜브의 등장과 맞물려 케이팝 산업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지게 된다.

케이팝의 성공과 가능성을 반영하는 이정표

이 같은 변화를 기반으로 케이팝은 2010-2013년 사이에 그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바이럴’ 문화로 주목받으며 세계시장에서 근본적인 위상의 변화를 성취해낸다. ‘로컬’ 스타였던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현상적 인기를 통해 전세계 대중음악 시장에 케이팝의 존재를 새롭게 정의하며 글로벌 팝 아이콘으로 등극했고, 슈퍼주니어는 ‘Sorry Sorry’와 ‘Mr. Simple’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며 소위 케이팝 ‘후크송’의 열풍이 동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와 남미 지역까지 그 지경을 넓히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런가 하면 이미 일본 시장을 점령했던 소녀시대가 미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해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정교한 시스템의 산물을 팝 음악의 본고장인 미국 대중들의 눈앞에서 시연하며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이 충격을 통해 미국의 주류 미디어들이 케이팝이라는 하나의 ‘문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총 20팀의 2021 MAMA Worldwide Fans’ Choice TOP 10 후보 이미지로 첫 번째 이미지 내 왼쪽 상단부터 에스파, 아스트로, 에이티즈, 방탄소년단, 엔하이픈, 엑소, 아이콘, 잇지, 아이유, 리사의 모습과 이름이 각각 명시되어 있다. 두 번재 이미지 내 왼쪽 상단부터 엔씨티127, 엔씨티드림, 레드벨벳, 로제,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 txt, 트레져, 트와이스의 모습과 이름이 각각 명시되어 있다.
‘2021 MAMA’의 Worldwide Fans Choice TOP 10 부문 후보에 오른 한국의 뮤직 아티스트들

또한 이 시기에는 글로벌 케이팝 역사상 가장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EXO가 등장해 시장을 석권하며, 향후 5년간 ‘올해의 앨범상’을 독식하며 가요계에 밀리언셀러 시대가 다시 도래했음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양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산업의 규모와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케이팝이 비로소 ‘글로벌’한 위상을 갖게 된 시점이라 말할 수 있다.

전세계 주류 음악 시장이 케이팝에 본격적인 관심을 표한 것도 바로 이 즈음으로, MAMA가 본격적으로 해외로 장을 옮긴 것도 정확히 이 시기와 일치한다. 특히 2010년부터 케이팝을 넘어 ‘월드’ 혹은 ‘아시아’ 아티스트에 대한 수상으로 시상식의 범위가 확대되고 2013년부터는 여섯 개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수상 부문이 추가되어 그야말로 ‘아시안 뮤직 어워즈’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이제 팔로워의 위치에서 리더의 위치로 옮겨가기 시작한 케이팝 산업의 위상 변화를 MAMA가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리드한 사례라 말할 수 있다.

2020 MAMA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의 공연으로 'Dynamite' 곡에 맞춰, 레트로 의상을 입은 채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2016년 이후 현재까지 MAMA의 올해의 가수상을 석권해 온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

2016년 이후 케이팝은 또 하나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게 되는데 바로 케이팝을 넘어선 새로운 현상인 방탄소년단의 등장이다. 이들은 2016년 이후 현재까지 MAMA의 올해의 가수상을 독점하며 그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MAMA의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기록적인 장기집권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단순히 한 그룹의 성공이 아니라 케이팝이 성공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다. 방탄소년단의 등장 이전에 케이팝은 한국이라는 로컬의 음악이 가까운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권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그 세를 모아 전세계로 확장되는 단계적인 성공의 루트를 따라갔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아미’라는 강력한 팬덤의 힘을 바탕으로 북미와 남미, 유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심지어 한국 시장이 아닌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과 명성이 기폭제가 되어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발전되는 성공의 방향성은 이제 케이팝의 로컬-글로벌 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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